역사유물의 훼손
역사유물의 훼손
  • 이무성
  • 승인 2008.01.2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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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성의 거꾸로 보는 열린경제-36-

얼마전 여수 삼산면 소재 거문도를 찾아 나섰다. 

거문도는 많은 볼거리와 의미있는 역사적인 유물 그리고 흥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음에도 방문객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현재로서 많지는 않지만 관심을 갖고 관광자원들을 타 지역과 차별화 할 수 있는 시도를 행하면 관광목적의 방문자 수는 급격히 증가될 수 있다. 이에 대한 문제의식들이 어떻게 표출되는냐에 달려 있다.  

여수시 행정 담당자들이 자신의 일로 동일시하고 그 방안을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현장에서 적용시키고자 하는 확고한 의지는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 거문도 도착 후 바로 접할 수 있는 지점이 일제 강점기에 형성된 신사참배터이다. 역사적인 유물은 영예뿐만 아니라 치욕의 현장도 보존하는 것도 필요하다. 

치욕의 유물을 통해 이전의 오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교훈으로서 얻을 수도 있고 단순한 특정 지배계층의 유산물이 아닌 건축사적인 의미로서 그 당시의 역사적인 흔적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가치로서도 그 존재는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신사참배터는 문화재적인 가치로서 현장성은 완전히 훼손되었다. 2007년도에 복원이라는 명분하에 건축사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역사성에 대한 그 어떤 느낌도 가질 수 없었다. 함께 한 일행들 거의 비숫한 감정을 토론 한 것이다. 

역사적인 유물을 복원할 경우엔 최소한 지역의 향토사학자 등 이해관계에서 자유스러운 지역인사들의 의견을 개진해야 함에도 이를 완전히 무시한 셈이다. 새로이 시설물을 증축함에 따른 건설효과만을 예견한 채 도로 등을 개설하듯이 행정적으로 처리를 한 것이다. 

관광지로서의 중요한 볼거리가 완전히 없어진 것이다. 없었졌다기 보다는 오히려 관광객들로 하여금 나쁜 인상만을 남겨주는 최악의 사태를 주민들의 혈세로 집행하였던 것이다. 오래동안 반복된 행정의 나쁜 관행이 없어지지 않고 관광지의 보고인 거문도에서 그대로 재현된 셈이다. 이에 대한 그 어떤 책임추궁도 없이 경제가치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의 문화재가 소멸한 것이다.

이웃한 일본은 우리로서는 사소한 현장으로 느낄 수 있는 장소도 과거의 역사성을 재현시킴으로서 많은 사람들을 방문케 한다. 반면에 주민들을 위해 존재하는 이 지역 공무원들의 문화재 파괴 행태에 대하여 분노감마저 끊어 올랐다. 

독일의 경우도 대학 건물들이 주민들의 생활현장에 위치하여 방문자들을 현장에서 머무르게 한다. 괴테 등 문호들이 사색하기 위하여 앉았던 자리라면서 일부러 역사성을 최대한 부여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도 나치의 침략에 의한 치욕의 현장을 원형 그대로 보존시키케 함으로서 역사적인 의미를 국민들에게 객관적으로 전달한다. 거문도 신사참배터는 해방과 더불어 성난 주민들에의하여 상당히 훼손되어 있는 상태에서 이를 그대로 존치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 주민들의 정서 등 여러 요소들을 고려할 필요는 있었다.

그러나 지역 유물보존에 관심있는 현장 주민들도 전혀 모른 채 그대로 집행된 것은 아주 심각한 행정권의 남용이다.

한 국가나 지역의 경제력은 문화재 등을 보러 오는 관광수입에 의해서도 창출될 수 있어 거문도의 역사성 있는 공간의 해체는 국가뿐만 아니라 여수시에도 큰 손실이다.

/녹색대학교 교수(경영학 박사), 경제평론/소설가, 한국은행/IBM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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