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은인, 이제야 찾아왔다”
“생명의 은인, 이제야 찾아왔다”
  • 남해안신문
  • 승인 2007.11.30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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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동경방송 쿠마나오키씨 여수 방문
17년전 표류 중 여수해경에 구조
▲ 17년전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여수해경 505함 선원들을 만난 일본 동경방송 한국특파원 쿠마나오키씨가 최근 여수해경을 찾았다. 사진 왼쪽에서 네번째가 쿠마나오키씨.
“17년 전 망망대해에서 사고를 당해 표류할 당시 구조 작업에 참여했던 사람들을 꼭 다시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17년 전 중국에서 일본으로 향하던 어선에 탔다가 이 배가 침몰되기 직전 구명 보트에 옮겨 탄 채 무려 10시간 동안을 표류하다 극적으로 구조된 일본인 기자 쿠마나오키(久間直樹, 42)씨의 말이다.

현재 일본 동경방송(TBS) 서울지국에서 한국특파원으로 근무하는 쿠마나오키씨가 그때 자신들을 구조하기 위해 나섰던 한국 해양경찰 505함(500t)을 만나기 위해 오늘(29일) 전남 여수를 찾았다.

쿠마나오키 기자는 동료기자 1명과 함께 지난 1990년 10월 17일 새벽 전남 신안군 소흑산도 서쪽 100여㎞ 해상에서 취재차 일본 트롤어선 제82히노마루號(150t급)를 타고 일본으로 향하던 도중 바다 밑에서 갑자기 올라 온 괴물체와 충돌하는 사고를 당했다.

사고 직후 기자와 선원 등 일행 11명은 어선이 침몰하기 전 구명보트에 옮겨 타고 표류하다 부근을 지나던 한국 선박에 의해 발견됐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당시 목포해양경찰서 소속 505함과 일본 해상보안청 경비함정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다.

일본으로 돌아 간 쿠마나오키 기자는 그곳에서 생활하다 재작년 자신의 생명을 구조해 준 나라 대한민국 서울에 특파원 자격으로 부임했다.

이를 계기로 과거 자신이 겪은 내용을 프로그램으로 만들기 위해 17년 전 구조 작업에 나섰던 경비함정을 수소문 했고 급기야 현재 여수해양경찰서에 이동 배치되어 활동하고 있는 505함을 찾아 온 것이다.

앞서 쿠마나오키 기자는 자신들을 맨 처음 발견한 경남 통영선적 조양호(37t) 선원을 지난주에 어렵게 수소문 해 만나기도 했다.

사고 당시 옮겨 탄 구명보트에서 어선이 침몰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생생히 담았다는 쿠마나오키 씨는 해양경찰 505함도 내년쯤에 생을 다하고 퇴역할 예정이라는 얘기를 듣고 지금이라도 찾아서 다행이다는 반응이다.

내년에 일본으로 돌아간다는 쿠마나오키 씨는 현재의 505함 승조원들을 만나 “구조될 당시의 급박한 상황과 한국에서의 생활을 결코 잊을 수가 없을 것 같다”며 구조에 나섰던 해양경찰에 거듭 감사함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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