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지수와 국가발전
건강지수와 국가발전
  • 이상율 기자
  • 승인 2007.11.18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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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율의 세상보기]

최근 아프리카 탄자니아와 나이지리아를 찾은 일이 있다. 2012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를 앞두고 선진도시 여수라는 도시이미지를 높이고 박람회 유치에 대한 긍정적 반응을 기대하면서 “여수의 사랑을 아프리카에”라는 봉사활동 을 참여했기 때문이다.

국민 소득이 낮은 가난한 나라로 열악한 의료제도 때문에 평균수명은 43~46세 밖에 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70세를 넘긴 건강한 노인도 적잖았지만 평균 수명이 매우 짧은 것은 영아 사망률이 높기 때문이었다.

탄자니아에서 산부인과 진료를 맡은 제일병원 강병섭 원장에 따르면 이 나라 대부분 여성들은 다 출산을 희망하고 있었다고 전한다. 가령 아이 둘만 낳은 여성도 불임으로 취급돼 이혼사유가 되기 때문에 진료 중 질문 대부분이 또 아이를 더 낳을 수 있는가였다고 한다. 국가는 인구 증산정책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었다.

우리가 찾은 2006년 설립한 주립 비지부웨니병원은 근무자가 34명에 이르고 있지만 의사는 4명 간호사가 30명인데 이중 조산원이 14명으로 병원이라 칭하기는 애매하고 조산원으로 분류해도 될 형편이다. 이는 영아 사망률이 높은 현실을 반영하여 국가의 기본 의료 정책이 건강한 출산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들이 인구 감소로 고민하는 것과 퍽 대조를 이룬다.

최근 프랑스 국립통계경제연구소(INSEE)가 2006년 여성 한 명당 출산율이 2.0명으로 2005년 1.94명에서 크게 늘어났다고 발표한바 있다. 미래의 인적 자원 확보에 성공하여 다른 유럽 국가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한다. 인적자본은 미래 국가발전의 핵심 요소다.

우리나라도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은 물론 고령화가 급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자식 없는 것이 상팔자라는 말이 보편화 되는 추세다. 젊은이들 사이에 하나 낳기나 아예 자식을 두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 하나 낳기를 위해 묶어두었던 정관을 풀어야 할 형편이다. 국가 경쟁력도 우수한 사람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렸다. 생산 가능 노동인구가 계속 줄고 늘어나는 노령인구를 부양하는 복지비용이 증가하면 경제가 위축되고 밝은 미래를 기약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04년 미국 하버드대학의 블룸 교수가 세계 각국을 비교 연구한 결과 평균수명이 1년 늘어나면 4%의 생산성 향상이 세계보건기구(WHO)가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 교수에게 의뢰한 연구결과도 ‘건강수준이 높을수록 경제성장의 가능성이 커진다고 밝히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거의 모두 국민 건강을 정부의 주요 과제로 설정하고 이미 대규모 투자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비만과의 전쟁에 갖가지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국민의 건강 지수가 높아야 건강한 국가가 된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세계 인구 65억 명 중 10억 명이 과체중으로 추정되며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을 세계에서 가장 빨리 확산하는 질병으로 분류했다. 우리도 어린이와 청소년의 비만이 심각한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영국은 패스트푸드와 청량음료에 대해 비만세를 도입하고 승강기, 계단, 체력단련 시설 이용하기, 과일과 야채 많이 먹기 등의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싱가포르는 학생 비만을 막고자 1992년부터 모든 학교에서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시행 과체중인 학생은 의무적으로 비만 클럽에 가입해야 하고 지정된 운동량을 채우지 못하면 집에 가지 못할 정도로 엄격히 시행한 결과 시행 14년 만인 지난해 소아 비만율이 14%에서 9.3%로 떨어졌다. 우리도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국민의 건강지수와 국가 발전은 궤를 같이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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