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비, 다다익선?
의정비, 다다익선?
  • 이상율 주필
  • 승인 2007.11.05 20: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상율의 세상보기]
다다익선(多多益善),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머슴도 새경이 많아야 주인을 위해 열심히 일하지 않는가. 의정 비를 많이 주면 시민의 살림살이도 잘 보살피고 구미에 맞는 현안 사업도 잘 챙길 것이 분명한데 왜 이리 야단법석인지 도무지 모르겠다. 당사자인 광역의회와 기초의원의 한결같은 생각일 것이다. 이미 예견된 것이기는 했지만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다.

행정자치부는 10월 31일까지로 내년도 의정 비 인상권고 시한을 정하고 전국 16개 광역의회 및 230개 기초의회에 통보했다. 그 결과 의정 비 인상을 확정한 곳은 광역의회 12곳, 기초의회 162곳 등 모두 174개로 그야말로 무더기 인상이 이루어졌다.

의정 비 평균 인상률은 광역의회가 15.9%(652만 6000원), 기초의회가 19.8%(1,036만 9000원)으로 기초의회의 인상 폭이 상대적으로 높아 기준이 애매하다. 금액으로는 기초의원이 평균 3,842만 원, 광역의원이 5,339만 원이었고 동결한 의회는 서울시와 부산진구, 대구 남구, 광주 동구 그리고 경북 예천군 등 5개에 불과했다.

내년에 연봉이 가장 높아지는 광역의회는 경기도로 올해보다 34%를 올리기로 했고 기초의회는 87%를 인상 5,700만 원이 된 서울 종로구였다. 가장 낮은 곳은 4,291만 원으로 2% 인상을 결정한 광주광역시와 2,378만 원으로 동결한 경북 예천군이었다.

여수시도 여수시 의정비 심의위원회가 내년도 의정 비를 현행보다 49.6% 인상한 4,100만원으로 확정했다. 이에 대해 여수 시민단체 연대회의와 여수진보연대 등 시민단체가 과도한 의정 비 인상 결정에 개탄한다면서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의정 비 인상을 위한 시민여론조사 결과 3,000만원 미만이 59.6% 3,000만원~3,500만원이 16.7%로 이를 평균하면 3,168만원이 나왔는데도 이를 휴짓조각으로 만들었다”라고 의정 비 인상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는 것이다.

특히 심의의원 10명 가운데 1명이 퇴장하고 5명의 찬성으로 49,6% 인상에 동의함으로써 심의의원에 대한 비난도 함께하고 있다. 의정 비 인상은 광역 및 자치단체의 예산 및 재정자립도, 인구, 지역주민의 소득 수준, 지방공무원 보수인상률, 물가상승률, 주민 설문 조사결과 등에 대한 검토를 바탕으로 의정 비 심의위원회 각 위원의 의견을 종합하여 결정하는 것인데도 시민 여론조사에 대한 결과는 크게 반영되지 않음으로써 평정심은 물론 공정성도 잃었다는 지적이다.

지방의원들의 유급제 입법취지는 젊고 참신하고 능력 있는 정치지망생이 진출하여 지방의회에 전념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적정보수 책정 등의 현실화가 필요하다는데 공감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지방의회 활동이 대부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처럼 기준도 제각각이고 마지노선도 없이 마치 경쟁적으로 인상한 의정 비 인상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 절실하다.

우선 행자부는 의정비 인상에 대한 구체적 규정이 필요하다는데 동의해야 한다. 광역 및 자치단체의 예산 및 재정자립도, 인구수, 지역주민의 소득 수준, 지방공무원 보수인상률, 물가상승률, 주민 설문 조사결과 등에 대한 검토를 규모별로 상한치를 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심의위원에 대한 책임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해 명단은 물론 회의록 공개를 의무화해야 한다. 의정 비는 생계비가 아니다. 따라서 이중 직업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져야 하고 사용내용 공개도 검토해볼 대목이다. 결코 자율화에만 맡겨둘 일은 아니다.

의원들은 시민들의 의사를 깊이 새겨 주민의사를 대변하고 전문성을 강화하고 이권개입근절 이나 도덕성 강화를 위한 자율적 규범을 만들어 실천해야 하고 잘못을 저지르는 의원에게는 자율적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자구노력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다. 그러면 다다익선이 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