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중항쟁 마지막 수배자 윤한봉씨 별세
5.18민중항쟁 마지막 수배자 윤한봉씨 별세
  • 남해안신문
  • 승인 2007.06.29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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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민주사회장으로 진행... 국립5.18민주묘지에 안장
▲ 5.18민중항쟁의 마지막 수배자이자 미국 정치 망명자 1호인 윤한봉(59)씨가 27일 오후 서울 영동세브란스병원에서 별세했다. 생전의 윤한봉씨 모습 ⓒ5.18기념재단 제공

5.18민중항쟁의 마지막 수배자이자 미국 정치 망명자 1호인 윤한봉(59)씨가 27일 오후 서울 영동세브란스병원에서 별세했다.

윤씨는 미국 망명 이후 앓아왔던 지병인 폐기종이 악화 돼 지난 24일 서울 영동세브란스병원에서 폐이식 수술을 받았으나 상태가 호전 돼지 않아 27일 오후 1시 30분경 유명을 달리했다.

윤한봉씨는 1947년 12월 22일 전남 강진군 출생으로 66년 광주일고를 졸업, 군 복무를 마친 뒤 71년 전남대 축산학과에 입학해 3학년까지 매년 전 과목 에이(A)학점을 받을 정도로 학구파였으나 박정희 대통령의 유신 헌법 선포를 계기로 학생운동에 투신 반독재.민주화투쟁에 앞장서게 된다.

유신시절 반독재.민주화투쟁에 앞장섰던 그는 74년 4월 3일 박 정권이 민청학련사건의 전남북 총책으로 지목, 구속 돼 1.2심에서 각각 무기징역과 15년 형을 구형 받았으나 이듬해 2월 형 집행정지로 풀려났다.

형 집행정지로 풀려난 그는 박석무, 황석영, 기독교계 인사들, 송기숙, 문병란, 정용화, 황일봉, 이형희씨 등 선․후배들의 힘을 모아 광주지역 운동권의 새로운 결집을 위해 노력하다 긴급조치 위반혐의로 다시 구속 됐다.

80년 5월 17일 신군부가 비상계엄 확대조치와 함께 야당.재야 인사에 대한 사전검거령을 내리면서 광주.전남지역 검거대상 제1호로 현상금 5천만원이 걸렸던 그는, 농민 대표들과 밤늦게까지 집회준비를 하다 문병란 교수의 집에서 잠을 취해 극적으로 체포를 면했다.

그는 다음날인 18일 아침 광주를 탈출 했다 다시 돌아와 21일까지 항쟁 과정과 도청 함락을 지켜본 뒤 서울로 상경해 1년 동안 5곳을 옮겨 다니며 도피생활을 보냈다.

서울에서 1년여 동안 도피생활을 하던 그는 81년 4월 29일 정용화씨 등 후배들이 세운 계획에 따라 마산에서 삼미라인 소속 화물선 ‘레프드’호에 승선, 호주를 거쳐 6월 3일 미국 시애틀 근처 벨링햄에 도착하기까지 의무실에 딸린 0.5평 크기의 화장실에서 추위와 굶주림 그리고 몇 번의 고비를 넘기게 된다.

▲ 수배가 풀리고 13년만에 고국에 돌아온 그는 5.18기념재단 설립을 시작으로 민족미래 연구소, (사)들불열사기념사업회 설립 등 5월 정신 계승과 민주.인권.평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5.18기념재단 제공
몇번의 고비 끝에 무사히 미국에 도착한 그는 밀항을 도와준 사람들을 보호하고 정보원들을 피하기 위해 1년 동안 ‘최영산’이란 가명을 썼으나 82년 오송회 사건으로 자신의 밀항사실이 드러나자 다시 본명으로 활발한 활동을 시작했다.

로스앤젤레스에 정착한 그는 85년 교포 2세들의 민족정신을 일깨우기 위한 민족학교 설립을 시작으로 미국내 11개주 주요도시에 재미 한국청년연합 본․지부 및 독일 등 10개국에 해외지부를 건설해 해외 한국청년연합 결성의 중심적 역할을 했다.

그는 81년 미국도피 직후 신청한 망명 허가가 6년만에 공식적으로 받아들여져 한국인으로는 정치 망명 1호가 된지 13년만인 1993년, 5·18관련자 가운데 마지막으로 수배가 해제되자 다시 고국 땅을 밟았다.

고국에 돌아온 그는 지난 1994년에 5·18기념재단 설립을 시작으로 민족미래 연구소, (사)들불열사기념사업회를 설립해 5월 정신 계승과 민주․인권․평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유족으로는 부인 신경희(48)씨가 있으며 빈소는 조선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30일 민주사회장으로 치러지며 장지는 국립 5·18민주묘지로 결정됐다.

조선대학교병원 장례식장 2층 제1분향소. (062)231-8901

/줌뉴스 zoomnews@zoom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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