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미 넘치는 행진곡, 대취타
인간미 넘치는 행진곡, 대취타
  • 남해안신문
  • 승인 2006.12.1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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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정화의 우리소리 16]

행진곡을 들으면서 슬픔을 느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행진곡은 신나고 경쾌하여 힘이 나게 하는 음악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행진곡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것이 제복 입은 서양의 군악대 모습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된다. 우리나라에도 행진곡이 있었다.

물론 행진곡을 연주하는 악대도 있었는데 그악대를 가리켜 취타대라 하고 취타대가 연주하는 음악을 고취악이라고 했다. 현재까지 전하는 고취악으로는 대취타, 취타. 길군악, 길타령, 별우조 타령 등이 있고 이중 가장 많이 연주되었던 행진곡은 대취타였다.

취타대의 주요 악기는 취타라는 말 그대로 불고 치는 악기들로 이루어졌다. 부는 악기로는 나발(나팔),나각(큰 소라껍질),등이 있고 치는 악기로는 북과 비슷한 용고,서양의 심벌즈 처럼 생긴 자바라, 징 등이 쓰인다. 가락악기로는 흔히 날라리라고 하는 태평소가 사용된다.

오늘날 군악대에 지휘관이 있듯 취타대에도 음악의 끝과 시작을 알리는 집사가 있다. 집사는 대취타를 시작하기전 지휘봉이라 할 수 있는 등채를 양손에 받치고 큰소리로 명령한다 하여 등채라고 이르기도 한다.

집사가 “명금일하 대취타” 라고 명하면 제일 먼저 징이 한번 울리고 용고 치는 악사가 용고의 가장 자리를 딱딱딱 세 번 치고 나서 모든 악기가 일제히 연주를 시작한다. 끝날 때는 집사가 등채를 받쳐 들고 “허라금” 이나 “허라금 허랍신다.” 라고 외친다.

취타대의 악사들은 공작 깃털을 꽂은 초립을 쓰고 누런 빛깔의 옷(철릭)에 남전대라는 허리띠를 매어 한껏 멋을 부린 차림이다. 취타대의 대취타 연주는 임금이 궁 밖으로 나갈 때 총대장이 출입할 때 진문을 열고 닫을 때 육군이나 해군의 의식행사에 연주되었는데 특히 임금님의 행차시에는 그 규모가 더욱 커서 전부와 후부로 나뉘기도 했다.

오늘날 연주되는 대취타는 정조 대왕의 수원 능행도에 나오는 취타수의 악기편성을 최소화 한 것으로 각 악기당 2명씩이다. 즉 태평소2,나발2, 나각2, 북2, 징2이다. 대취타는 일명 “무령지곡” 이라고도 하는데 한 장단이 12/4박자 20장단이고 7장으로 나뉘어 있으며 반복형식을 가지고 있어 행진하며 연주하기에 좋은 형식이다.

대취타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행진곡 중의 하나인 취타는 대취타의 태평소가락을 2도 높여 올려 조옮김하고 가락에 약간의 변화를 주어 관현악곡으로 편곡한 음악이며 악기편성은 거문고,가야금,향피리,대금,해금,장구,북 등으로 되어있다.

또 길군악은 취타의 끝에 이어서 연주되는 경쾌한 음악으로 관악기와 타악기를 주로 사용한다. 그밖에 무용반주 음악으로 많이 쓰이는 길타령은 영산회상이란 곡의 타령을 조금 바꾸어 만든 음악이고 별우조 타령은 일명 ‘금천락’이라고도 하는데 예전에는 거문고 같은 현악기로 연주하였으나 지금은 관악기로만 연주하며 가락이 빠르고 힘차다.

이상 우리나라의 행진곡 즉 고취악들에 대하여 대취타를 중심으로 살펴 보았다. 그러나 요즘 대취타를 연주하는 모습을 듣고 보기란 그리 쉽지 않다.

국방부 군악대에 대취타대가 조직되어 있어 국군의 날 시가 행진 때나 나라에서 맞이하는 특별한 손님이 있을 때 연주하기도하고 요즘은 한 달에 몇차례 청와대 앞에서 연주한다고는 하나 일반적이진 않다.

다행히 우리지역에서는 진남관 행사때나 거북선 축제, 근래 있었던 삼도수군통제영행사등에서 간간히 고취악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인간미 넘치는 대취타를 제대로 감상하고 싶다면 오는 12월 19일 7시 시민회관에서 펼쳐지는 여수시립국악단의 정기공연에 관심 가져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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