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진 소비자에게 굳센 농심이 보내는 ‘손짓’
어진 소비자에게 굳센 농심이 보내는 ‘손짓’
  • 김석훈 기자
  • 승인 2006.10.23 10: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5회 대한민국농업박람회 성공 개최를 위한 홍보대사 좌담회

전남도가 주관하는 제5회 대한민국 농업박람회가 오는 24일부터 29일까지 나주에서 열린다. 이에 앞서 농업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특별좌담회가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열렸다.

이날 좌담회에는 강상헌 본지 논설위원이 진행을 맡았으며 김성훈(대한민국농업박람회 명예대회장ㆍ상지대 총장ㆍ전 농림부 장관)과 최유나(홍보대사ㆍ가수) 류인섭(실무책임자ㆍ전라남도농업기술원장)씨가 참석했다. (사진 왼쪽부터 강상헌, 최유나, 김성훈, 류인섭)

강상헌(진행자) : 서울에서 활동하는 분들을 만나고자 바쁜 류인섭 원장님이 이렇게 서울 나들이를 하셨네요. 올해 새로 홍보대사로 위촉된 가수 최유나 씨의 향토 사랑을 감사합니다.

항상 에너지 넘치는 김성훈 총장님의 경륜은 세상을 착하게 하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지요. 녹화 때문에 좌담회에 참석하지 못한 고참 홍보대사 백일섭 씨가 보내온 인사말씀을 대신 전합니다. 준비는 잘 되고 있나요?

류인섭 원장 : 가뭄 때문에 농촌에 걱정이 많습니다만, 남도의 농업인들은 요즘 똘똘 뭉쳐 보람찬 농업박람회 준비에 여념이 없습니다.

올해는 6일간으로 기간을 하루 늘려 더 많은 손님을 맞으려 합니다. 10월 24일부터 29일까지 올해로 다섯 살이 되는 전라남도 주최 ‘대한민국농업박람회(koreafarmshow.or.kr)’라는 생명 곳간의 대문을 활짝 열고 여러분을 기다리겠습니다.

전남 나주시 산포면의 전라남도농업기술원 일대가 큰 무대입니다.

김성훈 총장 : 농업인의 힘을 한데 모아 아름다운 생명의 잔치를 벌이는 것은 참 의미 깊은 일입니다. FTA다 WTO다 해서 우리 농업의 앞날이 화창하다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하늘 향해 삿대질만 하거나 한숨만 쉬고 있을 수는 없는 것이지요.

물론 논리를 세워 따질 것은 확실히 따져야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스스로를 돕는 노력을 쉬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최유나 홍보대사 : 여러 행사에 참여해봤지만 이번에 홍보대사가 된 기분은 구름을 타고 있는 것처럼 기쁘네요. 농촌에서 나고 자란 제가 어려운 상황의 농촌을 위해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며칠 잠을 설치기도 했습니다. 참 좋은 백일섭 선배님과 함께 한다는 사실도 환상적이고요.

김 총장님이 저를 적극 추천해 주셨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너무 감격스럽습니다. 요즘 시간만 나면 전화기 붙들고 우리 박람회 자랑하느라 바쁩니다.

강상헌 : 이 박람회의 의미가 무엇일까요? 요즘은 너무 흔하다 싶을 만큼 그만그만한 행사들이 많습니다.

김성훈 : 우리 농촌과 농업의 문제를 경제 측면으로만 파악해온 일부의 저속한 시각을 고쳐줄 수 있는 기회가 되겠지요. 농업만 희생하면 다른 산업이 잘 돼, 나라가 결과적으로 잘 살 수 있게 된다는 그런 비뚤어진 생각 말입니다.

농업 농사 농심이 건강한 농촌이라야 자연이 아름답다는 실감을 안겨줄 수 있는 이런 농업박람회가 미래를 짓는 방향타가 될 것입니다. 물론 정부도 잘 해야 하지만, 소비자가 농업을 아는 것이 중요하지요.

최유나 : 알아야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다는 말씀으로 참 고맙게 들었습니다. 저처럼 시골에서 자란 사람들은 어디서 살든지 뼈 속에 배어있는 그 흙 내음을 버릴 수 없지요. 그 귀한 자연의 이치와 기운을 자녀들에게도 전해주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류인섭 : 원래 농업박람회가 열리는 우리 농업기술원은 아름답기로 이름나 각급 학교의 소풍 장소로 많이 활용됩니다. 이제 박람회가 기틀을 갖춰 가면서 학생들의 필수 순례 코스가 되었지요. 서울과 부산에서도 옵니다. 또 자녀들에게 농사 세계를 보여 주려는 부모님들의 참여도 많고요.

강상헌 : 각종 행사에 감초 격으로 끼는 직거래장터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강조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 박람회의 어떤 점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겠습니까?

류인섭 : 농업에 활용되는 거대한 대지를 자연스럽게 축소하고, 농사의 본질을 강조하여 전시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농업과 인간의 관계, 서로 주고받음을 전시장을 돌며 저절로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가령 생명예술관 같은 곳은 한 바퀴를 도는 것만으로도 여러 식물의 기운을 입어 몸이 쾌청해지는 것을 실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그 좋은 농산물을 ‘우정의 가격’에 사실 수도 있습니다.

강상헌 : 평소 못 보던 귀한 것, 큰 것, 기묘한 것 등 이색적인 농산물이나 뽕잎 먹여 누에쳐서 실을 잣는 과정 등 농사의 여러 모습은 교육적이기도 하지만 재미가 있어 사람들로부터 환영을 받더군요. ‘재미있는 박람회’로도 자리를 잡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유나 : 살림하는 분들에게는 ‘안전한 식품’에 관한 정보를 많이 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또 유기농이니, 지속가능한 농업이니 하는 말들을 많이 하는데 이런 노력들이 우리뿐만 아니고 우리의 아이들, 우리 아이들의 아이들에게까지 아름답고도 안전한 자연을 물려준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기회가 되기도 해야겠지요.

‘착한 농심’으로 어렵게 지은 유기농 작물이 비쌀 수밖에 없는 이유도 설명이 돼야지요.

김성훈 : 농업인이 힘껏 만들어 멍석을 깔면 소비자가 반겨 화답하는 모습이 우리 농업의 살 길이지요. 거기서 신뢰가 짙어지고, 시장이 더 개방돼도 우리 농업과 농촌이 튼실하게 성장하는 우리만의 ‘세상 잘 건너기’가 되겠지요. 한 나라의 경제도 하나의 생태계랍니다.

하나가 무너지면 전부의 생존이 위태로와 진다는 것을 알아야지요. 또 미국 등의 시각이나 방법이 아닌 우리만의 방법을 개척해야 합니다.

최유나 : 대부분의 행사는 상인과 소비자의 접촉에 그치는데 우리 박람회는 풋풋한 농심을 품은 농업인들이 직접 소비자와 만나는 자리입니다. 소비자들도 새로운 감흥을 얻겠지만 농업인들도 소비자들의 생각과 취향을 직접 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이 중요하겠지요. 서로 더 많이 알면 더 좋아하는 것이지요.

류인섭 : 농업인과 소비자의 만남도 귀하지만 농업박람회가 국제적인 시각을 보듬게 하기 위해 처음부터 외국의 여러 면모를 염두에 두어오고 있습니다. 수출도 늘고, 외국인 귀빈이나 관객들도 많습니다. 곧 국제적인 농업박람회로 탈바꿈하기 위한 여러 노력에도 관심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농도(農道)이자 아시아의 곡창인 이 지역 남도가 세계 농업의 중요한 축으로 변화해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