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바위이름2
재미있는 바위이름2
  • 남해안신문
  • 승인 2006.09.1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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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길의 두번째 땅이야기]
화정면 개도의 <꾹굴바구>는 파도가 치면 꾹굴꾹굴하는 소리가 나서 이름을 얻었다. 초도 대동리에 있는 <코분바구>는 바닷물이 들고나면서 바위와 바닷물 사이의 공간에서 코고는 소리가 들린다 하여 <코분바구>라 하였다. 거문도의 <코근바구>도 닮은 이름으로 파도가 바위를 만나 거인의 잠꼬대마냥 소리를 내며 바닷사람을 즐겁게 한다.

화양면 봉화산 아래 장등마을에는 <빗조개 바구>라는 바위가 있다. ‘빗조개’란 전복을 말하는 고장말인데 예전에는 이 빗조개로 가마솥의 누룽지를 긁어내는 용도로 많이 사용을 하였다. 빗조개 바구란 이름은 바위 부근에서 솥을 긁어대는 소리가 나서 이름을 얻게 되었는데 이 바위가 소리를 내는 것은 날씨의 변화로 마른 나뭇잎이 공기 중의 습도가 변하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라 알려지고 있다.

바닷가의 바위가 코 모양으로 튀어나온 곳에는 ‘코바’나 ‘코바구’라는 이름이 지어졌다. 거문도의 서도리 서해안과 소라면의 가사리 해변 여수의 곳곳에 전해지는 이름이다. 율촌 청대의 외청마을에 ‘짝캐바구’는 그런 코 모양의 바위가 짝짝이 코 모양이어서 <짝캐바구>라는 이름을 가졌다.

코바구 마냥 바위의 이름은 사물의 모양을 닮아서 유래된 이름이 가장 많이 전해진다. 여자도에 있는 <탕건바위>는 바위의 모양이 탕건처럼 생겨서 지어진 이름이다. 지금은 탕건을 머리에 쓰는 사람이 거의 없지만 많은 사람이 사용하던 시절에 생겼던 이름이 청대리 국사봉 등 여러 마을에 전해 온다.

탕건과 비슷한 무사의 투구같이 생긴 모양에서 유래한 <투구바위>도 많은 이름이다. 율촌 중산마을의 뒷산인 투구봉의 이름은 산 정상에 있는 투구바위 때문에 생긴 이름이다. 바위 주변에 작은 규모의 산성 터도 남아있는데 임진왜란 시 큰 전투가 벌어져서 왜군을 물리친 전설도 전해온다.

화양면 안정리의 투구봉 전설도 재미있다. 옛날 큰 새가 머리 위에 투구봉을 머리에 이고 날아가고 있는데 이를 기이하게 여긴 아낙네가 큰 소리로 ‘새가 산을 이고 간다’며 크게 소리를 쳤다. 이에 놀란 새는 산을 아래로 떨어뜨려 산이 필요 없는 지역에 산이 앉아있어 바닷가인 안정마을에선 바다가 보이지 않는다. 안정마을의 이름은 안쪽에 있는 마을이라는 뜻의 <안징이>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평평한 바위 위에 생겨난 흔적을 바라보는 시각들도 참 다양했다. 돌산의 덕곡과 손죽도의 배닷머리 부근엔 <용발자국>이라는 바위가 있다. 화양 화동리의 고인돌 위의 무늬는 장군이 타던 말 발자국이라고 하며 화양 마상의 바닷가에 있는 <용발따죽>은 물속에서 금방이라도 공룡이 튀어나올 것 같이 생겼다. 공룡발자국 화석이 많은 화정면 사도에 있는 <용꼬리 바위>도 용 그림의 갈귀 모양의 바위로 이름이 잘 지어졌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율촌에 있는 광암마을은 마을이 넓은 바위 위에 세워져 있어서 우리말로 ‘널바구’라고 한 것을 한자로 ‘광암(廣岩)’이라 하였다. 주삼동의 주암마을도 마을 입구 구슬바위 주암(珠岩)이 마을 이름이 되었고 상암동의 이름도 본래 상바구라고 하는 우리말을 한자화 하여 만든 이름으로 <상바구>는 마을 중앙에 있는 신령하게 여기던 바위 이름이다.

개도에 있는 여석마을은 예로부터 숫돌을 만드는 돌이 많이 생산되어 <숫돌기미>라고 하여 마을 이름도 한자로 여석(礪石)이 되었다. 율촌의 연화마을도 본래 이름은 마을에 배 모양의 바위가 있어<배바구>라 하였는데 배는 연못 위에 떠있는 것이 좋다하여 마을 아래 저수지가 생겨나자 풍수를 곁들여 연화라는 마을 이름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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