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그리고 꽃과 빛, 새 희망 큰 여수 출발을 위해
바다 그리고 꽃과 빛, 새 희망 큰 여수 출발을 위해
  • 남해안신문
  • 승인 2006.08.2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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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난중일기] 신병은(논설위원. 시인)
장자의 제물론에는 상대주의적 세계관을 비유적으로 피력한 호접몽胡蝶夢에 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하나의 관점에서 보면 옳은 것도 다른 관점에서 보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일 수 있어 역시 절대적 기준은 없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절대적 기준이 없다는 진리를 받아들일 때 비로소 진리의 눈을 뜰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집과 절대주의적 태도 자체를 버리라고 충고한다.

장자의 무위자연 사상을 현실의 대안으로 수용하기에는 아직 멀리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조직적이고 인위적인 정치가 아닌 자연적 정치질서와 사회구조가 갖추어지기를 노력하는 것은 헝클어진 현실을 풀어낼 수 있는 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장자의 제물론에 나오는 이 이야기가 오늘날 정치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바다 그리고 꽃과 빛, 새희망 큰 여수’라는 시정구호를 내건 민선 4기가 출범한지도 두 달이 지나고 있다. 짧다면 짧은 시일 동안에 오현섭 시장의 공약사업을 중심으로 시정 전반에 걸쳐 새 희망 큰 여수 건설을 위한 출발점 모습이 하나, 둘 그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유사 중복 부서를 통.폐합하고 공약사업을 실천하기 위한 전담부서를 조직신설하고 큰 여수기획단을 두는 등의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공약사업을 추진을 위한 용역을 의뢰하는가 하면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의 정책간담회를 실시 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민선 4기에 거는 30만 시민의 기대가 자못 크다.

민선4기는 2010세계박람회 유치의 실패라는 뼈아픈 기억을 갖고 있는 우리시민의 손상된 자존과 실추된 희망을 되살리느냐 못 살리느냐하는 중차대한 임무를 맡고 있을 뿐만아니라, 2012 여수세계박람회 유치와 2013 하계U대회 유치를 비롯하여, 도심 활성화와 도시경관조성, 워터프런트 개발사업, 플라워시티 조성, 구겐하임 미술관 유치 등의 굵직한 과제가 앞에 가로 놓여 있다.

이러한 과제를 원만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예산확보를 비롯해 당장에 풀어가야할 과제가 산재해 있다.

중요한 것은 예산확보도 확보지만 예산을 낭비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동안 우리 시에서 예산이 낭비된 사례는 많다.

민선 4기도 이미 큰 여수 건설 정책수립을 위한 용역의뢰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도시종합개발계획수립을 위한 용역, 워터프랜 개발용역, 플라워 시티 조성을 위한 용역, 도시경관 조성을 위한 용역이 이루지고 있다.

그동안의 사례처럼 막대한 예산을 들여 이루어진 용역이 사장되는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며, 만에 하나 시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일이 발생하면 담당자를 비롯해 응당히 그 책임을 묻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할 것이다

아울러 조직개편과 그에 따른 인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조직을 개편하고 인사를 하면서 놓쳐서는 안 될 것이 한시적인 개편이나 인사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인사가 만사라고 했듯 중요한 만큼 어려움도 따를 것이다.
그렇지만 놓쳐서는 안 될 것이 전문성을 고려한 장기적 안목의 인적라인(Think Tank)을 구축하는 것이다.

시장실의 주인이 바뀔 때 마다 인사원칙이 바뀌고, 하루 아침에 조직을 개편하고 인사를 단행하는 것은 시민의 입장에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고 일관성 없는 시정에 결국 시민들만 희생을 당할 수밖에 없다.

물론 누가 어느 자리에 가더라도 업무를 수행할 수는 있겠지만 창의적인 전문성을 발휘하지는 못할 것이다.

얼마지 않아 단행될 조직개편과 인사에서도 이미 보건복지부에서 주문한 주민지원체계를 삽입하고 전문성을 십분 고려한 인적라인이 구축 되어야 할 것이다.

오현섭 시장은 이미 “시민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추진하는 시정이야 말로 선진 지방자치의 구현이라고 하면서 건전한 비판과 대안을 수렴하여 시정에 반영”하겠다고 시민사회단체와의 정책 간담회에서 밝힌 바 있다.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하는 시정운영이야 말로 자치시대의 이상적인 모습일 것이다. 그렇다고 대중의 감정에 사로잡혀 국가와 사회의 중대사안을 결정하는 소위 포풀리즘populism에 빠져서는 안 될 것이다.

그와 함께 우리시가 당면한 과제는 무엇보다도 개발과 보존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야하는 것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개발보다는 보존에 더 중점을 두는 것이 여수의 밝은 미래를 기약하는 길이 될것이란 점도 놓쳐서는 안된다.

장자의 무위자연 사상을 바탕으로 어떤 것이 인위적인 것이고 어떻게 하는 것이 자연적 질서 안에 있는 것인지를 되짚어보는 자세로 큰 여수건설을 구현하는 큰 시정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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