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지역청소년이 없는 청소년축제'
경실련, '지역청소년이 없는 청소년축제'
  • 정송호 기자
  • 승인 2006.08.17 1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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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여수국젱청소년축제가 청소년의 축제가 아닌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하나의 이벤트 수준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수경실련은 17일 지난 13일 막을 내린 이번 축제와 관련해 행사의 주체가 청소년이 아닌 이벤트 업체에 집중돼 지역 청소년들은 단순 관람객으로 내몰리는 꼴이 됐다고 논평했다.

경실련은 논평을 통해 청소년축제는 청소년이 주인이 돼 그들의 시각으로 디자인되고 운영되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번 축제에서 지역청소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 전무했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또 이번 축제에 초청된 외국청소년들이 대부분 공연자로만 구성돼 국제청소년 축제가 추구해야할 청소년들의 간의 소통과 우정의 나눔 측면에서도 대단히 부적절했다고 평가했다.

이와함께 경실련은 그늘 하나 없는 삭막한 텐트촌, 부족한 편의시설 등에서 청소년들을 배려치 않은 운영에도 문제를 지적했다.

경실련은 관계자는 "지역에서 이러한 세계적인 축제를 개최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소득이다"면서 "지금부터라도 내실 있는 청소년축제를 위해 이번 축제의 득과 실에 대한 심도 있는 평가가 받드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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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전문]

공연이벤트에 의존하는 축제는 의미 없어,
성과에 관한 세심한 평가작업 시작해야


 지난 11일부터 여수에서 국제청소년축제가 개최되었다. 단위축제 예산액으로만 보면 지역에서 가장 큰 축제다. 특별히 축제의 대상층이 청소년들이고 세계적인 청소년축제로서의 가능성 등 지역에서 이러한 축제를 개최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소득이 아닐 수 없다. 때문에 이 축제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고 이후에 더 나은 축제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지역민이라면 모두 한결같은 마음일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금회 청소년축제를 지켜보면서 과연 행사의 슬로건대로 청소년들이 특별히 우리지역 청소년들이 “행복했었는가?”라는 물음을 자꾸 되 뇌이게 된다는 것이다.

본질적으로 청소년축제는 청소년 그들 스스로가 주인으로서 그들의 시각으로 디자인되고 운영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금회 축제는 청소년의 축제가 아닌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하나의 이벤트였다는 비판을 할 수 밖에 없다. 유명가수를 초청하여 진행한 첫날의 공연을 제외하곤 지역의 청소년, 아니 축제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장치는 거의 없었다는 점은 이를 반증한다. 물론 각종 체험부스나 놀이 활동이 진행되기는 하였지만 대체로 형식적인 수준에 그쳤으며 그나마도 참여인원, 운영시간 면에서 대단히 부적절했다는 평가를 해 볼 수 있겠다.

 또한 행사가 지연되면서 청소년들의 귀가 길의 큰 혼잡을 초래한다거나, 그늘하나 없는 삭막한 텐트촌, 부족한 편의시설 등의 청소년들의 배려치 않은 운영도 문제로 지적될 수 있을 것이며, 국제청소년 축제를 모토로 여러 국가에서 청소년들을 초청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공연자로만 매어둔 것은 국제청소년 축제가 기본적으로 추구해야 할 청소년들 간의 소통과 우정의 나눔 측면에서도 대단히 부적절했다고 평가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부분, 이번 청소년축제에서 우리지역 청소년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었던가를 상기해 보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우리지역 청소년들이 즐기고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어디에도 없었다. 첫날 진행된 대규모 공연의 관람객으로 참여한 것을 그들이 이번 축제에서 누렸던 가장 큰 호사였다고 강변할지도 모르지만 요즘 유행어로 “이건 아니잖아~”다.

문제는 행사의 주체가 청소년들이 아닌 이벤트업체에 집중되었다는 점에 있다. 행사의 대부분을 이벤트 업체에 위탁하고 그들의 시선에서 행사를 만들다 보니 정작 지역의 청소년들은 단순 관람객으로만 내몰리는 꼴이 되고 말았다. 그나마도 형식적인 내용과 지루한 진행으로 참여욕구조차 단절시키지 않았었나 걱정이다.

 결론적으로 축제에서 특별히 청소년축제에서 공연이벤트에 모든 것을 의존하는 이런 방식은 더 이상 의미 있는 축제가 될 수 없다. 실패는 지금까지로 족하다. 지금부터라도 보다 내실 있는 청소년축제를 설계하는 출발을 해야 한다. 우선적으로 이번 축제의 득과 실에 대한 심도 있는 평가가 반드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많은 예산을 소요했으니 만큼 예산 운용은 적절했는지, 축제에 목표에 비추어 행사의 디자인은 적절했는지, 청소년들이 과연 이 축제를 통해 행복해 했었는지 꼼꼼히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정말로 지역에서 세계청소년들이 함께 행복해 질 수 있는 축제를 개발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그 축제는 반드시 청소년들이 주인이 되어야 하며 우리는 청소년들이 직접 축제를 디자인하고 설계할 수 있도록 지역차원에서 배려하고 지원하는 노력만 하면 될 일이다.

2006년 8월 17일

여수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 김행길, 김봉수, 최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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