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의회에 바란다
여수시의회에 바란다
  • 남해안신문
  • 승인 2006.07.14 09: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난중일기] 고한석 <논설위원>
무릇 개인이나 단체 또는 기관이 막중한 일을 맡아 출범의 돛을 올리면 그 장도에 축하와 격려를 보내는 것이 상식일 것이다.

더욱이 새로운 각오와 힘찬 결의를 다짐하며 지켜보아달라는 주문까지 곁들인다면 인색한 사람마저도 한마디씩 덕담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지난 5월 온 시가지는 물론 주택가 골목까지 누비며 소란한 선전으로 자신들을 알리면서 시민들의 진정한 대변자가 되겠다고 열변을 토하던 장본인들이 여수시 의회 의원들이다.

바로 그들이 지난 5일 89회 임시회를 열고 의장단 선출을 하던 날부터 3차 결선투표까지 가는 진통을 보이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이날 밤 술집에서 일부의원들이 의견충돌로 인해 폭행사고까지 발생했다는 의회 출입기자의 전언이다.

당사자들은 이에 대해 극구부인하며 우연한 사고일 뿐이라고 강변하고 있어 진위여부는 차차 밝혀지겠지만 이를 접한 시민들은 기가 막힐 따름이다.

새삼스럽게 의회의 권능과 의원들의 소양에 대해 언급할 생각은 없다. 또 의장선출이 난산 끝에 이루어졌다는 게 흠일 수도 없다는 견해도 가지고 있다. 폭행사고도 당사자들의 주장대로 우연한 사고이길 믿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분명히 되짚고 넘어가야 할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금 여수시의 상황은 그야말로 비상시국이다. 그 어떤 지방자치단체보다 할 일이 산적해 있고 해결해야 할 일들이 부지기수로 널려 있다.

2012세계박람회유치라는 사활을 건 당면 현안은 말 할 것도 없고 인구30만이 붕괴된 것도 예삿일이 아니다.

저 출산이 원인이라고 뒷짐 지고 바라볼 계제가 아니다.
일자리가 없어서, 교육환경이 나빠서, 하다못해 산성도가 높은 비 때문에, 그리고 심지어 편 가르는 인심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어 사람들이 이 고장을 떠나고 있다.

더 이상 인구유출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그런 여건과 환경조성은 누가 앞장서야 하는가. 바로 시민들의 대변자인 의회의원 들의 몫이다.

여수시의 각종 의사결정에 관한 권한은 물론 시 행정 전반을 견제·감시하는 권한이 부여된 기관이 바로 의회 아니던가. 뿐만 인가.

의회 스스로 정책을 표명할 권한이 있고 의회의 조직과 운영에 관한 자율적 권한까지 가지고 있지 않은가.

그 막중한 책임감을 생각하면 그들 스스로 밝혔듯이 전문적지식과 해박한 탁견으로 현안과제를 하나하나 풀려다 보면 촌음도 아껴 써야 할 지경일 것이다. 그런데 출발부터 잡음이라니.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1949년 7월 ‘지방자치법’이 제정된 이래 1952년부터 3차에 걸쳐 시의회가 구성되었지만 5·16 이후 계속 중단상태에 있다가 1991년 3월 26일 기초의회의원 선거로 시의회가 구성되어 오늘에 이른다.

바로 풀뿌리민주주의 (grass-roots democracy)의 부활인 것이다. 글자그대로 민중 개개인에게 골고루 영향을 미치는 대중적인 민주주의를 일컫는 말 아닌가.

그 한 복판에 서서 열심히 주민들의 복리증진을 도모할 사람들이 바로 의원들이다. 하물며 논공행상이나 따지고 감투나 쫓을 겨를이 있을 손가.

결론은 간단하다. 오직 주민만 바라보고 그들이 원하는 최선의, 최상의 정책을 펴는 것이야 말로 참된 일꾼으로 여수시사에 기록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