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꿈을 꾸는 사람의 몫이다”
“꿈은, 꿈을 꾸는 사람의 몫이다”
  • 임현철 시민기자
  • 승인 2006.03.27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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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이 인정한 ‘꿈의 도시’브라질 꾸리지바 연수기 4
“꿈은, 꿈을 꾸는 사람의 몫”
꿈을, 장자(莊子)의 나비의 꿈(胡蝶之夢, 호접지몽)처럼 현실과 꿈을 혼돈하며 살 것인지, 아니면 꿈(理想, 이상)과 현실을 일치시킬 것인지는 각 자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

적어도 깨어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꿈이 자기만의 몫이 아닌 다른 이들과 공유하여 이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힘으로 모아 현실 속에서 실현시키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 도시계획을 총괄 기획관리하는 도시계획연구소 전경. 마치 전원주택을 연상하게 한다.
도시계획 총괄기획부서, 도시계획연구소(IPPUC) 를 가다


2월 15일, 캐나다 토론토ㆍ브라질 상파울로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시차 적응기간을 가졌던 ‘꿈의 도시’ 브라질 꾸리찌바 해외 연수단의 공식 일정이 시작되었다. 아침 7시. 기상, 식사, 세면 후 간단한 미팅. 공식 일정이 시작되어선지 긴장감이 돈다. 브리핑 후 질의 할 내용과 방법들에 대해 의견이 오간다.

‘꿈의 도시’ 꾸리찌바(Curitiba)는 도시가 발전하면서 발생하는 교통ㆍ주택ㆍ환경 등의 문제들을 효과적으로 극복하고, 인간 도시ㆍ환경 도시ㆍ생태 도시로 변모하여 UN과 세계 각국에서 ‘꿈의 도시’, ‘희망의 도시’, ‘존경의 수도’, ‘지구상에서 환경적으로 가장 올바른 도시’, ‘창의적인 도시’로 불리운다.

인구 300만명의 ‘소나무가 많은 도시’라는 뜻의 꾸리찌바를 미국 뉴욕, 캐나다 토론토, 프랑스 파리, 일본 동경 등이 벤치마킹을 통해 도시계획과 교통ㆍ환경정책들을 실행에 옮기는 등 각 나라에서 이곳을 찾고 있다.

이에 따라 꾸리찌바는 환경친화적인 도시계획과 서민 편의 위주의 대중교통정책 자체가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드는 근간으로 삼고 정책의 일관성 유지에 노력하며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꾀하고 있다.

8시 55분. 도시계획연구소(IPPUC) 도착. 잔디와 물이 흐르고, 청량한 새소리, 깨끗한 공기 등 쾌적한 분위기 속에 나무로 된 건물이 자리하고 있다.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그야말로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관공서다. 이곳의 관공서는 대개 목조건물이라고 한다. ‘시민들을 위해 뭔들 못 하겠는가?’ 란 생각이 스친다.

도시계획연구소(IPPUC)는 사람이 살만한 도시를 만드는데 무엇이 필요할까? 라는 질문에서 시작하여 도시발전에 대한 모든 계획을 세우고,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등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총괄기획 부서이다. 우리로 치면 도시계획국.

건물 내부도 목재와 벽돌 등으로 꾸몄으며, 시 전반에 대한 개요와 역사가 전시되어 방문객의 이해를 돕고 있다. 빔 프로젝트와 안락한 의자, 세계지도 속에는 이곳을 방문한 각 나라와 도시들이 표시되어 있다.

방문객을 전담하는 부서의 담당자가 우릴 맞이한다. “꾸리찌바의 정책들이 지역에 돌아가 도움이 되길 바란다”, “인간 존중의 도시 가꾸기를 위한 꾸리찌바 시민의 노력에 찬사를 보낸다”는 내용의 상호 인사말 후 브리핑에 들어간다.

   
▲ 꾸리지바를 상징하는 문양.
꾸리찌바의 도시계획은 1943년에 만들어진 중심 상업업무 지구를 강화하는 내용의 ‘아가쉬 계획’을 자금 부족으로 수행하지 못해 도시가 무분별하게 교외로 성장해 나가자 1965년 아가쉬 계획을 일부 수정, 도시발전을 4개 축 중심으로 이끌고 있다. 지금은 도시성장으로 중심축을 4개에서 6개로 확대하여 시행하고 있다.

이 계획의 내용을 보면 중심도시의 물리적 확장을 제한하는 토지이용계획과 교통계획의 통합 및 상업, 서비스, 주거기능은 중심지로부터 구조적 교통축을 따라 선형으로 확대하고 있다.

또 도로망, 교통, 토지 이용의 통합을 통해 방사형 도시성장 추세를 선형으로 바꾸고, 중심지역의 탈 혼잡과 역사 중심지 보존, 인구 통제와 관리, 도시개발에 대한 경제적 지원, 하부구조 개선 원칙 등을 토대로 세부계획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울러 토지관리, 교통, 도로를 기본으로 계획을 세운 후 경제, 사회복지, 환경을 연결시켜 삼각형 형태로 시 전반을 이끌어 가고 있다. 고층빌딩도 도로를 중심으로 마련된 중심축의 상업지구에서만 짖게 하고 그 뒤로는 건물의 층수를 제한하여 쾌적한 도시 환경을 만들어 가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꾸리찌바는 역사 보존을 위해 중요 건축물에 대해 시가 보존 여부를 결정하고 소유자가 건물을 헐고 새로 짓고자 할 때 규제한다. 여기에는 시가 규제 지역의 건물을 같은 규모의 건축권을 다른 곳에 제공하여 시 재산으로 매입하거나, 건물의 층수를 높여주는 인센티브로 개인 재산의 재량권을 부여하는 방법이 실행된다.

이로 인해 부동산에 대한 이의제기가 많은데 이를 거부하는 사람에게는 매매를 유도하고, 이를 구입한 사람은 관리할 의무가 부과된다. 또 각 건물의 색깔도 규제하여 건물 하나하나가 같은 색과 모양이 없도록 계획하여 도시 전체가 건축 예술품 전시장으로 비추게끔 행정을 이끌고 있다.

우리도 해양관광도시에 맞는 스카이라인 확보를 위해 고도제한, 용적률 조정, 건물 색깔 지정, 간판 정비, 아름다운 건축물 유도 등의 도시계획 정비가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도로는 대중교통에 우선 순위를 두고 도로 기능을 주기능과 보조 기능으로 구분하고, 출퇴근 시간대의 교통 혼잡을 피하기 위해 대부분이 일방통행으로 운영되고, 일방로 지정이 필요한 곳은 노상실험을 거쳐 소통의 원활을 추구하고 있다. 지하도와 육교는 절대 놓지 않고 도로와 인도가 함께 가도록 하는 등 사람 위주의 정책들을 실현하고 있다.

공원과 광장은 시의 경계인 강을 따라 조성되었는데, 경계선에 들어선 빈민촌의 생활 폐수 등으로 인한 강의 오염을 막기 위해 빈민촌의 이동을 고려하고, 자연과 문화보호, 홍수방지, 오락 등 다양한 기능을 최대한 살려 조성하였다. 이 때 녹지대 보호를 위해 건축물을 외곽으로 이전하기도 한다.

   
▲ 도시계획연구소(IPPUC) 외벽.
꾸리찌바시는 복지시설도 저소득층이 밀집되어 있는 남부지역에 집중적으로 시설하여 저소득층이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으며, 시민들의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장지역은 바람이 시외로 부는 곳에 마련하였고, 이도 테스트를 거쳐 저공해 업체만 입주시키고 있다.

꾸리찌바는 자치행정체계가 분야별 책임제로 운영되는 관계로 공무원들의 이동이 거의 없어 직원들이 맡은 업무의 전문가가 된다. 도시계획과 각종 프로젝트는 외부용역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해결이 가능하고, 각종 정책을 현지사정에 맞게 수행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시장이 바뀌어도 도시계획이 쉽사리 바뀌지 않는다.

특히 각종 계획수립 전에 주민의견을 수렴, 이를 정책에 반영하여 주민들에게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정책을 수행한다는 점이다. 정책 프로그램을 설명할 때는 수십만명이 모여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고 동의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잠깐의 휴식 후 질문과 답변이 이어진다. 5살 때 남미로 이민 온 가이드 겸 통역 또한 열심이다. 시 행정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일정에도 없는 시 업무 전반에 대한 브리핑을 요청한다.

11시 45분 식당으로 향하던 중 브라질 화폐인 헤알로 환전을 한다. 6차선의 도로가 일방로로 사용되고 양쪽에 주차가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꾸리찌바는 같은 색의 건물이 거의 없고, 밝은 색상을 칠해 칙칙한 느낌의 상파울로보다 훨씬 활발하고 활기찬 느낌을 준다. 오후에는 대중교통운송공사(URBS)의 브리핑과 현장체험이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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