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창출 ‘올인’
일자리창출 ‘올인’
  • 남해안신문
  • 승인 2006.03.2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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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난중일기] 고한석 <논설위원>
어두운 기억 1997년 말 IMF외환위기. 기업들의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그에 따른 대량실업 사태는 근 10년이 되가는 아직까지도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큰 후유증을 남기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IMF위기로부터 탈출하고자 내수 진작을 한답시고 소비수요 증대를 노린 금융기관들의 무분별한 신용카드 남발은 수백만 명의 대량 신용불량자를 양산하여 우리 경제에 커다란 악재로 잠복돼 있는 현실이다.

또한 장기적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감소와 투자위축은 고용 감소로 이어지고 빠른 속도로 늘어난 고령화추세에 비추어 일자리창출이야말로 정치적인 구호에만 맡길 수 없는 화급한 현안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물론 정부는 말할 것 없고 지방자치단체들도 앞 다투어 나름대로 투자외교를 펴는 한편 보다 많은 일자리 창출에 골몰하고 부심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판국에 가히 충격적인 소식이 날아들었다. 그 소식을 접하다보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일자리창출은 전략적 측면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 아직도 한참 뒤떨어져있고 수(數) 또한 많이 아래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보다 국민소득이 3~4 배나 높은 미국의 조지아 주가 지난 13일 소도시에 한국의 기아자동차 공장을 유치하고선 온통 열광적인 축제분위기로 야단법석이라 한다.

조지아 주 웨스트포인트라는 소도시는 백인과 흑인이 4대 6의 인구비율을 보이는 도시로 중간층 가구소득이 4만 달러에 육박한다고 한다. 그런 사람들이 기아자동차공장유치를 두고 마치 올림픽이나 유치한 것처럼 호들갑을 떨며 기뻐한 것은 바로 4500개의 일자리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주 정부는 물론 지역 언론들이 하나같이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들이 ‘기아’를 유치하기 위해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는 주 정부가 3570만 달러에 매입한 공장 부지를 단돈 200만 달러에 제공했다는 사실만 보아도 짐작이 가고 남는다. 공장유치와 관련해서 ‘기아’가 조지아 주 정부로부터 받은 인센티브는 모두 4억1000만 달러에 달한다고 하니 일자리 한 개당 16만4000달러(한화 1억6400만원)를 주고 미국은 한국의 자동차공장을 유치한 셈이다. ‘

기아’를 나무랄 일도 아니다. 그런 좋은 조건과 여건이라면 어느 기업인들 마다하랴. 그들은 일자리창출 →소득상승→지역경제 활성화→세수증가로 이어져 결국에는 ‘이익이 나는 장사’로 되돌아 올 것을 내다보고 있다는 것이니 말이다.

이곳 사람들에게 있어 일자리창출은 주지사선거에서도 최대 이슈로 등장한다. 임기동안 얼마나 많은 일자리를 만드느냐의 여부에 따라 당락이 판가름 날 정도라니 기를 쓰고 전력투구하는 것은 당연한 노릇일 게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일자리창출은 구호로만 되는 게 아니다. 완벽에 가까운 중·단기전략 아래 치밀하고 적극적인 실천의지가 중요하다. 또한 창의와 유연성을 대입시키고 무엇보다 꾸준히 이끌어가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덧붙여 강조하고 싶은 것은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고 또 성별과 교육수준 그리고 연령대에 맞는 다양한 맞춤형 일자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무시하고 일률적으로 이른바 공공근로사업 형식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한계가 드러난다.

흔히들 여수가 발전할 수 있는 최적의 길의 하나는 해양관광 사업육성이라고 손꼽는다. 일견 옳은 지적이다. 그렇다면 이와 연관하여 중·단기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일자리는 과연 얼마나 나올까.

여기에 올인 할 기획팀을 구성하는 한편 투자유치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조지아 주가 던져주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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