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웃에게 팔과 다리가 된다
어려운 이웃에게 팔과 다리가 된다
  • 정송호 기자
  • 승인 2006.03.21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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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와이즈멘 여수충무클럽, 간암말기 장애인 부부에 새집 선물
   
▲ 국제와이즈멘 여수충무클럽 회원들이 장애인 부부를 위해 새 집을 지어주고 있다.
손이 없는 남편 왕씨(48)와 하반신 불구인 아내 사씨(46)는 힘겹게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다리가 없는 부인에게 남편은 다리가 되어 주었고 손이 없는 남편에게 아내는 손이 되어 주었다.

그렇게 알콩달콩 생활했다. 그러다 덜컥 다리가 되어 주었던 남편이 간암말기 판정을 받았다.

월 30만원의 정부지원금으로 생활하는 이들 부부에게 간암은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였다.

매일 울기만 하던 이들에게 웃을 일이 생긴 것은 설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날이었다.

누군가 연탄을 한 가득 들고 문을 두드렸던 것. 국제와이즈멘 여수충무클럽 회원들이었다. 회원들이 십시일반 조금씩 돈을 모아 연탄을 사거나 쌀을 사서 어렵고 힘들게 사는 이웃에게 나누어 주던 길이었다.

이들 부부에게 연탄을 두고 돌아오던 충무클럽 회원들의 가슴은 무겁기만 했다.

겨울을 따뜻하게 살라고 연탄을 두고 오기는 했지만 손이 없는 남편과 하반신이 없는 부인이 어떻게 연탄을 피울지 하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다음날 누가 모여보자는 이야기도 없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왠지 마음이 무겁웠던 회원들은 하나 둘 이들 부부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남편이 간암말기라는데...” “부인이 하반신이 없던데 연탄이나 땔 수 있을까” “전기도 잘 안들어 오는 것 같던데”

이렇게 걱정만 하던 회원들은 하나 둘 이런 생각을 가지기 시작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술을 합하면 작지만 이들 부부가 편히 쉴 수 있는 집 한 채는 지어줄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회원들은 마음을 모았다. 보일러 기술이 있는 회원은 보일러를 설치하고 전기기술이 있는 회원은 전기공사를 담당하고 씽크대 설치 기술이 있는 회원은 씽크대를 만들어 주고 이렇다 할 기술이 없는 회원들은 몸으로 때우기로. 그렇게 이들 부부의 집이 새로 만들어 지기 시작했다.

작지만 아담한 그리고 장애를 가지고 있는 이들이 편히 이용할 수 있는 그런 ‘사랑의 집’이 탄생했다.

하지만 아직 충무클럽 회원들은 가슴이 아프기만 하다. 하반신 불구의 부인의 발이 되어 주었던 남편이 암과의 싸움에서 이기지 못한다면 하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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