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모아 1급장애우들 여행보낸 털보아저씨”
“5년 모아 1급장애우들 여행보낸 털보아저씨”
  • 정송호 기자
  • 승인 2006.03.13 09: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희망을 찾는 사람들 47] ‘털보네 고물상’의 희망찾기
불의의 사고로 한쪽 팔을 잃은 한 시민이 고물상을 운영하며 모은 돈으로 거동이 불편한 장애우들을 제주도 관광시켜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15년 이상을 장애인을 위해 보이지 않게 일을 하고 있는 ‘털보네 고물상’ 주병인대표(55).

주 대표는 지난 해 9월 4일부터 2박 3일 동안 개인사재를 털어 여수지역 휠체어 1급 장애우 20여명과 이들에게 봉사하는 거동이 가능한 5~6급 장애우 20여명 등 40여명과 함께 제주도를 다녀왔다.

장애우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은것은 5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갑작스런 위암판정 후 사경을 헤맨끝에 작은 정성을 모아 장애우에게 쓰기로 마음먹은 것.

주 대표는 “돈을 떠나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은 관광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고 비행기 타고 싶어도 탈 수가 없는 사람들이다”면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비행기를 보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 나도 함께 울었다”고 제주도 여행 당시의 모습을 회상했다.

장애인을 위해 보이지 않는 선행을 하고 있는 주 대표는 한쪽 팔이 없다.
지난 91년 11월 화물차와 교통사고로 한 쪽 팔을 잃은 것. 1년여 동안 병원생활을 정리하고 퇴원한 주 대표는 사고 전 “감 푸게 살았다”는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했다.

게다가 5년 전 부터 위암판정을 받고 생과사를 넘나들면서도 장애우들을 위한 사랑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하느님이 너 지금까지 감 푸게 살았으니까. 여기서 죽을래 아니면 한쪽 팔주고 내려가 장애인들을 위해 살런라고 물어서 살고 싶다고 대답했다는 주씨. 주씨는 사고 후와 중병을 앓고 난뒤 변화된 자신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부인 김씨(43)는 “당시 사고 후 강원도 산골짜기에 먹을 것을 준비해가지고 가서 몇 일 동안 은둔 생활을 할 정도로 사람 만나는 것을 싫어했어요”라며 10여 년 전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주씨는 주변 장애우들이 찾아와 일을 해달라는 요청을 거절 할 수 없었다.

다시활동을 시작했지만 사람들이 이미 없는 한 쪽 팔을 쳐다 봐, 수염을 기르게 됐다. 일단 시선을 얼굴로 끌면서 없는 한쪽팔을 감춰 보려는 뜻이었지만 이 때문에 털보라는 별명이 생기게 됐다.

그래서 운영하는 고물상이름도 ‘털보고물상‘

주씨는 3려 통합 전, 여수여천장애인협회를 구성하기위해 지역 곳곳을 찾아다니며 장애인들에게 쌀과 라면을 주고 그 들 삶을 보면서 많은 회한의 눈물을 흘렸다.

이후 여유 있는 장애인 7명과 함께 관광버스 회사를 차려 장애인 일자리를 창출 하려 했지만 운영부실로 빚만 떠안았게 됐고, 지금도 당시의 벌금통지서를 받고 있다.

이러한 힘겨운 삶 속에서도 주 씨는 장애우들과 함께 94년 대전엑스포, 95년 광주비엔날레, 97년 제주도, 98년 강원도 그리고 지난해에 제주도 관광 등 장애인을 위한 자리를 꾸준하게 진행해왔다.

앞으로 장애우들을 위해 살아갈 것이라고 강조하는 주씨. 자신은 고물수집업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고 있지만 장애우들이 떳떳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