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희망, 천사를 찾습니다”
“마지막 희망, 천사를 찾습니다”
  • 박태환 기자
  • 승인 2006.02.27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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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찾는 사람들] 김진순씨 뇌종양 수술비 없어 막막
   
▲ ▲간질 3급에 뇌종양을 앓고 있는 김진순(사진 왼쪽)과 김씨를 보살피고 있는 김영순씨.
김진순(여, 39세)씨는 25년전 집 앞에서 달려오는 트럭을 피하지 못해 머리를 심하게 부딪혔다. 당시 주변에 있던 어머니는 그런 김씨를 안고 병원으로 달렸다.

머리가 찢어져 피가 넘쳐 흘렀던 김씨는 동네병원에서 간단한 봉합 수술만을 받고 퇴원했다. 그로부터 몸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했다.

갑자기 온 몸이 떨리고 사지가 마비가 되는 간질이 오기 시작한 것. 간질 발작 이후 김씨는 아무런 일도 할 수 가 없었다. 언제 온 몸이 마비가 되고 길에서 쓰러질지 모르는 일.

어머니와 아버지는 이런 김씨를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 다녔지만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그렇게 가슴속에 김씨를 묻고 어머니는 4년전 뇌졸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설상가상 아버지도 천식이 심해져 해남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병자만 가득한 집안, 형제들도 하나 둘 김 씨를 등지기 시작했다.

형제들의 무관심에 물어물어 김씨가 찾아간 곳이 기도원이었다. 기도원에서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김영순(여, 39세)씨를 만났다. 김씨도 골수암으로 투병을 하고 있던 터 둘은 서로를 의지하며 생활했다. 그나마 기적적으로 암과의 싸움에서 회생한 김영순씨가 김진순씨의 보호자를 자처했다.

기도원을 나와 둘은 화양면 장등에 있는 빈집에 몸을 의탁했다. 그리고 2년 전 다 쓰러져 가는 빈집을 찾아 지금의 원포리로 옮겨 신앙의 힘으로 병마와의 일전을 준비했다.

그러나 차도는 보이지 않고 점점 더 지쳐만 갔다. 마지막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지난해 연말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 진료를 부탁했다.

그곳에서 희망을 발견했다.
간질의 원인이 뇌종양인 것 같다는 말을 들은 것. 남이 들으면 절망을 했을 이 말이 김진순씨에게는 새로운 희망이었다. 이유는 뇌에 난 혹을 때어내면 간질도 80% 이상 완치 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기 때문.

이러한 희망도 잠시 김진순씨와 김영순씨는 다시 절망에 빠졌다. 수술비만 1500만원에 달하는 거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간질환자에 골수암을 앓았던 이 두 여인에게 세상은 아무도 일감을 주지 않았다. 겨우 국가에서 지원하는 장애연금과 기초수급권자에게 지원하는 매달 10여만원이 그들이 가진 전부였다. 1500만원이라는 거금은 꿈에서도 가져보지 못한 금액.

하지만 평생을 가슴에 응어리로 지고 있던 간질에서 해방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는 없는 일. 두 여인은 방법을 찾아 백방으로 뛰기 시작했다. 이러한 모습에 진료를 담당했던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서도 300만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또 화양면 공동모금회에서도 200만원을 지원해 주기로 했다. 이제 남은 것은 1000만원.

김진순씨는 “지난 2일 23일 두 차례에 걸쳐 병원에서 수술 날짜를 잡았지만 입원비를 마련하지 못해 올라가지 못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제 마지막 시안인 3월 2일에도 올라가지 못하면 병원에서도 더 이상은 안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김진순씨.

평생을 간질의 고통에서 살았던 김씨는 이제 자신을 도와줄 마지막 천사를 찾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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