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가득 태극기 휘날리며
섬 가득 태극기 휘날리며
  • 박태환 기자
  • 승인 2006.02.18 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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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도동 온동 태극기 마을 ... 집집마다 태극기
광양항 산단 오가는 외국인에게 태극기 홍보
   
▲ 집집마다 태극기가 휘날리는 온동마을

밤낮없이 집집마다 온종일 태극기가 휘날리는 섬마을이 있다.
여수시 묘도동 온동(溫洞) 마을. 바람에 펄럭이는 태극기로 생동감이 넘친다.

광양 컨테이너부두와 광양제철 공장을 드나드는 대형화물선의 외국인 선원들도 이 마을 앞에서는 옷깃을 여미고 숙연해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묘도(猫島)는 여수에서 북쪽에 있는 면적이라야 9.59㎢에 495세대 1천5백여명이 살고 있는 조그마한 섬이다. 북서쪽으로 광양항의 컨테이너부두가 북동쪽으로는 광양제철이 있고 남쪽으로는 GS칼텍스정유와 삼일항의 중간에 자리 잡고 있다. 묘도는 고양이 섬이어서 서(徐)씨가 살지 않는다는 속설이 전해지고 있기도 한다.

묘도는 선조 31년(1598) 정유재란 마지막 전투인 노량대첩의 격전지이기도 하다. 조명 연합군이 순천의 왜성(倭城)에 있던 일본군 의 퇴로를 막기 위해 격전을 치룬 곳이다.

당시 이순신장군이 “네 죽음을 알리지 말라” 면서 최후를 마친 관음포 앞바다가 지척에 있고 명나라 수군제독 진린(陳隣)이 머물렀다고 해서 지명을 얻은 도독(都督)마을도 있다.

온동 마을은 도독마을에서 겨우 1㎞ 남짓이고 충무공의 유허지인 관음포가 지척에 있어 이 마을의 태극기는 역사적인 의미도 더 한다.

2001년 마을 회의 거쳐 ... 부부공동 문패도

86호 2백70여명이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는 온동 마을이 태극기 마을이 된 것은 당시 이장 정종권씨(60) 때문이다.

2001년 7월 마을이장 정씨는 마을 회의를 열어 마을 전체가 태극기 달기를 결의 했다.

평소 국경일이 되어도 태극기를 제대로 걸지 않은 집들이 많은 모습이 안타까웠고 특히 이곳은 외국의 화물선 들이 자주 출입하는 곳으로 마을 단합과 애국심을 고취하고 나라의 상징인 태극기를 외국인에게도 널리 알릴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이를 추진한 것이다.

마을 기금을 들여 마을회관과 복지회관을 비롯하여 86호의 가정집에 약 6m 높이의 철제 국기 게양대를 만들었고 태극기를 일괄 구입 무상으로 나누어 주었다.

한편 여수시는 2002년 이 마을을 태극기 시범마을로 선정하고 국기가 훼손되면 즉시 무료로 태극기를 제공하고 있다.

이 마을이 태극기 마을로 지정되면서 분위기는 일신했다.
마을 주민들의 자긍심도 높아졌고 협동심과 자율성이 높은 마을로 변모했다는 것이다. 이 마을 슈퍼 주인 김선숙(42)씨는 “아침이면 신선하고 역동적이어서 항상 새로움을 느끼고 질서도 잘 지키게 된다”고 말했다

이 마을에 또 한 가지 이색적인 결과물이 있다. 남녀 공동 문패다. 태극기 달기를 하면서 아울러 집집마다 부부의 이름이 새겨진 옥돌 문패를 만들어 공급했다. 아버지가 없는 집의 문패는 아들과 어머니의 이름이 함께 새겨져있어 남녀평등을 상징한다.

온동 마을의 태극기는 오늘도 창공에서 힘차게 휘날리고 있다.

   
▲ 석양에도 선명한 온동마을 복지회관 태극기

 

   
▲ 온동마을 주민들의 바지락 캐기 협동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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