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 VS “기자에 화풀이 경솔하다”
“명예훼손” VS “기자에 화풀이 경솔하다”
  • 정송호 기자
  • 승인 2005.12.06 2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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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시장 가족 29일 CBS 취재기자 명예훼손으로 '고소'
각계 성명서 통해 “명예훼손 고소를 취하하라” 요구
   
▲ 지난달 22일 시장 집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검찰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는 조충훈 순천시장. [사진제공 CBS전남방송]
조충훈 시장 가족들이 뇌물 수수 혐의를 보도한 CBS취재기자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해 각계의 비난 성명이 쏟아지고 있다.

조시장 가족들은 지난달 29일 CBS전남방송 고모기자에 대해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과 피의사실 공표’로 순천경찰서에 고소했다. 또한 가족들은 ‘고 기자의 재산에 대한 민사상 가압류 청구한 뒤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순천지역 시민단체와 공무원노조 광주전남지역본부, 민주노동당 순천시당은 지난 1일 부터 ‘조충훈 시장의 가족들은 CBS취재기자에 대한 명예훼손 고소를 취하하라’는 성명서를 내고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1일 민주노동당 전남도당 순천시위원회는 “조 시장 가족들이 명예훼손 운운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다”며 “휴지조각처럼 구겨진 순천시민들의 명예와 자존심은 고려하지도 않고 기자에 화풀이를 해대는 것은 경솔하다”고 비판했다.

또 “이번 ‘CBS 기자 고소’ 사건을 가족들이 스스로 취하해 주길 바란다”며 “제발 시민들의 가슴에 또 한번 상처를 주는 일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신중히 처신하여 주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이어 2일 순천지역 6개 시민사회단체들도 성명서를 통해 "언론종사자가 시민의 알권리 차원으로 보도한 것을 고소로 대응한 점은 심히 유감"이라며 “순천시장 측은 자중하라"고 당부했다.

같은 날 공무원노조전남지역본부도 “시민들의 충격도 가시기전에 취재기자 명예훼손 고소사건으로 시민들은 또한번 어두워지는 마음을 감출 수 없다”며 “기자의 사명감이 명예훼손으로 고소된다면 올바른 여론을 주도할 언론에 족쇄를 채우는 행위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광주전남기자협회 CBS전남방송 지회는 “조충훈 순천시장 가족이 CBS 취재 기자를 고소한 것에 대해 중대한 언론 자유 침해”라고 밝혔다.

한편 조시장 가족의 고소에 대해 CBS는 “공공의 이익과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구속영장을 토대로 기사를 작성한 것”이라며 “선출직 공무원에 대해서는 더욱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이 요구된다”고 해명했다.

조 시장은 건설업자 등으로부터 총 9천 2백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등 관한 법률 위반 뇌물수수)로 지난 2일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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