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지역 투자 유치
빗나간 지역 투자 유치
  • 남해안신문
  • 승인 2005.11.04 09:3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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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난중일기] 한창진 <논설위원, 여수시민협 상임공동대표>
   
방폐장은 부안군에서 ‘부안사태’로 일컬을 만큼 군민들이 사활을 걸고 싸움을 한 핵폐기장 유치 반대 사업이다. 그런데 1년도 안 되서 상황이 역전되어 인근에 있던 군산시가 유치에 뛰어들었다.

서해안 개발로 꿈에 부풀었던 군산시와 우리 나라 대표 관광지인 경주시, 포항제철이 있는 철강 도시 포항, 영덕대게 영덕 등 4개 도시가 나섰다.

10년이 넘게 부지를 정하지 못할 정도로 시민들이 기피하는 위험 시설이었다. 느닷없는 영호남 갈등까지 일으키면서까지 과열 양상을 띤 것은 명성에 비해서 그만큼 지역 사정이 어렵다는 뜻이다.

유치가 결정된 지역은 특별지원금 3,000억원과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이전 등의 각종 혜택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핵폐기장 시설까지 유치하려고 하였는가를 생각하면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지역마다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 혈안이 되고 있다. 우리 지역도 ‘투자유치사업소’ 까지 두고서 활발한 유치 활동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투자자는 지역을 순례하면서 융숭한 대접을 받고 MOU 계약에 그치고 만다.

선거를 앞둔 시장은 투자 유치 성과에 급급한 나머지 마구잡이식 건수 위주 유치를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도심 한 가운데 시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지정한 보전녹지를 개발이 가능한 자연녹지로 용도 변경을 하여 골프장을 짓겠다는 시티파크 특구 신청이다.

1년 넘게 시민단체의 끈질긴 반대에 건설교통부에서 사업부지 50만평 중 체육시설과 부대시설 지구 34만평을 뺀 16만평을 보전녹지 그대로 보존하거나 개발해서 시에 기부채납 하라는 조건부 결정을 내렸다.

결정 그대로만 보더라도 평소 여수시가 지역 이익을 어느 정도 생각하는가를 가늠해볼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결정에 대해 사업주는 마지못해 받아들이면서 시혜를 베푸는 듯 하겠지만 사실과 다르다.

사업주가 어느 방송사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시와 약속한 100억원 상당의 청소년 수련시설 기부채납에 대해서 난색을 표한 것과, ‘푸른숲 지구’ 공사비 16억원을 감안하면 당장에 116억원의 비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또, 2012 세계박람회 관련 시설로 선정한 특급 관광호텔 역시 클럽하우스 정도를 짓는 선에서 끝날 수 있다. 반면에 경사가 20도 이상이고, 개발이 불가능한 악산만 16만평으로 제외하고, 나머지 34만평을 자연녹지로 용도 변경을 한다.

그래도 구입가격이 평당 2만원 정도여서 인근 지역이 평당 100만원에 거래되는 것에 비하면 엄청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이런 결정은 사업주가 차선책으로 당국에 제안을 한 계산속에 나온 결과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이렇게 된다면 지역에 얻어지는 효과는 무엇인가?
도심 공원과 같은 숲은 훼손되고, 산단에서 오염물질이 시가지까지 유입될 수 있다. 투자 유치가 결국 특구법의 취지에도 벗어난 지역 특화 산업도 아닌 흔한 골프장 건설을 도와주는 셈이 된다.

여수산단에서 보았듯이 우리 지역에 어떤 도움을 줄 것인지 냉철하게 판단을 하고, 투자 유치를 해야 한다. 무조건 건수 위주의 투자 유치는 형평성 때문에 다른 투자 유치를 하는데 발목을 잡아서 실속 없는 속빈 강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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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훗날 2005-11-07 08:17:59
아니, 그리 멀지않은날 이 기사에 대한 평가가 내려지리라 봅니다.
왜 여수 인구가 줄고 사람들이 떠나가는지, 진정으로 시민들이 원하는게 과연 무억인지, 내가 주장하는것이 과연 올바른 판단인가 아니면 그릇된 사견인가....
다시한번 생각해 봅시다.

생각은 잘못되었다는것을 알고 바꿀때 결코 늦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