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타결 이후 현장 이모저모
협상타결 이후 현장 이모저모
  • 정송호 기자
  • 승인 2005.11.03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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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장이 무너져 내리더라'

평화적 해결이 알려지자 11일 동안 경비를 맡던 한 협력업체 직원이 한말이다. 이 직원은 기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크레인 점거를 보면서 가슴아팠던 심정을 전했다.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동료들이고, 지역 선후배라 모두가 아는 사람들이어서 이러한 심정이 더 크게 다가왔다고 했다.

하지만 모든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돼 너무 기쁘다며 ‘임금인상이 주요내용인 기존 노사분규 사태와는 다르게 자신들의 근무처우 개선을 위해 모든 것을 투자한 이들의 노고에 감사를 드린다는 말도 덧 붙였다.


‘경찰이 해야 할 일만 한 것이라 노고랄 것도 없다’

물리적 충돌 없이 이번 사태가 끝나도록 11일간 현장을 지휘한 순천경찰서장은 “평화적 사태해결이라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상황이 종료돼 마음이 편하다”며 그간의 힘겨움 해소에 대해 전했다.

정 서장은 11일간 현장을 지휘하며 다른 어느 노사분규사태와는 다르게 공권력투입에 무게 중심을 두지 않고 음식물 반입을 위한 노력 등 노사양측에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한 모습이었다.


‘조사받더라도 집에 빨리 왔으면 좋겠다’

농성을 푼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한 노부는 이제라도 곧 자식이 품으로 달려 올 것 같은 기대감을 표시했다. 자세한 합의내용도 모른채 부랴부랴 달려왔지만 “자식이 차가운 바닥을 털고 크레인에서 내려온다는 것이 너무 기쁘다”고 했다.

가을 농사철 마무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연락이 되지 않던 자식을 방송을 통해 소식을 알게 됐을 노부의 심정은 누구도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먹고살자고 모든 것을 포기했던 자식이지만 따뜻한 밥 한 그릇 먹일 수 있다는 마음이 노부의 작은 행복 일 것이다.


‘보다 적극적으로 보도를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120일간의 상황을 객관적 시각으로 알리기 위해 노력했던 CBS고영호기자의 취재후기다. 고 기자는 “지역차원에서 해결 할 수 있었던 일이 무관심으로 크레인 점거라는 극한상황까지 몰고 갔다”고 평가했다.

또한 “지역 기관과 국회의원들이 조금만 더 사전에 관심을 가졌더라면 이런 상황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며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관계자들에게도 일침을 가했다. 더불어 “아직도 상황을 끝나지 않은 것 같다”며 그는 “구체적으로 정리된 것이 없기 때문에 또 다른 시작이다”는 아쉬움으로 4개월간의 취재 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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