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진압 준비 끝난 듯’
‘강제진압 준비 끝난 듯’
  • 정송호 기자
  • 승인 2005.11.02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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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상황종합] 가족대책위 정부압박 VS 강제진압 준비완료
9일째를 맞이한 현대하이스코 사태에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직접 중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비정규직 가족대책위가 서울에 상경해 정부와 열린우리당 관계자, 국회의원들 면담을 통한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허 준영 경찰청장 방문이후 공장 주변에서는 강제진압 시기가 임박했을 알리는 징후들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1명의 해고노동자들과 크레인점거 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박정훈 지회장(37)은 크레인 농성 9일째인 1일 오전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공권력 투입에 맞서 저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일자리 잃은 노동자들 일 할 수 있도록..."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지회 가족대책위는 1일 오후 서울 열린우리당 당사를 항의 방문하는 등 정치권에 호소를 통한 현대 압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족대책위는 1일 오후 현대하이스코 문제 해결을 위해 영등포에 위치한 열린우리당를 방문해 지도부와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경찰의 방패만 이들을 반겼다.

또한 국회를 방문해 열린우리당 5정조위원장 이목희 의원을 면담하고 현 사태의 심각성과 해고노동자들의 요구, 현대의 무성의한 입장에 대해 하소연을 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정부에 의사를 전달한 게 있다"며 "지금은 공권력을 투입을 논할 때가 아니라는 것과 사람들이 음식물과 물도 못 마시게 해서는 안 된다"라는 의견을 정부에 전했다고 밝혔다.

또 "31일 저녁에만 하이스코 문제 때문에 150여 통화를 했다"라며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조만간 제가 이야기한 논의의 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밝히고 가족들을 위로 했다.

이에 대해 박선택 하이스코 사태 해결을 위한 시민대책위 집행위원장도 "지금은 구체적인 무언가가 마련돼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 강제진압 징후 곳곳에서 보여

크레인점거농성 9일 째를 맞은 공장주변에 경찰의 강제 진압 시도가 빈번해지고 있다.


경찰은 1일 오전 11시부터 공장 진입을 또다시 시도했다. 또한 크레인 점거 농성노동자들이 있는 Q동 건물지붕을 뜯어내기도 했다. 이와함께 2~3전 B동 외부에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외벽 출입문을 봉쇄해 외부와도 완전차단을 했다.

이러한 강제진압에 대한 사전준비를 경찰은 지난달 30일에도 B동 건물 천장과 벽면을 이같이 뚫었기 때문에 사실상 진압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이 외에도 경찰상황실이 마련된 정문 관리사무소에서 경찰관계자들의 잦은 회의와 소방차, 구급차가 최근 10대 이상이 공장에 배치돼 있어 이러한 분석을 입증하고 있다.

□ 박정훈 지회장 ‘MBC 라디오 손석희 시선집중' 출연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회 박정훈 지회장(37)은 1일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 시선집중 방송에 출연해 아직도 건재함을 과시했다.

박 지회장은 전화 인터뷰에서 "비정규직 노조를 설립한 지난 6월 13일을 전후로 4개 하청업체가 폐업해 120명의 해고자가 발생했다"며 "폐업은 공장 설립 후 7년 동안 단 한번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박 지회장은 "어제 밤 12시까지 음식물 반입을 요구하는 촛불시위가 공장 정문앞에서 있었다"며 "경찰이 음식물 반입을 결정했지만 하이스코 직원 90명이 막아 무산돼 힘든 상태다"고 말했다.

허준영 경찰청장의 공권력 투입 시기가 임박에 대해서는 "20m높이의 크레인 주변에 기름이 많이 묻어 있다"며 "불가피하게 저항할 경우 우발적인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답변했다.

'다량의 신나 보유'여부에 대해서는 "방어 차원에서 필요한 물품을 준비한 것은 사실이지만 말할 수 없다"고 밝혀 사태 해결이 될 때까지 공권력에 맞서 싸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 "하이스코문제 회사측 책임, 대화나서야"

여수지역 시민사회단체가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현대하이스코 문제와 관련해 회사측의 적극적인 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여수지역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은 1일 성명서를 통해 “경찰과 현대 하이스코는 무리한 진압 작전이 불러올 폐해를 직시하고 성실한 대화로 원만한 사태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대회의 등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4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극한대립을 방지하기 위해 성실교섭을 요청했으나 불법적인 노동조합 활동방해와 위장폐업 등을 통해 기본적인 권리조차 보장받을 수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해 순천시장, 경찰서장, 노동사무소장, 국회의원, 지역시민단체, 종교인 등이 나서서 중재를 제안했으나 모든 대화는 외면당했다”며 “현재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대화를 거부하고, 중재를 외면하는 현대 하이스코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연대회의 등은 “현재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대화를 거부하고, 중재를 외면하는 현대 하이스코에 책임이 있다”며 “현대 하이스코는 모든 노동자로부터, 모든 국민으로부터 지탄받고 있는 현실을 인정하고 대화로서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며 회사측의 대화를 촉구했다.

이번 성명에는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여수민중연대(준), 여수함께하는여성회, 실업극복여수시민운동본부, 여수지역사회연구소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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