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공대, 대테러장비 사용 계획' 문서 확인
'특공대, 대테러장비 사용 계획' 문서 확인
  • 정송호 기자
  • 승인 2005.11.01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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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특공대, 현대하이스코 점거농성 진압방안' 문서확인
대테러 진압용 장비 ‘전자충격총·스턴탄(번개탄) 사용 계획
경찰특공대가 현대하이스코 점거 농성 진압시 대테러 진압용인 전자충격총과 스턴탄(일명 번개탄) 사용을 계획 중인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31일 본지와 뉴시스가 확인한 결과 '특공대, 현대하이스코 점거농성 진압방안'이라는 제목의 현장상황, 크레인 제원, 작전방안, 작전간 건의내용 등이 포함된 A4용지 두장짜리 문서를 확인했다.

이 문서는 지난 31일 허준영 경찰청장 방문 때 대책회의에 참석한 경찰고위간부의 차량에서 확인 됐다.

이 문서에는 '작전간 건의내용'에 따르면 특공대는 극렬저항과 고착상태 유지시 전자충격총과 스턴탄 사용이 가능하도록 조치해 주는 방안을 기록돼 있다.

일시적인 마비 효과를 내는 전자충격총과 수류탄의 일종인 스턴탄은 영국 공수특전단 SAS (Special Air Service)이 처음 개발한 것으로 폭발시 시각과 청각을 일시적으로 마비시켜 폭동진압이나 적테러 작전시 밀폐된 지역에서 요인체포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특공대는 이 문서에서 직원을 통해 전자충격총 실험을 한 결과 별다른 저항 없이 주저앉고 스턴탄은 폭음과 발산효과로 인명피해가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특공대가 파악한 현장상황에는 농성자들이 용접용 산소통을 보유하고 크레인 진입 계단에 윤활유를 부어 놓은 것으로 기록돼 이 같은 장비를 사용할 경우 인명피해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대테러장비 사용은 허 준영 경찰청장이 31일 하이스코 공장을 방문해 "진압시 안전조치를 심사숙고 하겠다"고 밝힌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 문서에 따르면 농성자들은 용접과 철사로 장애물 설치와 이동통로를 폐쇄하고, 계단에 윤활유를 부어 놓은 상태로 용접용 산소통과 쇠파이프, 소화기 등을 방어용으로 준비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또 점거 농성자를 현재 농성자 61명과 다르게 38명으로 파악해 점거 농성 초기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특공대가 실제 대테러장비 사용 계획을 원안대로 했는지, 아니면 변경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특공대가 파악한 크레인 높이는 15m, 길이 30m, 폭 4m로 좌우측 통로는 각 1m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공대는 이 크레인이 생산된 코일을 이동 또는 출하용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현재 점거농성으로 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고 파악했다.

진압방안은 13명이 3개조로 옥상과 지상에서 동시에 진입한다는 것으로 B동(현재) 투입조는 옥상을 따라 이동해 외부출입문을 파쇄 후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2개조는 동측 지상 문을 통해 크레인 롤을 따라 이동해 진입한다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특공대는 이 방안에서 당초 13명 3개조로는 진압이 어렵다고 판단, 각 조별 우수인력 20-30명을 더 지원해 줄 것을 건의 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현재 하이스코 순천공장에는 전남경찰청 소속 경찰특공대 30명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계획에 대해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단지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해고돼 복직을 요구하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정당한 요구다"며 "참여정부가 이를 수용하기는 커녕 마치 테러진압을 하듯이 강제진압에 열을 올리것에 분노하지 않을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찰특공대 관계자는 "전자충격총과 스턴탄 사용지시를 아직 받은 적이 없고 계획한 바가 없다"며 "현재 진압작전은 하달되지 않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노동자 61명은 지난 24일 공장 크레인 7대를 점거해 8일째 농성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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