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 유적 지명논란 ‘마침표’
충무공 유적 지명논란 ‘마침표’
  • 강성훈 기자
  • 승인 2005.10.2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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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 연합 작전지 유도는 송도 아닌 묘도
노승석 박사, 난중일기 초서체 완전 해독
여수지역 이충무공유적과 관련한 지명해석의 논란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난중일기에서 “1598년 9월 20일자에 조선수군과 명나라 육군이 수륙협공을 펼치는 장면에서 유도(<島·현재 전남 여수시 송도)라는 지명이 나오는데 이는 묘도(猫島·전남 여수시 묘도동을 이루는 섬)의 오독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최근 초서전문가 노승석(盧丞奭·36) 씨가 한자 초서체로 된 난중일기를 해독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노 씨는 2003년 10월 문화재청이 주관한 국보급 문화재기록물의 DB화 작업에 참여하면서 전체 13만 자를 완전 해독하는 과정에서 ‘난중일기초’에 수록되지 않은 부분을 추가 해독한 글자 수가 8500여 자에 이르며, 오류를 발견한 곳은 100여 곳, 150여 자에 달한다고 밝혔다.

난중일기는 부록인 서간첩과 임진장초(임금에게 올린 장계의 초안)를 포함해 9책으로 돼 있다. 전체 글자수가 13만여 자에 이르는 데다 한문 초서체로 이뤄졌다.

노씨는 “1795년 정조의 명으로 이를 정자(正字)화한 ‘충무공전서’도 초서체 해독의 어려움 때문에 60%가량이 누락됐다. 1935년 조선사편수회에서 서간첩과 임진장초를 제외한 난중일기 필사본 7책 분량을 정자화한 ‘난중일기초’를 펴냈고 이는 1960년 노산 이은상(鷺山 李殷相)이 번역한 ‘난중일기’ 등 수많은 번역본의 교범이 됐다. 하지만 이 역시 여러 대목이 누락돼 있고 오류가 드러났다”고 밝혔다.

여수지역 유적지 표기도 노산 이은상이 난중일기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고양이 묘(猫)자를 유자 유(柚)자로 번역하면서 유도(柚島)를 송도로 인식해 왔다. 또, 이후 이충무공과 관련한 모든 역사서와 지도에서도 유도가 송도로 표기돼 왔다.

하지만 이 같은 표기는 1998년 2월 여천시문화원에서 펴낸 ‘여천시지’ 역사편에서 ‘율촌 송도가 아닌 여천시 묘도’로 번역하면서 논란이 됐었다.

당시 역사편을 집필했던 김병호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이사는 “유도는 송도가 아닌 묘도가 분명한데도 그동안 잘못 번역된 기록을 따르다보니 대부분의 기록물에서 송도로 표기돼 왔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오류 표기는 최근까지 발행된 모든 간행물과 지도에서도 그대로 발견되어 왔다.

김병호 이사는 이와 관련 “지역 향토사학자들이 주장했던 사실이 뒤늦게나마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크게 환영한다”면서 “향후에도 역사기록과정에서 지역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노씨가 최종 마무리 작업에 들어간 ‘완역 난중일기’는 이달말 발간될 예정으로 그동안 조명되지 못했던 충무공 주변 인물들과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역사적 사실들이 소개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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