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입찰 무리한 공기단축 노동자 사고로 내몬다
저가입찰 무리한 공기단축 노동자 사고로 내몬다
  • 박태환 기자
  • 승인 2005.09.02 0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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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4] 여수지역 비정규직 건설노동자 노동조건 및 건강실태조사
노동 불안정화, 건강상태 악화

노동의 불안정성은 노동강도의 강화, 노동시간의 연장, 교대제, 야간노동, 집중노동과 같은 불규칙한 노동일과, 실업과 생활고에 따른 스트레스, 작업장의 노동통제에 의한 직무 스트레스, 노동자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시킬 수 있는 사회적 장치의 부재로 인해 노동자의 건강을 전반적으로 악화시키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노동의 불안정성은 여수건설노조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심박동수 변화추이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본지 54호 55호 참조)

특히 건설업에서 노동강도를 강화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중층의 하도급 구조에 의한 구조적인 ‘저가입찰과 무리한 공기단축’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업환경 유해인자 노출

석유화학장치산업이라는 여수산단의 특성상 노동자들은 폭발성과 인화성, 위독성을 가진 물질들로부터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 산소결핍으로 인한 사망사고, 폭발사고, 화상사고 등 각종 사망사고에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이와 동시에 건설현장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요소로 소음과 분진, 중량물 취급, 시멘트 등으로 인해 소음성 난청, 진폐증, 근골격계 직업병의 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

또 공사가 철골구조물과 파이프 및 탱크시설을 다루기 때문에 용접흄의 지속적인 흡입, 손진동 노출, 부적절한 자세와 반복동작은 작업의 공통된 유해인자이며 근골격계, 호흡기계, 안질환과 같은 직업병을 유발시키고 있다.

특히 shut-down(공장가동중지)기간에는 생산을 중단하고 유기화학물이 들어있는 탱크를 열고 청소를 해야하기 때문에 여수건설노동자들에게 단시간에 고농도의 유해화학물질에 노출되고 있다.

이는 당장 건강상의 문제를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암 발생과의 연관성이 있는 물질을 다루고 있고 최근 암 발생이 증가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이들 유해물질 노출에 따른 특수건강검진 등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사고재해 위험성 높은 작업환경

여수건설노조가 2002년 10월부터 2003년 12월까지 15개월 동안 파악한 204명의 산재노동자에 대한 자료에 따르면 충돌과 협착 및 절단, 추락 등 단순 안전사고는 전체 사고의 50%인 109건으로 이는 안전시설이 갖추어졌을 때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재해라는 점에서 산단내 안전시설의 미비가 사고를 부르고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따라서 여수산단내 안전사고를 미연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에게 안전교육 강화와 함께 안전시설의 충분한 확보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산업안전보건제도 실효없어

산업재해와 직업병을 예방하고 작업환경을 개선시켜 노동자의 건강을 확보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발생하는 직업병과 사고성재해가 공식화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직업병과 사고성재해의 규모를 파악하고 이를 근거로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할 목표를 설정할 수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 우리나라의 산업안전보건제도는 ‘근로자건강검진제도’와 ‘산업재해보상보험’을 두고 있지만 산재보험과 건강검진이 모두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산업재해 4일 이상의 요양을 필요로 하는 경우에도 공상으로 처리되고 있으며 제한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건강검진도 노동자의 선별고용을 위해 이용되고 있을 뿐 직업병과 산업재해의 현실을 드러내는 기능은 마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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