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미래 대학발전 졸속 추진 우려
지역의 미래 대학발전 졸속 추진 우려
  • 강성훈 기자
  • 승인 2005.05.31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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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점검] 여수대 통합 무엇이 문제인가?
   
▲ 여수대학교가 대학간 통합을 추진하면서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에 대한 검증없이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지역의 거점 대학인 여수대학교의 미래를 결정지을 통폐합 논의가 보다 투명하고 내실있게 추진돼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이뤄지고 있는 논의들이 교육부가 제시한 시한인 6월말 일정에 맞추기 위해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제기된 문제여서 이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절실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여수대는 전남대와 통합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통합추진에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핵심이 되어야 할 구성원들간, 시민여론 등 충분한 여론수렴을 하지 못하고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수대의 통합 논의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다양한 형태로 이뤄졌으나 지난 4월 중순경부터 잠시 주춤, 5월 18일 전체 교수에서 전남대와 통합하기로 의견을 모으면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 진행된 상황들을 보면 5월 16일 전체 교수회의 공지, 5월 18일 전체교수회의서 전남대와 추진키로 의결, 5월 19일 긴급직원회의서 교수회의 안 찬성, 5월 20일 긴급 학생회 소집 설명회, 5월 23일 학생 대상 설명회 등을 추진했다. 그 동안의 지지부진했던 논의와는 대조적으로 급진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역 여론 수렴을 위해 여수시의회에 시의원 간담회 일정을 요구하고도 내부적인 문제를 들어 취소하는가 하면 교직원들을 상대로 투표를 실시해 86%의 찬성으로 입장 정리한 것으로 밝히고도 오는 31일 또다시 투표를 실시하겠다고 공고하는 등 갈팡질팡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교직원 상대로 찬반 투표까지 실시한 여수대가 통합 상대로 밝힌 전남대는 아직 아무런 여론 수렴 절차도 거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전남대는 여수대의 통합 과정을 지켜보면서 뒤늦게 학내여론수렴에 나서고 있다.
전남대는 시간에 구애받기보다 계획서를 현실화시키는 데 역점을 두고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여수대가 통합을 추진키로 결정했다는 사실을 알리기만 했을 뿐 구체적으로 대학 구성원들간 의견수렴절차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상황이다. 4월말부터 총장이 단과대학을 순회하며 교수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진 정도다.

전남대 관계자는 “충북대와 충남대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도 결국 실패한 것은 구성원들간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며 “대학통합은 기업과 기업이 통합하는 것보다 파급효과가 더 클 수 밖에 없는 만큼 대학본부끼리 결정해서 추진해서는 안되며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구성원들을 다 끌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역사회 일부에서는 여수대가 통합의 시너지 효과 분석에 따른 구체적 연구자료나 장기발전 전략도 없이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여수대가 밝힌대로 통합이 추진됐다면 이번주 중에는 전남대와 양해각서 체결이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이번 주부터 학내 여론 수렴에 나서겠다는 전남대가 여수대가 추진하는 일정에 맞출 것인지 요원하기만 하다.

지난 3월 1일 천안공대와 통합을 이뤄낸 공주대학교가 공식 출범했다. 지난해 교육부가 대학구조개혁 방안을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국립대간 통합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로써 공주대는 수도권으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는 물론 충남지역의 중심대학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공주대가 통합을 이뤄낼 수 있었던 것은 단과대학부터 논의를 시작한 이른바 상향식 통합작업을 진행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공주대는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발판삼아 다시 충남대와 통합 논의를 시작했다.
충남대와의 통합 기본방향은 흡수나 캠퍼스 이전이 아니라 ‘캠퍼스별 특성화’에 있음에 주목했다.

충남대-공주대 통합은 양교 중복학과에 대한 통합모델 마련, 캠퍼스별 재배치를 통한 특성화, 완전통합 등 3단계에 걸쳐 2020년까지 추진될 예정이다. 조급함을 보이기보다 정부정책과 행정중심복합도시 추진 일정 등에 맞춰 단계를 거쳐 추진하겠다는 의지다.

양대학 통합추진위는 교육부 협의 등을 거쳐 보다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는 조급함이나 시간에 쫓겨 졸속으로 추진하기보다 충분한 검토와 분석, 지역 여론 수렴 등을 통해 대학구성원은 물론 지역사회 발전에 있어 최대한의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전략 구상이 절실하다.

이상훈 YMCA사무총장은 “치밀하게 준비하더라도 바람직한 결과를 도출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며 “구성원간 이해관계도 중요하겠지만 지역 거점대학으로서 대학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기대효과의 철저한 분석을 토대로 지역사회 속에서 논의되는 틀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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