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모회 활동비, 학교에서 도와줘요”
“자모회 활동비, 학교에서 도와줘요”
  • 강성훈 기자
  • 승인 2005.04.14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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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평초교 자모회장 김영희씨

초등학교 6학년과 4학년 자녀를 둔 김영희씨. 자모회와 인연을 맺은지 벌써 5년째다. 큰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되던 해부터 자모회 총무를 맡아 시작한 것이 부회장을 거쳐 올해는 자모회장을 맡았다.

김씨가 자모회장을 맡으면서 교육계의 고질적 병폐로 지목되어 온 자모회비 등 편법 찬조금을 일절 모으지 못하도록 했다. 물론 교장의 역할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학교장이 자모회에서 어떤 명목으로든지 회비를 갹출하지 못하도록 했고, 자모회 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경비라면 학교에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동안의 자모회 운영은 임원 중심의 회비 명목으로 걷은 찬조금을 토대로 활동했다. 찬조금의 대부분은 결식아동 지원에 사용해 왔다.

두 자녀 모두 학교에서 어떤 임원활동도 하지 않고 있는 김씨에게 자모회장이라는 자리는 “말그대로 아이들을 위한 봉사단체 아닌가요”라고 인식된다.

더 이상 어떤 명목의 회비도 갹출하지 못하게 된 상황에서 올해는 주요 사업으로 대외 활동외에 기존에 해 왔던 것처럼 체육대회 때 학교 인근의 어르신들을 초청해 조촐한 다과회를 벌일 계획이다. 김영희씨를 만나 바람직한 자모회의 상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김영희씨와의 일문일답

각급 학교마다 학생들을 후원하기 위해 생겨난 자모회가 있다. 자모회는 어떻게 구성되는가?

자모회의 구성은 주로 각반 대표 위주로 구성되는데 학교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
우리학교의 경우 각반 대표로 자모회가 구성되고, 이 가운데 학년별 대표가 회장 1명과 부회장 6명, 총무 1명 등으로 참여해 임원으로 구성된다.

자모회의 역할에 대한 회의론이 대두되고 있다. 자모회는 어떤 역할을 하는 조직인가?

자모회는 말 그대로 어린이들의 효과적인 교육을 위해 자모들이 구성한 후원 단체다. 아이들이 편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학교마다 자모회의 역할이 다르겠지만 우리 학교의 경우 20명 정도의 결식아동을 선정해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해 왔다. 물론 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회원들을 대상으로 갹출을 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학교에서 어떠한 명목의 찬조금도 걷지 말라는 지침에 따라 그나마 진행하던 사업도 그만뒀다. 그 역할을 학교에서 맡기로 했다.

다만 학교 행사시 봉사활동 차원에서 일손을 도와주고 있다. 물론 소요 비용은 학교에서 지원키로 했다. 이밖에 대외 행사시 학교를 대표해 참석하는 정도의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들어 회비 갹출 등 편법 찬조금 문제가 사회문제화 되면서 자모회가 불법의 온상인 것처럼 비춰지기도 한다. 자모회의 바람직한 모습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자모회를 없앨 수는 없다고 본다. 학교를 대표해 대외 활동들도 전개해야 하고, 아이들을 위해 여러 가지 필요로 하는 일들이 많다. 다만 불필요한 회비 갹출이 문제가 된다면 이를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다. 그리고 그 해결방안은 학교장의 의지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우리학교의 경우도 회비를 없애는 방침에 대해 정말이냐는 문의도 오고, 왜 내지 않느냐는 항의성 전화도 왔다. 하지만 지켰고 2년째 되는 올해는 그런 분위기들이 조성되고 있어 학부모들과 선생님들 모두 만족해 하는 분위기다.

자모회는 특정 학생의 위신을 세우기 위해서이거나 아이들을 핑계 삼아 감투하나 차지하기위한 자리는 아니다. 전체 학생의 좋은 학습환경 조성을 위해 활동하는 봉사조직이다.

즉 학부모는 학생들을 위해서 봉사활동을 하고 학교는 그 학부모를 지원하는 모습이 가장 이상적인 자모회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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