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잔치 벌이고 끝날 일 아니다”
“골목잔치 벌이고 끝날 일 아니다”
  • 강성훈 기자
  • 승인 2005.03.01 18: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한산대첩기념제전위원장 진의장 통영시장
   
경남 통영시는 수십년간 지역의 자랑스런 역사를 기념하는 축제의 자리를 지켜온 한산대첩기념축제가 지역 축제로의 전락 위기에 직면했음을 인식하고 대대적인 구조개혁을 통한 세계적 기념축제로 변모를 꾀하고 있다.

세계화를 추진중인 통영의 한산대첩기념제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진의장 통영시장을 만나 세계화 전략의 추진배경과 계획에 대해 들어본다.

기존의 한산대첩제전위원회를 해체하고 국내외 저명인사들의 참여를 이끌어 재단법인화를 통한 세계화 전략을 구축하고 있다.

지역 축제의 세계화적 접근에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세계화 사업은 추진 배경은 무엇인가?

지난해까지 43회를 맞는 한산대첩기념축제는 국비지원 없이 치러진 지방축제에 머무르고 있다. 하지만 보령머드축제, 함평나비 축제, 강진청자문화제 등 뒤늦게 출발한 자치단체의 축제는 국비 지원아래 전국적인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가는 상황이다.

한산대첩은 단순한 축제의 의미를 뛰어넘어 세계 4대 해전에 빛나는 거룩한 역사의 하나다. 단지 지방에서 잔치 한판 벌이고 끝날 일이 아니다. 정부가 나서서 기념하고 축하해야 하는 행사인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인지하고 세계사적 의의를 가진 축제인만큼 국내에서 자웅을 겨루는 축제가 아닌 세계화에 걸맞는 작업을 추진키로 하고 기존의 구성원들에 대한 설득작업에 나섰다.

우선적으로 기존의 사단법인을 해체하고 새로운 조직체인 재단법인을 설립하는 작업을 추진했다.

이를 위해 통영 출신의 인사들을 중심으로 세계화 작업의 의의를 전달하고 뜻을 함께 해 줄 것을 건의해 이수성 전총리를 비롯해 작가 박경리씨 등의 참여를 이끌어 냈다.

또한 투자유치 관계로 통영을 방문중이던 재미동포에게 사업을 제안해 해외에서는 미국에 위치한 한미경제연구소를 통해 기념사업회 추진에 나섰다.

그 사전정지작업으로 3천4백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거북선 모형을 제작 미국의 아시아 박물관에 기증했다. 이는 한국2세에 모국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는 한편 해외에서 전개될 한산대첩 성역화 사업의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미국, 캐나다, 남미 등을 돌며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며 서울에도 명지대 이사장 등을 통해 지부를 설립키로 했다.

구체적인 추진 계획은 무엇인가?

일단 올해는 세계화전략 사업의 큰 틀을 만들어가는 단계로 본다.
먼저 한산대첩 전적지가 바라다 보이는 망일봉 주변에 30만평 규모의 한산대첩기념 시민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한산대첩 기념관을 비롯해 이순신장군 동산 역사탐방로, 청소년 체험시설, 수목원 등이 들어설 예정으로 역사현장을 고스란히 담아내 시민공원으로 조성할 것이다. 지난해 경남도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반영된 상태다.

이와 함께 한산대첩을 기리면서도 정작 거북선 한 척 없는 지역현실을 감안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해 거북선 및 판옥선을 건조해 체험관광상품화 할 계획이다. 거북선 1척, 판옥선 1척, 척후선 5척 등을 건조하는 데 30억원의 사업비가 들여갈 것으로 보고 올해 타당성 검토을 마치고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미 서울 한강에 띄워진 거북선도 역사의 현장으로 옮겨줄 것을 서울시에 요청해 승낙을 받은 상태다.

이밖에도 한산대첩 특수영상체험관 건립, 세계해군사관생도 초청 아쿠아슬론대회 개최, 세계4대 해전국 초청 의장대 퍼레이드 개최 등의 다양한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사업 추진에 따른 구체적 예산 반영 계획은 무엇인가?

자랑스런 역사를 공유하는 것은 정부나 자치단체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하에 시민들 스스로 자긍심을 일깨우고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시민 모금 등의 방법을 고려 중이다.

이미 뜻있는 인사들은 기념 사업 추진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최고의 동상으로 알려진 광화문에 위치한 이순신 장군상에 버금가는 이순신 장군 동상 건립 계획을 추진중인데 충렬여고 하원대 재단이사장이 5억원의 성금을 쾌척했다.

물론 주요 사업 예산의 뼈대는 정부와 경남도, 시 자체 예산이 반영될 계획이다.

한편 재단법인 기념 사업회 조직은 30억원 기금 조성을 목표로 지난해말 현재 2억5천만원의 기금이 조성됐다.

예산은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는 한편 시민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작은 금액이나마 함께 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세계화 사업 전략에 발맞춰 44년 전통의 기념축제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기념축제는 어떤 방향으로 변화를 꾀할 것인가?

세계적 축제의 명성에 걸맞는 축제를 위해서는 백지상태에서 재검증이 필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 축제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기관에 용역을 의뢰한 상태다.
물론 과거 한산대첩 제전위를 이끌었던 주역들의 역할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주요행사의 뼈대를 바탕으로 전혀 새로운 시각의 접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올해는 지난해보다 80%이상 늘어난 7억원의 시비가 지원된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축제기간 중 세계 4대 해전국 초청 행사 마련, 국제 학술회의 개최를 통한 공감대 형성 등을 추진중이다.

세계화를 위한 적극적 홍보전 또한 치열하게 전개할 것이다. 현재 인기리 방영중인 KBS대하드라마 ‘불멸의 이순신’과 연계한 홍보프로젝트 수행, 한?영?일 인터넷 홈페이지 구축, 해외 자매도시 등과 문화교류 확대 등이 그 일환이다.

여수시는 통영시와 함께 이충무공과 관련한 문화유적의 양대축을 형성하고 있다. 여수도 이충무공의 얼을 기리는 대표 축제인 거북선축제가 있다.

한산대첩이 우리역사의 자랑거리를 세계화한다는데 뜻을 같이해 거북선축제도 변화를 꾀해야 할 것으로 본다.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여수는 412년전 이순신 장군이 조국을 구하기 위해 통영으로 진격해 오던 때부터 통영시와 이미 친구사이였다.

경쟁상대가 아닌 상호보완적 상대로서 여수도 함께 변해야 할 것으로 본다.
대규모 적군을 맞아 자체적으로 방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순신 장군이 전라좌수사 여수에서 발진해 경상우수영인 통영으로 오는 사업을 재현해 볼 것을 제안한다.

여수에서 건조된 거북선과 판옥선을 이끌고 통영으로 향하는 것을 상상해 보라. 여수와 통영에서 각각 기념축제를 벌이고 마지막날에는 하나가 되는 것이다. 이는 국가발전의 또다른 과제의 하나인 갈등을 치유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영호남 화합의 축제가 되는 것이다.

얼마전 진주담치 양식과 관련한 정보를 구하고자 일본 도바시를 방문한 적이 있다. 여기에서 도바시에서 영웅시하는 인물이 한산대첩의 패장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이를 관광상품화 할 것을 제안했다. 대한민국의 영웅과 일본의 영웅이 만나게 하는 것은 진주 연구보다 더 큰 수확일 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드라마 소재로도 더없이 좋은 역사적 사실이 될 것이며 관광개발 상품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여수도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