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담배 없는 새해 설계
술·담배 없는 새해 설계
  • 남해안신문
  • 승인 2005.02.03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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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난중일기] 이상율 <주필>
술과 담배가 없이는 견디기 어려웠던 갑신년이었는가 보다. 작년 한 해 동안 술과 담배의 소비량이 크게 늘었기에 하는 말이다.

지난 30일 통계청은 지난해 담배 국내 출하량이 1054억700만개비로 전년에 비해 22.4%나 급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면서 이는 IMF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의 1013억4100만개비 기록을 경신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우리나라 흡연인구를 약 1080만명으로 보았을 때 담배를 피우는 사람 1인당 9760개비(488갑)를 피웠다는 얘기가 된다. 국내 담배 판매량은 금연운동이 확산되는 2000년부터 차츰 감소세를 보이다가 내수침체가 본격화된 2003년부터 다시 늘어나기 시작 했다는 것이다.

어디 그뿐이랴 지난해 소주 내수 출하량 역시 108만1833㎘로 전년도 104만4038㎘보다 3.8% 늘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작년 한 해 동안 시중에서 주로 판매된 소주를 360㎖들이 병으로 환산하면 30억509만여병으로 20세 이상 성인을 약 3500만명으로 보면 한사람 당 약 87병을 마신 셈이라고 한다. 맥주도 지난해 173만4천331㎘가 출하돼 전년보다 1.2% 늘어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500㎖들이로 치면 34억6천866만여병으로 성인 1인당 99병에 달하는 양이다. 반면 지난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위스키 소비량은 1만220㎘에 그쳐 지난 98년 1만296㎘에도 못 미치며 9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사실을 발표하는 신문과 방송들은 지난해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국내 소비부진에도 불구하고 술과 담배의 소비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심각한 불경기 탓이라고 돌리고 있다.

그러나 술과 담배를 찾는 사람들의 특질 상 불경기가 주는 스트레스를 한 원인으로 보는 것은 무리는 없지만 단정적으로 보도하는 것에는 이의가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우리국민이 받은 스트레스는 불경기 이외에도 정치적인 이유로 인한 스트레스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말. 말. 말로 인한 정쟁, 대통령탄핵 소추, 국가보안법 등 4대 개혁법, 新행정수도특별법 위헌결정, 고유가 약달러, 청년실업자 급증, 자이툰 이라크파병· 김선일씨 피살, 휴대폰 수능부정, 부동산 세제개편 세금 부담 가중 등 일련의 정치적인 상황이 온 국민을 얼마나 힘들게 했는가 말이다. 그러니 술 담배가 늘지 않겠는가.

여수지역도 예외는 아닐 것 같다. 술 담배 소비량을 별도 조사 할 수는 없지만 여수만이 가졌던 갖가지 갈등과 좌절로 적잖은 스트레스에 시달린 시민들이어서 전국적인 현상과 진배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2020 엑스포 유치실패에 따른 좌절감의 여진, 지역경제의 심각한 침체, 여수산단의 노사갈등, 2청사 빅딜 갈등, 의회 파행, LG정유 파업과 불매운동, KBS여수방송국 폐쇄 결정, 소형기선 저인망 불법어로 단속, 등 그런데다가 꽉꽉 막히는 여순간 도로, 이 모든 것들이 시민들의 스트레스를 더욱 팽창 시켰기 때문 이다.

올 설날은 징검다리 휴일이 있어 어느 때보다도 고향을 찾는 귀성객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모처럼 고향을 찾는 부모형제들과 함께 조상도 찾아 뵙고 술잔을 나누면서? 넉넉한 덕담도 하고 화해의 메시지가 충만 했으면 한다.
미래의 여수를 위한 새로운 에너지가 여수반도를 감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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