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상금 내놓은 자원봉사자들 화제
포상금 내놓은 자원봉사자들 화제
  • 박성태 기자
  • 승인 2005.01.04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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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석유 여수공장 이영모씨 등 포상금 전액 환원
독거노인, 장애인 가족 등 생필품 생활비 지원
   
사진은 왼쪽부터 봉사대로 부터 지원을 받은 심모 할머니, 한화석유화학 오철곤 총무과장, 우수자원봉사자로 선정된 계전팀의 이영모 주임, 환경안전팀 차정섭 대리.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으면서 빈곤에 허덕이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TV을 비롯한 각 종 언론매체들은 연일 버스요금, 식품, 담배값 인상을 보도하면서 서민들의 삶이 더욱 피폐해 질 것이라는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이러한 때에 여수산단 한 회사의 자원봉사자와 봉사팀들이 회사에서 지급한 포상금 전액을 여수시로부터 추천받은 어려운 세대 3가정에 생활비와 생필품을 전달해 감동을 주고 있다.

신문이나 방송 어디를 살펴봐도 얼굴에 미소를 머금게 하는 기사를 찾기가 힘든 요즘 잔잔한 웃음을 전하고 있는 이들은 다름아닌 이영모(46. 계전팀)씨를 비롯한 한화석유화학 사회봉사대.

연 184시간, 매주 단 한차례도 걸르지 않고 봉사를 한 이씨가 회사로부터 받은 포상금은 50만원. 평소 봉사에 신들린 사람이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씨는 "포상금은 내 돈이 아니다"고 말했다. 

봉사대가 포상금을 받고 먼저 생각한 것은 "어디에 도움을 줄 것인가"였다.

이렇게 봉사대가 지난 4일 맨 먼저 찾은 곳은 봉산동에 거주하고 있는 심모 할머니댁. 할머니는 기초생활수급자 보다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지만 부양 가족이 있어 수급 혜택을 받지 못하는 딱한 처지에 놓여 있다.

심 할머니는 현재 장남과 차남의 가출로 부양을 받지 못하고 부양 책임을 떠 안은 막내 아들마저 악성류마티스 관절염으로 4년전부터 노동력을 상실해 치료도 받지 못하고 있다.

뜻밖의 방문에 놀란 심모씨는 봉사대원들의 방문이 믿기지 않는 듯 눈시울을 붉히며 손을 잡고 "고맙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이들을 소개한 여수시 사회복지과 도경란씨는 "기초생활수급자들 보다 더 어려운 가정이 상당하지만 서류상 요건이 맞지 않아 혜택을 받지 못한 가정이 매년 200여 세대나 된다"고 밝혔다.

두 번째로 방문한 조모씨 가정은 여수시 연등동의 산골동네 가장 정상에 위치한 판자집이였다. 정신지체2급 판정을 받은 조씨는 고등학교 1학년의 아들과 중학교와 초등학교를 다니는 두 딸을 두고 있다. 조씨 가정은 국가에서 지급하는 월 50여 만원의 생계 보조를 받으며 근근히 생활하고 있다.

수도 시설이 되지 않아 '산물'을 먹고 있는 조씨는 영하의 맹추위가 몰아 친 4일 반팔 티셔츠 차림으로 봉사대원들을 맞았다. 라면만 먹는 아이들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조씨는 "물을 길러다 먹어야 하는 것이 제일 힘들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찾은 전모씨는 영세 주공 아파트에서 두 자녀와 살고 있다. 하지만 전씨는 중풍으로 매주 2회 복지관의 도움을 받아 병원에 다니는 신세다. 더욱이 고3과 중3인 두 자녀의 학용품은 물론 아파트 관리비 조차 내지 못해 현재 어머니집에 머물고 있다.

이 날 봉사대원들과 함께한 한화석유화학 오철곤 과장은 "사내 우수자원봉사자와 우수팀 4팀 모두 포상금 전액을 환원하겠다고 해 솔직히 놀랬다"며 "사회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어려운 가정들을 위해 우리의 작은 힘이 위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석유화학은 지난해 종무식에서 사내 사회봉사대에 대한 시상식을 갖고 우수자원봉사자에 계전팀의 이영모씨를 또 물류팀, 계전팀, LLD생산팀, 환경안전팀 봉사대를 우수팀으로 선정했다.

이날 함께 하지 못한 물류팀은 소라면 독거노인 8세대에 연탄보일러를 설치할 예정이며 LLD생산팀은 독거노인세대에 대한 봉사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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