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산단 환경관리권' 약속파기
전남도 '산단 환경관리권' 약속파기
  • 박태환 기자
  • 승인 2004.11.27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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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도지사 약속에도 불구, 전남도 실무 공무원 반대
여수산단 주요 업체 1~3종 ... 돌발상황 신속 대처 미흡
   
▲ 박준영 도지사의 산단환경관리권 재위임 약속에도 불구하고 전남도 실무자들의 반대로 재위임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지역민들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0월 발생한 LG석유화학 사고 모습.
지난 9월 '여수시민과의 대화의 자리'에서 약속한 박준영 도지사의 '산단 환경관리권의 여수시 재위임 약속'에도 불구하고 산단 환경관리권의 재위임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지역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현재 전남도는 내년 1~2월경 배출시설에 대한 관리권을 지자체에 이임하는 조례안을 도의회에 상정할 준비를 하고 있지만 이 조례안에는 4~5종까지만 지자체에 재위임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여수산단에 위치하고 있는 대기업의 경우 이번 위임 대상에서 제외되는 1~3종으로 도가 지자체에 위임하려고 하는 4~5종 관리권으로는 관리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이들 전문가들은 "산단 환경안전 관리권이 여수시에 주어지지 않을 경우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환경안전사고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산단에서 환경안전사고가 발생 할 경우 "전남도는 여수시가 현장 출동해 처리한 자료를 가지고 사후 일을 처리할 뿐"이라며 "실제로 지난해 10월 3일 일어난 호남석유화학 폭발 사고시 여수시 관계직원은 10분내에 현장에 도착했으며 LG석유화학 사고의 경우에는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상황을 수습"했던 예를 들었다.

실제로 여수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업체 중 연간 대기오염배출량이 80톤 이상이 되는 1종 업체는 36개, 20톤 이상인 2종업체 10개, 10톤 이상인 3종업체는 8개소다.

년간 배출량이 10톤 미만 2톤 이상인 4종은 9개업체, 2톤 미만인 5종이 55개 업체로 단순히 연간 배출량만을 산술적으로 계산하더라도 1~3종 업체가 년간 배출하는 오염물질 배출량이 4~5종 업체가 배출하는 연간 배출량의 약 16배다.

이는 수질배출업체도 동일해 1~3종 업체가 36개업체 4~5종 181업체지만 총 배출량은 1~3종 배출업체의 배출량이 4~5종 업체보다 수 십배는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오염물질 배출시설에 대한 민원업무 및 환경오염 사고 발생시 거리 관계상 접근성과 기동성이 떨어져 각종 불편은 물론 돌발적인 환경안전사고에 즉각적인 대응과 책임 행정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은 지난 10월 초 여수시의회 추상은 의장과 의장단이 박준영 도지사를 만난 자리에서도 전달이 됐으며 이 자리에서 박준영 도지사도 산단 환경관리권에 대한 여수시 이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기도 했다.

당시 추상은 의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박 도지사가 산단 환경관리권의 재위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박 도지사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전남도 해당 공무원들은 "환경업무는 광역적인 업무이기 때문에 하나의 지자체가 담당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지자체에 위임하더라도 지자체가 이를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아무리 전남도에서 여수시가 요구하는 1~3종의 재위임을 위해 환경부에 건의해봐도 환경부가 이를 들어주지 않는다"며 "현재 4~5종에 대한 지자체 재위임을 위한 조례안 상정 준비작업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남도 실무 관계자들의 재위임 불가 입장에 대해 지역민들은 "지역민의 안전을 무시하는 것이다"며 "박 도지사가 이미 약속한데로 전남도 실무자들은 산단 환경관리권 재위임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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