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 생기고 저렇게 많은 봉사대는 처음 보요"
"제도 생기고 저렇게 많은 봉사대는 처음 보요"
  • 박태환 기자
  • 승인 2004.10.14 17:4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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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봉사대, 노인복지관, 한전봉사대 '제도'가던 날
   
▲ 한화사회봉사단과 노인복지관 그리고 한전 봉사대가 찾은 제도는 13일 하루 여기저기서 고치고 정리하는 손길이 끊이질 않았다.

13일 화양면 힛도 선착장에는 손에 장판과 보자기를 한아름씩 안고 나타나는 낮선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아침 햇살에 작은 파도에 비춰 눈이 부실 즈음 노란색, 검은색, 주황색 조끼를 입은 주인공들은 다름 아닌 한화석유화학 봉사대와 한전 봉사대였다.

이들을 보는 순간 외로운 섬사람들에게 꽃향기보다 더 진한 사람냄새를 풍길 것이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한화석유화학(공장장 조세영)과 한화 여수공장(공장장 이종수) 사회봉사대, '찾아가는 노인복지 운동'을 펼치고 있는 여수시 노인복지회관 그리고 한전 여수지점(지점장 한광희)에서 선발 된 100여명의 봉사대원들.

이들이 찾아 갈 제도에 상주하는 인구가 100명이니 가히 '맨투맨' 봉사가 실시될 것이다.
'맨투맨' 봉사대원들이 찾아 간 곳은 백야도의 그늘(?)에 가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은 섬 속의 섬인 제도이다.

현재 제도에는 68가구에 100여명이 살고 있지만 이들 대부분이 60세 이상의 고령이다. 이장일을 맡아보고 있는 51세의 임석현씨가 가장 어린 나이에 속 할 정도니...

힛도선착장까지 마중나온 임석현 이장을 따라 철선을 타고 30여분을 들어간 봉사대원을 처음으로 맞이 한 것은 세월의 골이 얼굴 가득히 묻어 있는 고령의 섬 마을 노인들이었다.
손에 손에 고장난 믹서기와 라디오를 든채로...

섬마을에 도착하자마자 봉사대는 이미용과 수지침, 물리치료를 담당할 노인복지관팀은 마을 경로당에 자리를 펴고 찾아오는 노인들을 맞이하기에 여념이 없었으며 도배나 장판, 가스배관, 가전제품, 전기공사를 담당하는 한화사회봉사대는 고쳐야 집을 찾아 섬마을 구석구석을 뒤지고 다녔다.

노후화 된 전기공사를 담당한 한전 봉사대도 마을회관 전기공사를 시작으로 온 마을을 돌며 전기공사에 열을 올렸다.

이 마을에서 평생을 살았다는 박선애(75) 할머니는 "생전에 이렇게 많은 봉사대원이 우리 섬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며 "냉장고가 고장이 난지 오래됐지만 아무도 손 봐주는 사람이 없어 그대로 두고 있었는데 오늘 고칠 수 있겠다"고 웃음꽃을 피웠다.

배동혁(73) 할아버지도 "올 초 가스배관 시설이 고장이나 뭍에 기술자를 불러 고쳤다"며 "3만5000원이나 일당을 줬는데 공짜로 이렇게 고쳐주니 얼마나 고맙냐"며 봉사대 주위를 떠나지 않았다.

이번 봉사활동을 계획한 한화석유화학의 오철곤 과장은 "최근 기업의 사회봉사활동은 단순한 경제적 지원에서 벗어나 지역민과 호흡을 같이 하는 아주 중요한 업무가 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기업의 구성원은 지역을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것은 물론 지역에 대한 애정이 두터워지는 계기가 된다"고 전했다.

오 과장은 "최근 산단내 주요 업체들이 지역과 호흡을 같이 하기 위한 생색내기 봉사가 아닌 직접 몸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도와주기 위한 봉사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며 "이 같은 변화는 기업과 지역이 서로 상생하는 방안을 찾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 한전 봉사대가 제도 마을회관 주변 전기공사를 실시하고 있다.

   
▲ 노인복지관에서 나온 봉사대원들이 경로당에서 마을 어르신들의 머리손질은 물론 수지침, 물리치료 등을 하고 있다.

 
 
▲ 13일 9시 한화봉사대와 한전봉사대 그리고 노인복지관에서 모인 100여명의봉사대원들이 제도로 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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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밸리 2004-10-14 20:25:39
사ㅡ는 것이 답답하고 뉴스를 봐도 희망이 안보이는 데 이런 뉴스를 접하니
위로가 되는 군요.
아직 봉사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이렇게 많은 줄 미처 몰랐습니다.
기업이 앞장서서 이런 활동을 계속한다면 여수산단에 대한 지역민의 정서는
상당히 달라질 지 모르겠"네요.
노동자의 인권탄압에 혈안이 되고 있는 앨지정유와 대조적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