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의 이슈가 된 '여수산단 지역사회발전기금'
지역사회의 이슈가 된 '여수산단 지역사회발전기금'
  • 정송호 기자
  • 승인 2004.06.27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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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발전기금 조성방안'여수시민협 제 42회 시민토론회를 개최
지역발전기금이 기업 성장의 '탯줄'이라는 강한 인식과 자각 필요
여수시민협 시민포럼 운영위원회는 지난 25일(금) 시민협 회의실에서 '여수산단 지역사회발전기금 조성방안'이란 주제를 가지고 여수시민협 제 42회 시민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화학섬유연맹 광주전남 지역본부 임영기 본부장은 '여수산단 지역사회발전기금의 취지와 운용방안'의 주제발표와 여수시민협 한창진 상임공동대표의 '지역사회발전기금 조성과 시민사회의 역할', 민주노동당 여수시지구당 이준상 위원장의 '지역사회발전기금 조성 방안' 그리고 남해안신문 박성태 취재팀장의 '지역사회발전기금 조성과 지역사회 역할(타지역 사례비교)'이란 내용의 지정토론 순으로 진행 됐다.
최근 여수산단 노동조합들은 산단 업체의 사회적 책무 실현과 지역 환경, 질병예방 개선을 목적으로 지역사회발전기금 조성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로 인해 지역사회의 이슈가 된 여수산단 지역사회발전기금의 조성과 추진, 현황과 과제(기금조성 방식, 시기, 운용방안)에 대해 여수시민협 시민토론회 논의된 내용을 지상 중계한다.

#그림1오른쪽#임영기 화학섬유연맹 광주전남지역본부장은 여수산단 '지역사회발전기금' 제안의 취지와 운영방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주제발표를 했다.
지역발전기금 제안 배경
▲ 각종 유해물질 노출과 중대 폭발화재 사고의 위험이 상존하는 여수산단
여수산단은 각종 유해물질 노출과 중대 폭발, 화재사고의 위험으로 인해 산단 노동자는 물론 지역민들에게 항상 불안 요인으로 작용해 왔고 이런 유해위험 요인은 지역 환경을 파괴하고, 지역사회의 갈등을 유발시켜왔다
▲ 여수산단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가동율과 생산실적은 국내 최대이며 이윤율도 높지만 그 효과가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또한 고용되어 있는 지역 주민은 고작해야 1/30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과 이들의 주거공간이 여수시에 살고 있지 않은 경우를 고려하면 지역주민들과 상호작용은 긍정적이거나 적극적인 관계로 설명하기 어렵다.
▲ 더불어 빈발하는 산재사고와 비정규직노동자에 대해
여수산단 비정규직노동자들은 빈발하는 폭발, 화재 사고 등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되고 있으며, 나아가 이들을 신속히 치료할 수 있는 전문병원이나 의료혜택 수단조차 미비한 것이 지역의 현실이다.
지역발전기금 제안의 취지에 대해
▲ 지역사회에 대한 사회적 책무 강화
지역사회발전기금을 조성하자는 것은 산단 기업과 노동자들이 지역사회 문제에 책임감을 느끼고 지역사회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다.
▲ 지역환경 개선과 질병 예방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수립이 절실함
지역사회발전기금은 여수산단으로 인해 파괴된 환경을 복구하기 위해 실태조사와 환경영향평가 등을 통해 산업발전과 지역 환경 개선이 공존할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 방안을 만들기 위한 사업에 기금을 쓰자는 것이다.
▲ 산업차원의 대화를 촉진하여 산업이 처한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함.
종합적인 안전대책을 수립하는 것과 아울러 사고롤 입은 노동자에 대한 지역 차원에서 산재 전문병원이나 보다 신속한 의료지원 체계를 확립하는 것도 절실한 문제일 것이다.
▲ 노동조합운동의 전략적 발전을 위한 시도
노동조합도 해마다 반복되는 임단협 위주의 활동방식을 넘어서 노동조합의 사회적 역할을 강화함으로서 지금까지의 문제를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기금 운용 방안
여수공투본은 지역사회발전기금의 사용처에 대해 대략 세가지 방향이다.
1) 지역환경 및 질병 예방과 개선을 위한 사업 - 파괴된 지역 환경 복구와 환경·오염실태 조사연구 기금, 각종 질병 치료를 위한 의료서비스 강화, 여수국가산단 유해물질 조사 사업 등
2) 고용의 질 향상을 통한 일자리 창출 - 직업훈련기금 등
3) 지역사회 소외층을 위한 지원사업 - 지역 복지센터 설립, 독거노인 의료지원, 소년소녀가장 지원 및 빈민층을 위한 지원 사업 등
기금의 운영 방안에 대해서는 여수산단의 '노사공동으로 구성되는 지역사회발전기금 운영위원회'를 통해 결정하며, 필요할 경우 재단법인을 설립할 수 있으며, 투명성과 공개성을 위해 지역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되는 기금 '감사위원회'를 구성할 수도 있다.
추진 현황과 과제
여수공투본은 '지역사회발전기금'을 포함하여 '비정규직 차별철폐와 정규직화', '주5일제 실시를 통한 일자리 창출'의 3가지 공동요구를 올해 교섭을 통해 모두 제기하고 연맹에 교섭권을 위임하여 공동교섭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에서는 교섭의 대상이 아니라며 원만한 교섭 진행에 나서지 않고 있다.
#그림2오른쪽#'여수산단의 사회적 책임 확보와 노동조합'의 지정토론에 나선 여수시민협 한창진 상임공동대표는
노동조합의 지역 발전 기금 조성에 있어서 검토되어야 할 내용
▲ 지역민들의 자존심을 고려해야 한다.
▲ 준조세라는 주장에 대해 논리적 설명이 필요하다.
일부에서는 매출액 기준 0.01% 요구가 회사 규모, 회사 설립 연한 등을 무시하고 모든 업체에게 똑같이 적용하는 형식은 모든 기업체의 반발이 클 것으로 본다. 법인세를 비롯한 각종 세금을 부담하고 있는데 또다시 이와 같은 요구를 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냐는 것에 대해 논리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
▲ 특정 업체의 책임을 면제하는 형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
여수산단의 모태 기업으로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해온 LG 정유는 이 지역에서 매년 수천억원의 순이익을 남겨서 그룹의 기반을 만들었던 것인 만큼 어떤 형태로든지 상징적인 공익사업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 지역여론이다.
노동조합의 지역 발전 기금 운영 개선 방향
▲ 기금 명칭 변경이 필요하다.
"공투본" 방침과 같은 성격의 기금이라면 이것은 궁극적으로 지역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엄격하게 따진다면 '산업보건안전기금'적 성격이 더 강하다.
▲ 기금 운영 주체는 별도의 기금관리위원회가 되어야 한다.
지역발전기금이라는 명칭을 사용한다면 노사공동의 기금 운영위원회 보다는 노사뿐만 아니라 시·시민사회단체가 포함되어야 한다.
▲ 기금 조성을 위해 노사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노동조합에서도 자체 결의를 통해 임금의 일정 부분을 일정 기간에 공제를 하여 기금에 출자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할 때 사측에서도 어쩔 수 없이 호응을 할 수밖에 없고, 그렇지 않았을 때 지역 사회의 따가운 시선과 비난을 이겨낼 수 없을 것으로 본다.
산단의 지역사회 기여도 향상을 위한 노동조합의 참여
▲ 불합리한 세제 구조를 개선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무엇보다도 연간 5조원이 넘는 국세를 거두면서 지방세는 300억원을 넘지 못하는 불합리한 세제제도를 개선하는 일이다. 국가 산단 투자 유치를 하면 산단의 도로, 환경, 상하수도 등의 막대한 비용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고 있다. 따라서 국세의 규모만큼 지방세도 늘어나는 것이 필요하다.
▲ 현행 지역과 관련된 지출을 통합 또는 정비하는데 힘써야 한다.
집행 내역을 보면 회사의 환경 피해 보상금과 종업원 자녀 교육비, 회사 홍보비 등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지역과 관련된 것이냐에 대해서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많다.
▲ 지역 친화 기업으로 만드는 사소한 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조합원은 시민들과 공동의 활동 전개, 자녀 일반 학교에 같이 보내기 등을 통해 친밀감을 갖게 해야한다.
회사는 필요한 각종 물품을 지역에서 구입하는 것, 하청과 공사 관련 수주를 지역에서 하는 것, 운송 업체 선정, 부산물 처리 등을 지역 업체를 우선지정을 제도화하는 것이 실질적인 지역 발전 기금이다.
#그림3오른쪽#지정토론에 나선 민주노동당 여수시지구당 이준상 위원장은 '지역사회 발전기금 조성과 과제'란 내용으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 왜 지역사회발전기금인가 ?
이곳 여수산단은 각종유해 화학물질을 대량으로 발생시키면서도 지역기여도는 전무한 실정이다.
기업은 기업대로 '세금 낼 것 다 내고 기업활동 하는데 무리한 강요다'라는 항변이 있어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강조하는 것조차 사치스런(?) 요구로 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학구사회의 중소영세 사업장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연대기금' 조성을 제안하면서 쟁점이 되었다.
여수산단 기업체들은 또 다른 준조세 형태라고 볼멘소리를 할지 모르나, 여수시민들은 그 어떤 세금의 혜택도 받지 못하면서 오히려 환경공해로부터 막대한 침해를 당하면서도 치료나 보호로부터 철저히 소외되어있다.
▲ 타 지역이나 외국의 몇 가지 형태
스웨덴의 경우 국가가 고임금의 사업장에서 세금을 더 거둬 저이윤 기업의 노동자들을 위해 사용하는 '연대임금'정책을 펴고 있으며, 호주는 '산업기금'을 노조 중심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회사가 경영상의 어려움에 빠지면 당연히 노동자들에게 돌아가야 할 각종 복지기금이나 퇴직금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노조에서도 별도의 기금을 설립해 축적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는 1990년 동서독 통일 이후 특히 동독출신 노동자의 저임금 등 임금격차 문제가 제기되면서 서독 노동자를 중심으로 기금이 조성돼 사용됐는데 일자리 창출 교육활동 등 사회적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사회공헌기금'을 최초로 제안한 민주노총의 금속산업연맹의 경우 자동차 회사들의 순이익 중 5%를 기금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자동차의 경우 사회공헌기금 출연에 따른 사용자와 노동자, 주주가 공동으로 기여할 수 있는 적당한 선을 5%로 잡고 있다.
▲ 여수산단 기업의 기금출연 형태와 방법에 대하여
여수산단 화섬 공투본의 매출액 대비 0.01% 요구는 여수산단 기업체의 매출액과 순이익의 규모로 볼 때, 오히려 지나치게 소극적인 주장으로 보인다. 매출액 대비 0.01%보다는 순이익 대비 3%정도의 요구가 합리적이지 않을까 한다. 매출액 대비 요구치는 자칫 기업체가 순이익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를 가정하여 기금조성에 비협조적이거나 소극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 지역사회발전기금 기업을 위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입사를 희망하는 우량기업은 많이 있지만 존경받고 사랑 받는 기업은 많지 않다. 기업의 사회적 책무의 이행정도는 기업가치와 미래 발전을 평가하는 지표가 될 것이며 이것은 기업의 가장 큰 자산이 될 것이다. 지역사회에서 지탄을 받는 기업은 투자의 걸림돌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기업의 이미지손실과 반기업 정서를 유발할 것이다.
#그림4오른쪽#마지막으로 지정토론에 나선 남해안신문 박성태 취재팀장은 '울산 SK를 통해 본 지역발전기금 조성'이란 주제로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 SK(주) 1천억원대 울산대시민공원 조성, 시에 기부채납
1964년 국내 최초 정유사로 출발한 울산 SK는 지난 1995년 울산시와 체결한 약정 내용은 울산시 남구 옥동, 신정동 일원 110만평에 울산대시민 공원을 조성해 기부 채납 한다는 것.
이 사업을 위해 SK는 1천억원을 투입했다. 지난 2002년 4월 30일에는 1차분 약 600억원이 투입된 13만평에 실내수영장과 옥외 풀장, 느티나무 산책로, 옥외공연장, 산림놀이시설, 잉어물놀이시설 등 개장식을 가졌다.
나머지 97만평에 달하는 2차 개장시설은 400억원의 건설비를 투입, 오는 2005년 8월에 완공할 예정이다.
이 같은 대규모 환원사업이 가능했던 것은 행정수장 한 사람의 의지에 따라 기업의 대규모 지역사회환원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을 심완구 전 시장이 증명한 것이다.
▲ 울산시민 ‘SK돕기운동’으로 'SK정상화' 일궈 내
지난 해 SK 그룹 최태원 회장이 구속되자 SK글로벌 채권단이 법정관리를 강행해 재계 3위의 SK그룹은 해체위기에 놓이자 울산시민과 언론, 시민단체가 선도적으로 나서 ‘SK살리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쳐 몰락 일보 직전의 기업을 정상화시킨 것이다.
▲ 환경과 산업 조화, 두 마리 토끼잡는 울산시
울산시는 큰 틀에서 지역환경 통합관리를 위한 제도 정비와 기업의 자율적 환경개선노력 확대, 친환경적 도시이미지 제고 등 3개 분야로 나눠 생태도시 건설에 나서고 있다.
생태도시 추진기획단을 구성해‘Ecopolis 울산계획’최종보고회를 갖고, '지역환경영향평가조례’제정, 지역 48개사와‘자율환경관리협약’을 맺고 오염물질 저감과 시설 개선, 지역환경기술개발센터에 연간 8억원을 지원해 기업체의 환경진단, 조사연구 등.
여수산단 지역발전기금 조성 의지 있나
LG정유의 시프린스호, 사파이어호의 국내 최대 해양 기름유출사고를 비롯해 남해화학의 석고침출수 유출사고, 제일모직의 스티렌모노머와 에틸벤젠 유출사고, 한화석유화학의 가성소다유출사고 등 수많은 대형 환경참사로 지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해 왔지만 지역사회에 기여한 정도는 지극히 미미해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발전기금 조성위한 여론수렴 절실
산단이 들어선 지 35년째가 됐지만 지역발전기금 조성을 위해 여수시를 비롯한 관계기관과 지도자들이 실질적인 노력을 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지역민들의 관심을 증폭시키기 위해 어떻게 얼마를 조성하고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여론수렴 과정과 공론화 작업을 거쳐야 한다.
지역발전기금 조성 원년으로 기록될 2004년, 35년 동안의 불신과 반목의 늪을 여수산단 기업들이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지역발전기금이 다름 아닌 기업 성장의 '탯줄'이라는 강한 인식과 자각이 있을 때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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