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 없는 불꺼진 도시
지도자 없는 불꺼진 도시
  • 남해안신문
  • 승인 2004.06.0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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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가 과거의 영화를 잃어가고 있다.

밤이면 밤마다 다도해 해상의 아름다운 고기배들의 불은 꺼진지 오래고 산단의 야경도 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한다.

시민들은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여수의 지도자들에게 무언의 메세지를 던져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또 사람이 없는 도시에 결국 올 것이 왔다고 한다.
100년은 고사하고 1년도 못 내다 본 장님들의 원맨쇼에 웃음을 팔았던 결과이기도 하다.

최근 공공기관들이 앞다투어 '탈(脫)여수’움직임이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 같은 탈(脫)여수 '소외도시’전락을 우려하는 여수시민들은 애써 만류를 해보지만 도리가 없을 성싶다.

각 기관들이 시장경제 논리를 적용해 이익과 실리가 없다면 존치시킬 이유가 없을 것이다.

최근 여수방송국의 순천방송국 통폐합 움직임과 관련해 방송국마저 옮겨갈 경우 여수는 쇠퇴의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4일 여수시와 시의회, 지역 시민단체가 제2청사 회의실에서 시장과 시의회 의장,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통폐합 관련 간담회를 갖는 등 강력대응에 나섰다

이날 간담회서 참가자들은 통폐합 조치를 강도 높게 비난하고, 국가사업을 뒷받침하고 지역여론을 주도하는 공영방송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절실한 시점에서 KBS여수방송국의 통폐합은 재고되어야 한다는 성명서를 채택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 관계자는“여수시는 2008년 전국체전 유치를 계획하고 있다"며 통합반대에 나섰다.

특히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는 참여정부에서 국가계획으로 확정해 적극 지원하기로 약속한 했다며 국가사업을 뒷받침하고 지역여론을 주도하는 공영방송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시민들은 그동안 여수지역에서 활동하던 공공기관들이 지리적 여건이 좋은 순천으로 하나둘 옮겨가면서 도시 쇠퇴를 부추기고 있다며 이번‘여수방송국 순천방송국으로 통폐합’이 수면위로 떠오르자 반발이 극에 달하고 있다.

지난 99년 한국은행 여수사무소가 순천으로 이전하고 여수분실로 격하됐고 한국감정원 역시 같은 절차를 밟아 순천으로 통폐합됐다.

또 2001년 12월 대한항공이 여수지점을 여수공항으로 통합 후 폐쇄했고 이듬해 아시아나항공 역시 순천으로 통폐합했다. 같은 해 한국산업단지서남지역본부도 광주로 이전하며 여수는 지사로 격하됐다.

식자층들은 이 같은 탈 여수 현상을 놓고 불과 10여년 전까지 전국의 대표적인 수산도시로 전남동부권은 물론 경남서부권을 영향권에 둔 중심도시였으나 수산업이 사양산업으로 전락하며 쇠퇴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의 인구도 대폭 감소하고 있어 이런 추세로 간다면 인구 20만 붕괴도 멀지 않았다고 지도자들을 성토한다.

사실상 최근 10여년 동안 정치지도자들은 자신들의 벼슬욕심 말고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

말로만 떠드는 관광도시, 1등 여수, 미항 여수 그럴싸한 구호로 시민들을 현혹시키고 또 속아넘어간 결과가 눈앞에 온 것이다.

혹자들은 일 할 사람을 뽑지 않고 특정 당을 뽑은 결과라며 당연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과거 ‘여수에서 돈자랑하지 말라’는 영화를 되찾는 길은 지금도 늦지 않았다.
산단의 기계소리가 꺼질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전문가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여야 한다.

한마디로 노후시설, 고임금 때문에 중국 등의 개발도상국과 경쟁할 수 없는 상태가 곧 온다는 것이다.

바다에 고기배가 사라지고 산단의 기계소리가 꺼지는 현상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향후 50년을 내다보는 발전전략을 세워야 할 때이다.

이를 위해 열린우리당 이든 민주당이든 여수를 살리는데 다같이 손잡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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