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둥바둥 살아도 희망이 안보여요
아둥바둥 살아도 희망이 안보여요
  • 관리자
  • 승인 2004.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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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가계... 40대의 주부일기
본지는 매서운 겨울 바람만큼이나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살아가는 40대 가정의 주부일기를 통해 체감경기를 알아보고 애환을 들어보았다.
"저는 텔레비전과 신문을 자주보지는 않지만 정치인들이 돈을 차 떼기로 받았다는 뉴스를 보고 억척이 무너지는 느낌이 드네요, 또 정치인들의 싸우는 꼴을 보면 마치 권투경기를 보는 것 같아서 재미있기는 하지만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사회전반에 흐르는 위기감과 불황의 그늘 속에 서민들에게는 잔인한 삶이 계속되고 있다.
곳곳에 잠재된 사회적 불안요인과 치솟는 물가, 금리인하 등 갖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식당과 재래시장에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긴지 오래며 쪼들린 가계경제에 가족 분위기 마저 삭막해지고 있다.
주부 정모씨(40·신기동)는 하루 하루가 전쟁으로 시작해 전쟁으로 끝난다며 체감경제를 원망하고 있다.
정씨 가정의 경우 건설회사에서 일하는 남편의 월 170만원의 보수에 두 아이들의 교육비 마련도 빠듯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6학년인 큰딸의 영어학원비 8만원, 피아노학원 7만원, 학습지 5만원, 또 초등학교 2년인 아들도 영어학원 8만원, 태권도 6만원, 학습지 7만원 등 교육비만 40여만원에 달한다.
정씨는 교육비 외에도 의료보험료 5만원, 생명보험 및 각종보험료 20만원, 자동차할부금 및 보험료 등 45만원, 식비와 부식비 50만원까지 포함하면 기본 생활비만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 주택관리비, 난방비, 대출금이자, 전기요금, 통신료 등 잠깐만 계산해도 20만원이 넘게 들어가는 것이 예사다.
그나마 애들 아빠가 친구들과 마신 유흥비는 고서라니 남은 카드 빛 300여 만원은 계속 돌려 막기를 하다가 카드사의 어려움 때문에 한도액이 10만원으로 줄어 1주일 걸러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융통을 해서 넘기고 있어 피가 마르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울먹이고 있다.?????
애들 아빠는 학원을 줄이라고 하는데 애들 때문에 사는데 도저히 억울해서 교육비는 줄이고 싶지는 안아서 자주 다투고 살아요?
시장 바구니 챙겨들기도 부담된다며 푸념하는 정씨는 최근엔 신용카드 사용을 놓고 투정을 부리는 남편과 언성을 높이는 일까지 잦다.
정씨는 “아둥바둥 살다보니 평온했던 가족 분위기까지 삭막해지고 있다”며 “그만두었던 시간제 일이라도 다시 알아봐야 겠다”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요즈음 같은 불경기 때 부업 일을 따기는 하늘에서 별따기 보다 어려울 것이 뻔해 엄두를 못 내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번 설에서 너무나 어려워 시부모님께는 약간의 인사를 올렸으나 친정부모님에게는 아무런 인사도 못했다며 남편이 알면은 미안해 할까봐 벙어리 냉가슴 앍듯이 아픈 가슴을 쓸어 내렸다.
게다가 이자소득세 등 세금과 물가 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저축성 상품의 실질이자 소득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금융권의 현실도 저축해 봐야 목돈을 만들 수 없는 서민들에게 깊은 좌절로 다가오는 등 시련의 계절은 끝날 줄 모르고 있다.
서선택 기자 sst@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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