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흥적인 관광정책 수립 안된다"
"즉흥적인 관광정책 수립 안된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04.02.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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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순 한영대학 관광과 교수
1. 최근 여수시는 관광의 행정의 중요 목표로 삼을 만큼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대안은 마련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수시 관광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관광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지금 관광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들은 관광이라는 것이 배부른 사람들이나 즐기는 일이라는 교육을 받은 사람들의 세대이다. 당연히 현 상황에 맞는 관광정책을 수립하는데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
더구나 관광이라는 것을 너무 크게 생각한 나머지 많은 예산이 필요한 호텔이나 유스호스텔, 대규모 관광단지를 만드는데에만 고민을 한다. 이쪽에는 호텔을 저쪽에는 관광단지를 하는 식의 즉흥적인 단위 사업에만 치우치다보니 여수지역 관광정책이 누더기정책으로 변할 수 밖에 없다.
또 대규모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을 진행하다보니 한계가 있는 시 예산이나 정부 예산보다는 민자유치에 적극성을 보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대규모 예산을 투자하는 민간자본가들은 그 지역의 사업성이 충분한가를 먼저 살핀다. 즉 이 곳에 100억원을 투자하면 150억원의 이익을 뽑을 수 있을 것인가를 먼저 고민한다는 것이다.
여수시가 가지고 있는 관광자원이 이들의 입맛에 맞는지를 먼저 고민하고 이들이 투자에 구미를 당길 수 있도록 허황된 자료가 아닌 기본적이고 실질적인 관광자원에 대한 조사결과를 제시해야 한다.
따라서 이 같은 새로운 관광정책을 수립하는 담당자는 바뀌고 있는 관광정책 및 추세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거나 아니면 전문가들을 영입해 여수시의 관광정책을 전반적으로 수정 할 필요성이 있다.
그러나 여수시가 행정의 중요목표를 관광으로 삼고 있으면서도 전체 예산의 1%대 만을 사용하고 또 삭감 사유가 생길 경우 제일 먼저 삭감하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앞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2. 여수시는 천혜의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교수님은 관광자원에 대한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무엇이 문제라는 것인가.
'구슬도 꾀어야 보배'라고 했다. 여수는 우리나라에서 신안군 다음으로 도서지역이 많은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 시도 이러한 특수성을 감안해 도서지역에 대한 관광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하지만 도서지역을 연결하는 교통수단은 미비하다. 하루에 한 두 번 배가 다닌다면 어떤 관광객이 여수지역에 있는 도서를 찾겠는가.
그렇다고 육로는 또 좋은가. 공항의 경우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고속도로도 순천까지만 연결이 돼 있고 순천을 지나 여수를 오는 구간에는 산단을 오가는 대형차량들로 '마의 도로'라는 악명을 띠고 있다.
철로는 어떤가. 익산에서부터 여수까지 단선으로 되어 있어 이 곳을 오가는 기차의 운행편수는 다른 철로보다 훨씬 적다.
이번에는 시내로 들어와 보자. 관광지에서 많이 떨어진 곳에 정류장이 있고 시내에 있는 진남관은 자가용 차량이나 대형 버스가 주차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주차공간을 가지고 있다.
관광지는 어떤가 관광객들이 편하게 앉아서 쉴 수 있는 곳이나 위락시설, 먹거리 등이 충분한가. 반문해 볼 일이다.
또 정책부분에서는 어떤가. 조만간 여수시가 중장기적인 관광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용역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 용역의 결과가 아무리 좋게 나온다고 하더라도 이를 뒷받침해 실천할 수 있는 담당부서가 없다면 그 용역의 결과가 한낱 종이로 전락 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3. 그렇다면 이러한 여수 관광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우선 여수지역에 산재해 있는 관광자원에 대한 기본적이고 실질적인 기초조사가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여수시 중장기적인 관광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특히 시청 공무원은 물론 지역민 한 명 한 명이 오동도와 향일암에 버금가는 관광자원이 되어야 한다.
최근 여수시가 관광도우미를 교육시키고 있는데 이 같은 사업들이 더욱 더 활기를 띠어야 한다.
이와 함께 단체장의 확고한 의지가 필요하다. 단체장의 확고한 의지는 단순히 관광을 행정의 중요 목표로만 정하는 선이 아니라 그에 합당한 예산을 편성하는 현실적인 의지를 보여야 한다.
여수지역에 대한 관광의 기초자료를 수집해 이를 지역의 관광산업으로 연계하고 이들 관광산업에 대한 행정적인 지원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특히 관광에 대한 용역결과를 추진하는 도서지역과 육지부의 모든 관광산업, 관광개발, 관광기획 등을 전담할 부서를 마련해 이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획기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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