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개 여수의 생일섬, 제2의 일터이자 생명이죠”
“365개 여수의 생일섬, 제2의 일터이자 생명이죠”
  • 이상율 기자
  • 승인 2023.05.23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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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 박근세 섬 전문 사진작가를 만나
40여 년간 여수지역 365개 섬 찾아 다니며 섬의 모든 것 기록해
‘생일섬’ 프로젝트 처음 제안...백도·사도, 지질공원 추진도
박근세 작가의 섬 사진 작품.
박근세 작가의 섬 사진 작품.

 

박근세 작가
박근세 작가

 

40여 년간 여수의 유·무인도 365개의 섬을 촬영하고 속속들이 역사를 기록하는 섬 사진작가 박근세(68)씨는 오늘도 섬을 찾는 발길을 멈추지 않았다.

지난 13일에는 삼산면 손죽도 초등학교 100주년 기념 잔치에서 단합을 상징하는 U자형 돌탑 제막식을 찾아가 학교의 역사와 화전놀이 잔치 광경을 카메라에 담기 위하여 ‘샷’을 누르느라 여념 없었다.

손죽초등학교는 1923년 4년제 손죽 보통학교로 개교. 2015년 인구감소로 거문초등학교로 통합 손죽도 분교로 불리다가 2022년 체 100세를 채우지 못하고 폐교됐다.

손죽도는 여수에서 74km 떨어진 섬으로 소거문도, 평도, 광도와 함께 손죽열도를 이룬다.

임란 때 명장 이대원(李大源) 장군 충열사(忠烈祠)가 있는 곳이다

그가 20여 년 섬을 찾고 사진작가로 관록과 명성을 얻기까지는 병역, 직장 경험이 만들어 준 한 편의 3박자 드라마였다.

77년 3월 전투경찰에 입대, 첫 근무를 신안군 임자도에서 보낸 그는 고흥 나로도, 발포에서 근무하다 79년 여수 여자도에서 제대했다. 당시 섬의 치안 활동하면서 주민과의 교류를 통해 섬의 역사와 문화 풍습 등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고 수첩에 섬의 역사를 촘촘하게 담고 바다낚시도 즐겼다.

80년 호남정유에 입사하고 직장 사진팀을 운영 휴무일 낚시가 그를 사진작가로 변신토록 한 것이었다.

거문도 백도는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새로운 장을 열게 했다

박근세 작가의 백도.
박근세 작가의 백도.

 

백도 상륙이 허용되던 어느 날 낚시 모임에 참여하여 일행은 빈 탕을 겪고 있을 때 혼자 월척을 낚아 이 무용담이 서울에서 발간하는 모 낚시잡지에 기고한 것이 인기를 끌면서 새삼 기록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그 후 남해안은 물론 충청도 서해안 도서까지의 낚시 포인트를 찾아 촬영하게 되었고 섬만이 가질 수 있는 역사를 뒤집어 보고 역사와 전통문화와 풍습을 기록하여 노트에 남기는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다. 섬 사진을 찍기 위해 배를 사들이기도 했다.

유·무인도를 가리지 않고 조사. 기록의 부피를 키웠다. 여수의 365개의 섬을 고스란히 그의 카메라에 담겼고 좌표를 명시하여 갈무리했다. 그리고 여수지역발전협의회의 ‘생일섬’이란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했다.

1년이 365일. 섬에 순위를 만들고 해당일에 생일과 같은 섬을 생일 기념으로 방문하게 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무인도의 경우 교통, 시설 등 난제가 많아 취소됐다. 이런 활동이 어느덧 섬 박사라는 호칭까지 얻기에 이른 것이다.

본격적인 섬 여행은 퇴직 이후 2015년 부터 였다. 낚시 포인트를 찾고 섬을 촬영하고 역사를 기록하는 삼위일체의 시스템을 확보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래서 섬 전문 사진작가라는 칭호를 얻게 되었다.

 

박 작가는 2016년 여수 365섬 개인전을 시작으로 2019년 여수시가 주최하는 지역 예술가 창작 지원 프로젝트 ‘섬 섬 여수 전’에 참여 작가로 2020년 금보성아트센터 ‘섬사람이 그립습니다’ 서울 초대 사진전, 2021년 ‘11월에 예울마루 소극장 건져 올린 달빛 바다; 달빛 소나타 영상 콜라보, 서울 금보성아트센터 박근세 유동명 2인 초대전, 2022년 여수미술관 백도의 비경 초대 사진전 등 사진 활동도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강의나 방송 활동도 온통 섬에 대한 것이다. 2019년 EBS ‘한국 기행’ 사진작가가 소개하는 ‘평도’ 2021 KBC 금오도 소개, 2021년~2022년 여수 MBC TV 동네 어바웃 게스트 출연, 여수 섬 소개, 2022년 여수시의회, 전남 대학교 거문도 해양 문화유산 특강, 여수 관광 해설사 보수교육 등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21년 여수시 남면지 사진 편집위원 2020년 여수시 섬 변천사 1권~4권 사진 편집위원, 김충석 저 초도 향토사 사진 편집위원, 2022년 전남대학교 섬과 어촌 공저자로도 활동했다.

여수 섬 박람회를 계기로 지질공원 추진을 제시하고 있다. 섬의 르네상스 시대를 만들기 위해서란다.

그는 2022년 4월 여수미술관에서 ‘백도의 비경’ 전을 개최했다. 백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이다. 한때 보물섬으로 알려졌던 이 섬은 경치가 뛰어나 1979년 섬 일대가 명승 제7호로 지정되어 있다.

거문도에서 동쪽으로 약 28km 떨어져 있다. 크게 상백도 군과 하백도 군으로 나누어져 있다. 지적도에 나타나 있는 섬은 모두 36개이고, 때때로 물에 잠기는 바위섬까지 합하면 99개로 백 개가 조금 안 되어 일백 백 자가 아닌 흰 백 자를 붙였다고 했다.

최고 높이는 상백도의 110m 지점이며, 대부분 섬이 암석으로 된 바위섬이다. 자연의 신비함을 간직한 기암절벽과 회나무가 곳곳에 있으며, 상백도에는 나루 섬, 노적 섬, 매바위, 병풍바위, 오리섬, 탕근 대 등이 있고 하백도에는 각시바위, 궁성 바위, 서방 바위 등이 있다.

또한, 바다직박구리, 흑비둘기, 휘파람새 등 희귀한 조류가 서식하고 까마귀쪽나무, 땅채송화, 동백나무, 보리수나무, 풍란, 쇠뜨기 등 희귀식물이 자생하고 노란 꽃 원추리가 손짓하기도 한다. 상백도에 태양열 무인 등대가 설치되어 있다.

1978년 종합 학술 조사가 실시된 바 있으며 섬 전체의 자연경관이 뛰어나고 남국적인 정서가 짙어 지금은 관광지로서 인기가 있다.

백도 관련 상백도와 하백도의 위치가 바뀌어 있다.
상백도와 하백도의 위치를 표기한 지도.

 

백도 사진 전시회는 무관심한 시민들에게 아름다운 섬을 소개해 주기 위해서란다. 1917년 백도의 위도가 지금의 상백도가 하백도, 하백도가 상백도로 표기된 복사본 지도까지 찾아 소장하고 있다.

지금은 여수 섬 전체적으로 주민은 줄어들고 있어 평균 연령이 72세 정도나 된다. 현재 답사, 연구를 위해 방문해 보면 남아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섬역사, 문화재 등의 기억도 사라지고 있어 현장 답사, 연구가 더욱 필요할 때로 본다.

지금이라도 기록으로 남겨야겠다. 인터뷰를 모아 책으로도 남길 생각이다. 이를 위해 녹취와 사진 촬영은 늘 진행형이다. 활발한 조사 활동은 전문가 그룹에 이름을 남기고 있다.

여수는 2026년 여수 세계섬박람회를 개최한다. 박 작가는 사도·백도 지질공원 추진을 제안하고 있다. 박람회 개최까지는 약 3년간 기간이 있다. 기간 중 국가 지질공원이 등록된다면 섬 박람회 성공에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유네스코 지정에 도전할 수 있는 여유를 얻게 되며 섬의 품질을 높일 수가 있다.

지질공원은 지구과학적으로 중요하고 경관이 뛰어난 지역으로 교육, 관광 등에 활용하기 위해 '자연공원법'에 따라 환경부 장관이 인증한 공원을 말한다. 지질공원은 ▷지질명소를 20개 이상 포함하고 ▷지구과학적 중요성, 경관적 가치, 희귀한 자연적 특성을 가져야 하며 ▷고고학적·생태적·문화적으로 우수해 보전할 필요성이 있고 ▷지질 유산을 보호함으로써 경제적 부가가치가 창출돼야 하는 등의 조건에 부합해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2020년 기준으로 울릉도·독도(2012), 제주도 지질공원을 비롯하여 부산지역, 경북 청송, 강원 평화 지역(DMZ), 광주 무등산권, 경기 한탄·임진강, 강원 고생대, 경북 동해안권, 전북 서해안권, 인천, 백령·대청, 전북 진안·무주, 충북 단양, 전북 고군산도, 경기 화성, 경북 의성, 경북 문경 등 13개 지질공원을 운영하고 있다.

 

사도 백도 지질공원 추진 제안은 최근 여건이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공룡 섬 사도와 추도의 돌담길이 등록문화재고 시루섬은 지질 경관으로는 얼굴 바위 거북바위 이외에도 수없이 많고 학술적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특정 도서로 규모 등 4가지 조건을 충족하고 있으며 장사도 경관도 1등급이 40개가 넘고 3등급 80개 정도가 있으며 희귀성은 5개 이상만 차별화가 되는 데 이보다 훨씬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지질공원이 확정되면 지오투어리즘이 열린다. 단순히 경관만 아니라 지구과학적인 현상에 관하여 공부하는 관광의 요람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관광객 유치에 유리하고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며 일자리 창출도 이루어지게 된다.

아울러 문화재 등록 지점으로 공사가 중단됐던 사도, 낭도 인도교 공사의 재개는 하지 않아야 한다. 또, 천연기념물 제434호로 지정된 증도에서 2010년 6월 여수시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여수 박람회 성공개최를 위한 해안절벽 ‘로프’ 등반대회 개최와 같은 우를 재현하지 말아야 하고 시의회가 2016년 예산 부결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섬, 섬, 섬은 그의 일터고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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