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지역 정치권 안건다툼, 진흙탕 싸움으로 확산
여수지역 정치권 안건다툼, 진흙탕 싸움으로 확산
  • 강성훈
  • 승인 2023.02.27 13: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수시의회 대학병원 관련 건의안 부결 후폭풍 거세
시의회, 건의·결의안 부결 2건 불과...‘실적쌓기식’ 발의는 급증
여수시의회 일부 의원들이 대거 퇴장한 본회의장에서 고용진 의원이 발의한 결의안을 설명하고 있다.
여수시의회 일부 의원들이 대거 퇴장한 본회의장에서 고용진 의원이 발의한 결의안을 설명하고 있다.

 

여수시의회가 지역 대학병원 건립과 관련한 건의안 채택을 두고 갑과 을지역구 의원들간 첨예한 갈등과 의회 운영의 파행으로 이어지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유사한 내용의 건의안과 결의안을 잇따라 쏟아내면서도 상대의 의견은 무조건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행태에 대한 비난여론이 거세다.

여기에 시의원들의 ‘실적쌓기식’으로 쏟아내고 있는 건의안·결의안의 제도정비 요구 여론도 커지고 있다.

여수시의회는 최근 마무리된 226회 임시회 본회의에 정현주의원이 발의한 ‘국립 순천대학교 의과대학 및 여수 대학병원 설립 촉구 건의안’을 갑지역구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대 의견을 내면서 부결시켰다.

이어진 유사한 내용을 담은 고용진 의원이 발의한 ‘여수전남대학교병원 설립 촉구 결의안’은 을지역구 의원들이 퇴장한 상황에서 가까스로 정족수를 채우며 원안가결했다.

이에 앞서 같은 회기내 구민호 의원이 대표 발의한 ‘여수대학교-전남대학교 통폐합 협약서 이행 촉구 건의안’은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부정적 입장을 보였지만, 원안 가결됐다.

사실상 “내 주장은 밀어붙여야 되고, 상대 주장은 안 된다”는 식의 판단이 원안가결과 부결의 결과로 이어졌다.

이같은 상황은 일부 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퇴장하면서 의회 운영의 파행으로 이어졌고, 장외에서는 서로에게 유리한대로 해석한 홍보전으로 이어지면서 정치권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지역사회를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시키고 있다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여수시의회에 따르면 의원들이 지역 현안 문제에 대해 상급 기관에 건의하거나 의원들의 의사를 결집하는 결의안이 부결된 사례는 극히 이례적이다.

최근 제5대 의회부터 현재 제8대 의회에 이르기까지 상정된 145건의 건의안이나 결의안 가운데 부결된 사례는 이번 회기에 부결된 사례 포함해 2건에 불과하다.

지난 7대 시의회 당시 지역내 입장차가 첨예하게 갈렸던 ‘여수만흥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공급촉진지지구 지정 및 도시기본계획 변경 반대 결의안’이 부결돼 이전까지 유일한 사례로 기록됐다.

이번 회기에서 부결시킨 ‘국립 순천대학교 의과대학 및 여수 대학병원 설립 촉구 건의안’과 관련해 반대입장을 표명한 의원들은 ‘순천대학교 의과대학‘을 명시해 반대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하지만, 타지역 문제를 여수시의회가 다룬 사례는 이전에도 여러차례 있었다.

제5대 의회에서는 ‘순천 신대지구내 미국계 대형할인매장 입점 반대 결의문’ 등을 채택한 바 있다.

또, 지난 7대 의회에서도 ‘미얀마 군부 쿠데타 규탄 및 민주화 원상회복 촉구 결의안’을 상정해 채택한 바 있다.

결국 시의회가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상대의 의견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장이 표심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시의원을 지낸 한 인사는 “건의안.결의안의 경우 대표발의한 의원의 견해를 전체 의원들에게 동의를 얻는 과정으로 구속력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대부분 동의를 해 왔다”며 “이번 사례처럼 철저하게 정치적 계산에 의해 가결과 부결의 선택을 한 경우는 없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의원들의 무분별한 건의안·결의안 채택 시도에 대한 비판도 여론 도마에 올랐다.

건의안과 결의안은 8대 의회 들어 급증하고 있다.

5대 의회에서 건의안과 결의안 통틀어 33건이었고, 6대 의회에서는 16건, 7대 이회에서는 57건이었다.

8대 의회들어서는 임기 6개월여만에 8건의 결의안과 31건의 건의안을 포함해 무려 39건이 상정돼 처리됐다.

‘스토킹처벌법 개정촉구 건의안’, ‘10년째 동결된 가정양육수당 인상 촉구 건의안’, ‘유전자변형생물체의 국가간 이동 등에 관한 법률개정 촉구 건의안’ 등 내용도 지역과 직접 관련 없는 내용들이 상당수다.

가장 최근 회기 들어서는 아예 유사한 내용의 안건을 3건이나 상정하면서 충돌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같은 내용의 8대 의회 건의안과 결의안에 대해 해당 기관이 시의회에 회신한 내용은 단 1건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사사건건 대립했던 지난 7대 의회에 이어 8대 의회 역시 시작부터 파행을 겪으면서 정치권을 향한 지역사회 비난 여론은 거세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