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대리전'에 여수시의회 결국 두쪽났다
'치열한 대리전'에 여수시의회 결국 두쪽났다
  • 강성훈
  • 승인 2023.02.23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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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대학병원’ 결의안 채택, 반대표에 밀려 부결
‘반대 당한 의원들’ 집단퇴장에 의회 운영 파행
여수시의회가 지역 현안문제에 대한 안건 처리를 두고 갈등을 겪으면서 파행을 겪고 있다.
여수시의회가 지역 현안문제에 대한 안건 처리를 두고 갈등을 겪으면서 파행을 겪고 있다.

 

지역정치권이 대학병원 건립 추진 방식을 두고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여수시의회가 결국 갑과 을 지역구로 두쪽났다.

여수시의회는 22일 226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고 정현주의원이 발의한 ‘국립 순천대학교 의과대학 및 여수 대학병원 설립 촉구 건의안’을 심의했다.

“국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지키고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국정과제의 실천 의지를 보여 줄 수 있는 전라남도 지역 국립 순천대학교 의과대학 및 여수 대학병원 설립에 정부가 적극 나서 줄 것”을 건의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갑 지역구 시의원들을 중심으로 특정지역 명시 등의 이유를 들어 반대 의견을 쏟아내면서 치열한 격론이 벌어졌다.

결국 일부 의원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표결에 부쳐져 재석의원 22명 중 찬성9, 반대 12, 기권 1로 부결됐다.

여수시의회는 격론 끝에 결국 ‘여수대학병원에 반대한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에 반발한 의원들이 집단으로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이어 또다른 논란이 되고 있는 ‘여수전남대학교병원 설립 촉구 결의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지만 이미 파행을 겪은 의회는 수십분간 정회 상황이 이어졌다.

가까스로 속개했지만, 퇴장한 의원들이 복귀하지 않으면서 갑지역구 의원들과 일부 무소속 의원 등 13명의 의원만 자리한 채 회의 진행을 이어갔다.

이어 “여수전남대학교병원 설립을 적극 지원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해당 결의안은 전체 의원들의 동의를 얻지 못한 채 의결됐다.

이렇게 논란의 안건들은 가까스로 마무리됐지만, 이후 또다른 문제가 불거지면서 또다시 회의진행을 멈췄다.

이날 상정된 주요 안건 처리를 위해 상임위원회의 심의 보고를 해야 할 상임위 위원장들이 회의장에 없게 된 상황이다.

30여분간의 정회 끝에 일부 상임위는 부위원장이 보고하는 것으로 위원장과 부위원장이 모두 부재한 상황이 된 상임위는 어쩔 수 없이 위원장이 복귀해 보고하는 것으로 재개됐다.

이렇게 상정된 20여건의 안건은 제대로 된 의견제시나 반대도 없이 일사천리로 의결됐다.

지역 현안을 두고 펼쳐지는 정치권의 '대리전 양상'이 시의회의 파행과 졸속운영으로 이어졌다.  

이를 지켜본 한 공무원은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간 갈등을 여수시의회에서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비난했다.

시민 이모씨는 “어떤 결정이 지역과 지역민들의 미래를 위한 것인지는 안중에도 없고, 오직 정치적 이해관계에 얽힌 결정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의원들 스스로 지역의 정치를 희화화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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