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남해안 흑두루미 벨트’ 정부 건의
순천시, ‘남해안 흑두루미 벨트’ 정부 건의
  • 강대인 기자
  • 승인 2023.01.16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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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지자체장 흑두루미 보호 업무협약 체결
순천시, 먹이터 내 비닐하우스 보상으로 흑두루미 먹이터 확대
순천시가 천연기념물인 흑두루미 보호를 위해 6개 지자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순천시가 천연기념물인 흑두루미 보호를 위해 6개 지자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천연기념물인 흑두루미를 보호하기 위해 ‘남해안 흑두루미 벨트’가 제안되는 등 다양한 정책 추진이 이뤄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순천시는 지난 12일 6개 지자체장과 흑두루미 보호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멸종위기종 흑두루미 종 보존을 위한 남해안 흑두루미 벨트를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흑두루미 서식지 보전을 위해 순천시와 강원도 철원군, 충청남도 서산시, 전라남도 여수시·광양시·고흥군·보성군 등 7개 지자체장이 참여해 정부에 흑두루미 서식지 분산을 위한 남해안 벨트 조성을 건의했다.

흑두루미는 천연기념물 228호이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적색목록의 취약종으로 분류해 국제적으로 보호하고 있는 종이다.

전 세계 16,000마리 ~ 18,000마리가 생존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흑두루미는 다른 두루미류와 달리 개방된 습지보다 산림지역인 러시아 시베리아 남부 타이가 습지대, 우수리강, 아무르강, 중국 동북부에서 번식한다.

나무가 우거진 숲속 늪지에 둥지를 만들어 번식하니 사람의 접근 자체가 어렵다. 그래서 흑두루미 번식지에 대한 정보가 그리 많지 않다.

흑두루미 이동 루트는 크게 두 개로 나뉘는데 러시아 서부에서 번식하고 중국 서부에서 월동하는 그룹이다. 이 이동 루트 상의 개체수는 감소 추세에 있다. 다음 경로가 러시아 동북부 ~ 중국 동부 ~ 한국 ~ 일본으로 이어지는 유라시아 동부 그룹이다. 전체 생존 개체수의 90% 이상이 이 경로를 이용하고 있다.

한반도는 최장 거리인 러시아 동북부 ~ 일본 이즈미까지 이동하는 흑두루미의 중요한 중간 기착지이다.

지난해 11월 초에 전 세계 흑두루미의 90%가 월동하는 일본 이즈미에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하면서 위험을 느낀 이즈미 흑두루미 6,000여 마리가 바다 건너 순천만으로 역유입되면서 순천만 흑두루미는 9,841마리가 기록됐다.

순천시는 2009년부터 순천만 인근 난개발을 막기 위해 생태계보호지구(7.738㎢)를 설정하고 환경저해시설 철거, 전봇대 282개 제거, 흑두루미 경관농업단지를 운영하는 등 흑두루미 서식 환경 개선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 흑두루미는 1999년 80마리, 2008년 350마리에서 2021년 3,400여 마리까지 증가했다.

순천시 조사결과 월동개체뿐만 아니라 2021년 가을과 2022년 봄 이동시기에 일본 이즈미 흑두루미 5,000여 마리가 순천만을 중간 기착지로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순천시가 흑두루미의 서식지 확대를 위한 다양한 시책을 추진중인 가운데 먹이터에 볍씨를 살포하고 있다.
순천시가 흑두루미의 서식지 확대를 위한 다양한 시책을 추진중인 가운데 먹이터에 볍씨를 살포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하반기에 흑두루미 서식지를 확대하기 위해 흑두루미 먹이터 내 인공 시설물에 대한 보상을 착수했다.

지난해 연말 흑두루미 먹이터 주변의 비닐하우스 7개동(7,604㎡)의 보상을 완료했으며, 올해 흑두루미 먹이터로 복원할 계획이다.

국내에 유입된 흑두루미는 순천만 주변인 경남 하동 갈사만, 전남 여수·광양·고흥·보성이 인접한 여자만, 그리고 서산 천수만까지 분산됐다.

이러한 흑두루미의 이동은 한 지자체의 노력만으로는 멸종위기종을 보호하는 데 한계가 있어 무엇보다 지자체간 연대, 국가간 연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순천시는 지난 12일 순천만국제습지센터 입체영상관실에서 강원도 철원군, 충청남도 서산시, 전라남도 여수시·순천시·광양시·고흥군·보성군이 참여한 ‘흑두루미 서식지 보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해당 지자체들은 흑두루미 서식지 보전을 위한 지자체장 네트워크 구성과 서식지 위협요인 분석, 관리 계획 수립 등 지자체의 경험과 지식 적극 공유, 흑두루미 분산 및 상시 방역 시스템 구축 협력 등을 약속했다.

국제두루미재단 스파이크 밀링턴 부회장은 영상메세지에서 “흑두루미의 잠재적 월동지를 발굴해 서식 환경 개선, 먹이주기 등을 통해 월동지를 확대해야 한다.”라며, “흑두루미를 여러 지역으로 분산해 국제적인 멸종위기종이 보전될 수 있도록 공동 협력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또, 순천시는 흑두루미 개체수가 늘면서 흑두루미 희망농업단지 확대를 정부에 건의했다.

확대 대상지 총면적은 109ha로 전봇대 161개를 지중화하고 용수로 관로공사, 흑두루미 영농단 운영 등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시는 여수, 광양, 고흥, 보성 등 남해안 흑두루미 벨트 조성을 정부에 추가로 건의해 세계적인 흑두루미 탐조관광 거점을 구축할 계획이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생태가 개발을 억제해 도시의 발전을 막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경제를 견인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순천이 전 세계에 증명하고 있다.”고 말하며 “순천이 보유한 흑두루미 서식지 관리의 경험과 지식을 지자체와 적극 공유하고 멸종위기종 흑두루미 종 보존을 위한 남해안 흑두루미 벨트 완성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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