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설립, 제설분분(諸說紛紛)해서야!
대학병원 설립, 제설분분(諸說紛紛)해서야!
  • 남해안신문
  • 승인 2022.12.2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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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설립을 위한 민·관·정 협의체 구성으로 혼연일체 되어야!!
[신난중일기] 한정우 박사
한정우 박사
한정우 박사

 

얼마 전 인도의 샴쌍둥이에 관한 기사를 보았다.

인도 뉴델리에서 2003년 태어난 이 쌍둥이는 머리와 상지 및 심장 등은 나뉘고, 간과 비장 등의 장기 및 다리를 포함한 하체는 공유한 채로 태어났는데, 분리수술을 하면 한명은 사망할 수밖에 없어서 수술을 하지 못한 채, 생후 2개월에 부모에게서 버림받아 보호소에서 자랐다고 한다.

그러한 샴쌍둥이가 어릴 적부터 손재주가 많더니 전력공사 같은 기관에 취직하여 일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운전을 할 때 운전대는 함께 잡고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는 각자 하나씩 맡는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은 한 여자를 동시에 사랑한 적도 있지만 서로를 질투하거나 다툰 적은 없다고 한다.

또한 몸을 분리할 수 있다면 분리하겠냐는 질문에 쌍둥이는 자신들은 절대로 떨어지지 않겠으며, 자신들의 몸은 신의 은총이며 신이 자신들을 통해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 이렇게 태어난 것으로 생각한다고 하였다.

이들의 기사를 보면서 한비자(韓非子)에 나온다는 훼(虺)의 교훈이 떠올랐다.

한 몸에 두개의 입을 가진 ‘훼’가 먹을 것을 놓고 서로 싸우다 결국 자기 몸을 물어뜯다가 결국은 모두 죽고 만다는 교훈이다.

요즈음 여수에 대학병원을 유치하자는 담론이 떠오르고 있다.

의료 취약 지역에 필수과목의 의료 인력과 공공보건을 담당할 의료 인력을 배치하여 의료공백을 해소하고 지역별 의료불균형을 완화시키기 위하여 공공의대와 대학병원을 설치하자는 공공의대 설립 정책과 산업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역의 특수성에 맞추어 전문병원이 필요하다는 당위성이 결합하여 대학병원 유치여론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연합뉴스 기사를 보면 여수산단에서 2017년부터 올해 9월까지 총 73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해 사망 16명, 부상 3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연도별로는 2018년에 사망 4명, 부상 12명 등 16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올해는 지난 9월까지 사망 5명, 부상 9명 등 14명이라고 한다.

매년 10건 이상의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10명 가까운 사상자가 발생하는 것을 보면 여수산단은 화약고라는 오명을 강하게 부정하기도 힘들어 보인다.

또다른 보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는 사망원인이 암, 심장질환, 고의적 자해, 뇌혈관 질환, 폐렴의 순서인데, 여수지역은 1위가 암, 2위가 심장질환, 3위가 뇌혈관 질환, 4위가 고의적 자해, 5위가 폐렴이 순이며, 여수지역은 특히 암과 뇌혈관 질환 사망자 수가 전국평균보다 약간 높다고 한다.

이러한 통계를 보면 지역의 발병원인과 사망원인에 대한 자세한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생각되며, 특히 뇌혈관질환의 사망자가 3위의 원인이며 전국보다 사망률이 높다는 것은 응급진료의 필요성을 상기시켜주는 근거자료로 보인다.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은 골든타임을 놓치면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여수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순천이나 광주로 이동하게 되면 그만큼 사망확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정치권인 대학병원이든, 응급 의료시설이든, 아니면 전문 병원이든 여수에 필요한 의료시설을 유치하려는 노력은 매우 필요하며 시의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주철현 국회의원은 전남대와 여수대가 통합 당시에 체결한 한의전문대학원 설치와 전문병원 설치의 통합 양해각서를 근거로 대학병원급 의료시설의 유치를 요구하는 책임론을 주장하고 있다.

김회재 국회의원은 순천대에 의대를 설치하고 광양에는 간호학과를 설치하고, 여수에 대학병원을 설치하자는 현실론을 주장하고 있다.

두 방안 모두 나름의 타당성을 갖고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되어진다.

문제는 대학병원급 의료시설을 유치하려는 방법에 대하여 지역을 대표하는 두 국회의원의 의견이 통일되지 못하고 서로 다른 방안을 제시하고 추진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두 분이 합의하여 전략적으로 서로 다른 방안을 제시하는 방법을 취하는 것으로도 보이지 않는다.

지역의 인구 규모나 교통학적 위치를 볼 때 지역이 혼연일체(渾然一體)가 되어도 대학병원급 의료시설 설치가 쉽지 않은 상황임을 감안하면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두 국회의원이 한목소리로 두 가지 방안을 제시하면서 둘 중에 하나라도 수용하라고 주장하는 것과 서로 다른 목소리로 서로 다른 방안을 주장하는 것은 천지차이이다.

지금처럼 서로 다른 주장만 한다면 시민들도 어느 쪽에도 힘을 실어주지 못할 뿐만이 아니라 중앙정부에서 수용 가능성도 전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두 분의 국회의원과 여수시정부와 여수시의회, 그리고 시민사회와 지역의료계가 참여하는 민·관·정 협의체를 구성해서 대학병원급 의료시설 설치방안에 대하여 숙의하여 그 안에서 먼저 전략을 통일하고 지역이 함께 힘을 실었으면 좋겠다.

교수협회가 뽑은 2022년 사자성어는 과이불개(過而不改)로 잘못을 해놓고 고치지 않는 것을 비판한 것이다.

우리 지역은 정치권이 오히려 소통하지 못하고 지역을 분열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있어 왔다.

대학병원 유치 활동에 있어서는 불통의 과이불개로 훼의 길을 가지 않고 혼연일체가 되어 샴쌍둥이의 길을 가면 좋겠다.

 

한정우 박사/ 정치학.한의학 박사/ 사단법인 여수이주민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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