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의회 특정 예산 삭감두고 ‘설왕설래’
여수시의회 특정 예산 삭감두고 ‘설왕설래’
  • 강성훈
  • 승인 2022.12.19 09: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덕충동 공영주차장 조성 사업비 전액 삭감에 반발 확산
공유재산계획도 의결...감평평가 평균치로 예산편성했지만, ‘반대’
여수시의회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예산을 삭감해 논란이 되고 있는 주차장 부지.
여수시의회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예산을 삭감해 논란이 되고 있는 주차장 부지.

 

여수시의회가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한 가운데 특정예산 삭감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역일각에서는 의회에서 특정사안에 대해 쓴소리를 한 동료 의원이 주도한 사업예산이라는 이유로 삭감한 ‘보복성 삭감’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여수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는 지난 9일 2023년 예산안에 대해 심의 의결했다. 예결위는 우선순위 등을 고려해 심의했다며 당초 예산에서 77억여원을 삭감 결정했다.

삭감 예산 가운데 덕충동 엑스포타운 공영주차장 조성 예산 32억원을 사업계획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전액삭감했다.

해당 예산은 심의 당시 찬반 의견이 팽팽히 갈리면서 표결에 붙여져 6대 4의 의견으로 전액 삭감결정됐다. 갑지역구 민원사업임에도 반대 의견은 모두 갑지역구 의원들이었다.

이같은 예결위의 의결 예산안은 본회의에 상정돼 12일 최종 확정됐다.

하지만, 덕충동 공영주차장 예산 삭감을 둘러싼 배경에 논란이 지속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상임위와 예결위가 ‘사업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삭감했지만, 해당 사업은 이미 지난 2020년 5월 시의회가 공유재산계획을 의결한 사안이다.

덕충동 2036번지 주차장 부지 1,847.4㎡를 매입해 지평식 공영주차장을 조성하겠다는 사업으로 사업비는 보상비 30억원을 포함해 34억8천만원을 추산했다.

당시 공유재산계획 안건은 해당 지역 일원 도로가 주정차 금지구역과 2차로 불법 주․정차로 차량 통행의 어려움이 많아 상가 이용 시민들과 상인들의 지속적인 주차장 조성 민원이 제기돼 추진됐다.

여수시는 “상가 밀집지역인 엑스포타운 내 유료 공영주차장을 조성해 주차 회전율을 높여 다수의 방문객 이용과 심각한 주차난 완화, 지역경제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사업을 추진했다.

상임위 등을 거치면서 의원들은 심의 끝에 일부 다양한 문제제기도 있었지만, 해당 안건에 대해 원안 가결했다.

특히, 일부 의원은 “과거 부지 조성시에 비해 현재 2배 정도 비싸게 매입한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향후 정책적으로 미리 시유지를 확보하여 활용하는 방안 필요하다”는 제언도 했다.

매입비가 과다하다는 문제는 이번 의회 예산안 심의에서도 수차례 제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부서는 2020년 실시한 3개 사의 감정평가 결과를 근거로 평균치를 적용해 예산을 산출했다는 입장이다. A사는 28억원, B사는 29억원, C사는 31억원의 감정평가 금액을 제시했다.

3개 업체의 감정가 평균치를 매입비로 산출하고, 여기에 주차장 조성 비용 등을 포함해 32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해당 부지를 포함한 일대 공시지가가 2020년 당시보다 올해 21.8% 가량 상승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오히려 여수시가 부지 매입을 서둘렀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삭감에 찬성한 의원들이 삭감 사유로 제시한 ‘과다한 매입비’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의원들이 전액 삭감한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는 여론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업추진을 주도했던 송하진 의원의 지역구 사업이라서 반대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반대 입장에 섰던 의원들은 터무니 없는 의혹제기라는 주장이다.

박영평 해양도시건설위원장은 “주민들을 위한 사업이니 진행하긴 할텐데 당초 땅 매입시 가격과 현재 가격 차이가 너무 크다. 심사숙고해야 하지 않나 싶어 조율해 보자는 차원에서 전액 삭감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또, 특정 의원이 추진했던 사업이라 반대했다는 일부 의혹에 대해서는 “고의적으로 그런 언급은 없었다. 금액차이가 나니까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고 밝혔다.

김행기 위원장 역시 “주차장을 만들어야 한다는데는 공감했지만, 매입당시와 현재 가격차이가 커서 재검토 해보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에 공감해서 삭감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 역시 특정 의원이 추진해서 반대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그것은 오해다. 전혀 아니다”고 일축했다.

해당 지역구 의원이면서도 반대했던 구민호 의원도 “심의 과정에서 한 의원이 25억원이 적정하지 않냐는 의견을 제시해서 32억 예산편성은 맞지 않은 것 같아 절차를 거쳐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반대한 것이다”고 밝혔다.

의원들의 이같은 해명에도 공교롭게도 갑지역구 민원사업임에도 갑지역구 의원들이 모두 예산 삭감에 찬성하면서 덕충동 주차장 조성사업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