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조영심 시인, ‘시산맥 기후환경문학상’ 수상 영예
여수 조영심 시인, ‘시산맥 기후환경문학상’ 수상 영예
  • 신병은
  • 승인 2022.10.22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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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환경 문제 들여다보는 시인의 소명의식 고민 엿보여”
조영심 시인.
조영심 시인.

 

계간 ‘시산맥’이 제정한 제1회 시산맥기후환경문학상에 여수작가회 회원으로 활동중인 조영심시인이 선정됐다.

당선작은 '별빛 실은 그 잔바람은 어떻게 오실까' 외 4편이다.

심사위원들은 "시인의 개성이 '기후환경'이라는 문제에 자연스럽게 녹아있어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작위적으로 만든 시들과 확연히 구분됐다"며 "자신이 다룰 수 있을 만한 이야기를 자신의 목소리로 가만가만 다루고 있어 시의 진정성 면에서도 안심이 됐다"고 평가했다.

2012여수세계박람회의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 이란 주제와 ‘바다로부터의 녹색성장이라는 여수선언’ 등 주요 키워드를 연계하여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에코공감 실천과 COP33 유치와 2026여수세계섬박람회의 성공개최로 이어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있어 이번 수상은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조영심시인은 수상소감을 통해 “이번 공모를 통해 동시대의 환경과 기후문제를 들여다보고 읽어내는 시인의 소명의식을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또, “자연과 인간의 문제와 자연과 인문의 통섭적 이해와 온생명과 낱생명의 관계성을 밑자리로 이 우주의 아름다움을 지키는 지구촌의 한 시인의 눈으로 항상 깨어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조 시인은 2007년 계간 '애지' 신인상으로 등단해 시집 '담을 헐다', '소리의 정원', '그리움의 크기' 등을 펴냈다. 현재 여수정보과학고에서 영어 교사로 재직 중이다.

 

당선시

 

별빛 실은 그 잔바람은 어떻게 오실까

                                      조영심

 

가막만은 별빛 자르르한 옥토였다

먼 바다 돌아온 달이 외진 포구 넘너리에 고삐 매어두는 밤, 개밥바라기별 앞세워 대경도 소경도 물결 찰방이는 소리에 우수수 우수수수 쏟아지던 별의 금싸라기, 뭍에서나 물에서나 별의 숨결 받아먹고 숨탄것들 탱글탱글 여물던 찰진 별 밭이었다

큰바람도 여기 와선 숨을 고르고 별들과 뒹굴었다

언제부턴가, 경도 큰 고래 작은 고래 등허리에 줄지어 내걸린 큰 전등이며 나뭇가지 친친 감은 색색의 꼬마전구에 밀려 그 많던 별들은 소리 없이 사라지고 잔잔한 바다에 고랑 이랑을 내고 별빛을 경작하던 바람도 이제 길을 잃었다

전설이 죽고 꿈도 사라졌다

밤낮없이 먹고 마시고 노느라 팽개쳐버린 별빛은 이제 더 이상 바다에 이르는 길을 내지 않는다

달빛도 별빛도 발길 끊어버린 번화가 포구에 하늘길 바닷길 내어줄 그 바람, 아기 숨결 같은 그 잔바람은 어떻게 오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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