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실언은 철학의 부재 때문!
정치인의 실언은 철학의 부재 때문!
  • 남해안신문
  • 승인 2022.10.1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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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명에 급급하기보다 깊은 침잠(沈潛) 시간을 가져야!!
[신난중일기] 한정우

 

윤석열 대통령이 방미 기간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최한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서며 한 비속어가 세간의 화제이다.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XXXX 쪽팔려서 어떡하나" 라는 발언을 두고 미국 국회와 미국 바이든 대통령을 상대로 비속어를 사용했다는 야권의 주장과 대한민국 국회를 향해 비속어를 사용했을 뿐 미국 의회와 바이든 대통령에게 비속어를 사용하지는 않았다는 여권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이다.

듣기에 따라 다르게 들린다는 비속어의 대상을 떠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통령이 비속어를 사용하고 실언을 계속한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될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주 120시간 바짝 일하고 쉬는 게 낫다”,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나 하는 것”, “극빈하고 배운 것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 모른다” 등의 실언을 했고, 이것을 해명하느라 또 많은 시간과 발언을 소모해야만 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되고 나서도 실언 논란은 계속되었다.

음주운전을 한 박순애 전 교육부 장관에 대하여 “가벌성이나 도덕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하거나, “전 정권에 훌륭한 장관 있었나?” 등의 발언은 하지 말았어야 할 대표적인 실언이다.

또한 이준석 전 국민의 힘 대표는 대선을 함께 치르던 자신을 당시 대선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이 ‘이XX 저XX’라고 지칭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이 깊이를 나타내는 것이기에 한 번의 잘못된 발언은 실언일 수 있지만 반속 되는 잘못된 발언은 그 사람의 인격을 나타낸다.

그리고 사인(私人)의 실언은 그 사람에 대한 평가로 끝나지만 집단의 대표성을 띠고 권력을 갖고 있으며 정책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공인(公人)의 실언은 거기에 속한 사람들의 수준을 떨어뜨릴 뿐만이 아니라 그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기 때문에 정치인의 실언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프로이드의 정신분석 이론에 따르면 사람의 성격을 이루는 구조에는 ‘무의식적 욕구 영역인 이드’, ‘양심이나 도덕과 같은 초자아’, ‘이드와 초자아를 중재하고 조절하는 자아’가 있다고 한다.

한 번의 실언은 ‘자아’의 문제일 수 있지만, 반복되는 실언은 ‘초자아’나 ‘이드’ 영역의 문제일 수 있으며, 철학의 부재 때문이다.

따라서 한 번의 실언은 해명으로 넘어갈 수 있지만, 반복되는 실언은 어설픈 해명으로 넘어갈 수 없으며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 없이는 또 다시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필자는 연설 잘하는 법을 묻는 사람에게 ‘사색하라 그리고 확신하라’고 조언한다.

사람의 말에 감동이 있으려면 그 사람의 깊은 성찰 속에서 나오는 말이어야 하며, 사람의 말에 힘이 있으려면 그 사람의 확신에서 나오는 말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치인은 반복되는 실언을 해명하느라 급급하기 보다는 침잠(沈潛)의 시간을 길게 갖으며 사색하고 성찰해야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문학인의 언어는 그 의미를 사색하게 하고 행간(行間)의 내용을 읽게 하는 여백을 두는 것이 좋지만 정치인의 언어는 많은 사람들이 오해 없이 그 사람이 하고자 하는 말을 명확하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간단명료한 것이 좋다.

정치인이 실언을 줄이려면 침잠의 시간을 많이 가져 깊고 풍부한 철학을 갖추도록 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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