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천덕꾸러기 된 ‘진모지구’ 언제까지 버려둘 것인가
여수, 천덕꾸러기 된 ‘진모지구’ 언제까지 버려둘 것인가
  • 강성훈
  • 승인 2022.10.11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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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 10년 지났지만, 오락가락 계획변경에 활용 청사진도 없어
박성미 의원, “2026세계섬박람회 준비 계기로 영구 활용 방안 찾아야”

 

여수시가 수십년간 제대로 된 활용방안을 찾지 못해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고 있는 돌산진모지구에 대한 구체적인 활용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수십년간 수차례 계획만 변경하며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무책한 행정의 대표적 사례라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여수시의회 박성미의원은 최근 열린 223회 시정질의를 통해 진모지구의 관리 실태를 지적하고 향후 활용 방안에 대한 집행부의 계획을 집중 추궁했다.

돌산 진모지구는 21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22만8천㎡의 매립지를 조성하는 공사로 지난 1994년 8월 1일 착공해 2009년 2월 전라남도로부터 준공 인가를 득한 후에 토지등록을 완료했다.

당초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주변 자연경관과 어우러지는 전원주거지를 조성하고 공유수면의 매립으로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 증대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목적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수차례 그럴싸한 청사진만 제시됐지 아직까지 구체적 활용방안은 찾지 못하고 있다.

여수시는 지난 2006년 8월에는 진모지구에 해양을 주제로 한 `국립청소년수련원'을 유치를 발표했다.

당시 시는 국비 500억 원과 시비 200억 원 등 총 700억 원을 들여 2011년까지 6년간 유스호스텔, 대강당, 생활관, 체육관, 야외공연장, 해양훈련장, 교육문예회관, 잔디구장 등을 만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전라남도교육청이 2001년부터 화장동 무선지구 내에 `전남학생문화회관' 건립 사업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전남도로부터 ‘중복투자’라는 지적을 받자 검토만 하다 무산됐다.

2008년 11월에는 돌산지구와 원도심 활성화를 통해 해양관광 여수 건설 및 시민들의 휴식공간과 각종 체육 선수단의 전지훈련장으로 활용코자 돌산 진모지구 매립 목적을 변경한다.

이에 따라 진모지구 매립 목적은 청소년수련시설 및 문화·관광·체육시설 용도로 변경되었고, 2009년 2월 23일 준공 후 진모지구는 공유수면매립법 제28조에 따라 20년 이내에는 목적 외의 변경을 제한받았다.

이어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기간 동안에는 7만여평 부지에 대형버스 주차장과 서커스 공연장, 풍물시장, 축구장 등으로 활용됐고, 남산공원 조성 등으로 발생한 토사 적치장으로도 활용되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는 영화촬영세트장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이 역시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영화제작사측이 진모지구 일원에 2019년 8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한산, 노량 두 편의 영화 촬영을 마무리하고, 이어 2022년 1월부터 12월까지 칠년전쟁 드라마를 제작하겠다는 제안을 했지만, 의회에서 반대하면서 관련 내용은 크게 축소됐다.

일각에서 촬영 후 전면 철거 방침을 주장하고 있는 영화세트장 활용 방안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향후 지역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같은 진모지구 활용을 둘러싼 10여년간의 논란은 2026년 예고된 세계섬박람회 개최 준비과정에서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에는 기재부가 국제행사심사위원회를 개최해 ‘섬으로부터 확장되는 우리의 미래’라는 주제를 제시한 우리 시의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계획서를 승인해 주행사장인 돌산 진모지구에 주제관을 비롯한 섬 생태관, 섬 문화관, 섬 미래관, 국제관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 역시 돌산 진모지구 및 도서 일원에서 2026년 7월부터 8월 16일까지 개최되는 박람회 이후 사후활용에 대한 계획도 없는 상태에서 조건없이 모두 원상복구 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실태를 지적한 박성미 의원은 “세계 섬박람회를 통해 앞으로 준비 과정부터 진모지구에는 실적위주의 국가공모 개발사업이 아니라 국가사업이더라도 여수 시민도 살고 우리 후손들도 혜택을 받으며 가장 여수답고, 가장 돌산다운 사후활용 방안이 필요하다”며 시의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특히, 수십년간 사실상 ‘일회용’으로 이용되고 있는 진모지구에 섬박람회 준비를 계기로 영구시설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다.

박 의원은 “처음부터 행자부에서 조건이 철거라고 했다고 그대로 밀어붙이지 말고 정확한 로드맵을 살려서 반영구, 영구시설이 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에 정기명 시장은 답변을 통해 “2023년부터 2026년 섬박람회 개최 종료 시까지는 섬자원개발과에서 유지관리하고 박람회 종료 후에는 전 부서를 대상으로 활용계획을 파악해서 사용계획이 있는 부서로 재산관리를 변경할 계획이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진모지구는 섬박람회를 계기로 기반시설정비 및 주변 입지 등을 고려할 때 활용가치가 매우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시가 공유재산으로 유지하면서 집적 사용하거나 투자유치 등의 활용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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