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시인, 여순10, 19 다룬 첫 시집 펴내
군인 시인, 여순10, 19 다룬 첫 시집 펴내
  • 강성훈
  • 승인 2022.09.07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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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 ‘여순 동백의 노래’ 펴낸 우동식 시인
“좀 더 쉽게 더 많은 사람에게 여순10,19을 알리고 싶었다”
“실체적 진실과 억울하게 희생된 이들의 명예회복 절실한 때”

 

동료 시인들과 시낭송회를 열며, 지역의 문화자원을 돌아보는 문학기행을 주도하기도 하는가 하면, 직장에서는 후배 군인들과 어울리는 군인 시인.

조금은 어울리지 않을 조합이지만, 문학에 대한 열정으로 모든 것을 녹여버린 군인 시인이 지역의 아프지만, 밝혀져야 할 역사 ‘여순10.19’를 테마로 한 시집을 펴내 화제다.

자료 수집과 현장 탐방, 증언 청취 등 10여년의 수고로움 끝에 ‘여순사건’의 시작부터 70여년이 지난 현대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한 권 시집으로 펴냈다.

우동식 시인을 만나 ‘여순 동백의 노래’를 펴내기까지의 이야기와 앞으로 지역사회가 함께 풀어가야 할 과제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한편, 우동식 시인은 2007년 국군장병 문예대전에서 시 부분 대상을 받아 참모총장상을 수상하며 작가로서 재능을 인정받았고, 이후 2009년 『정신과표현』 2015 『 리토피아』에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그동안 2권의 시집을 펴냈고, 다양한 문학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다.

 

 

-. 개인적으로 3번째 시집이다. 시집발간 소감을 간략히 말해 달라.

누군가는 작업을 했어야 했었고, 진작에 했어야 하는 일인데, 부족한 제가 하게 되어 선배작가님들에게 죄송하고, 많이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 했지만, 작품이 시집으로 출간되고 나면 좀 더 열심과 집중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하여 아쉬움이 남는게 사실이다

그래도 이렇게 시집을 출간하고 보니 밀려 있던 큰 숙제를 하나 한 것 같아서 작가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갖는다.

 

-. 이번 시집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현대사 비극의 시발점인 제주4, 3과 여순10.19항쟁이 있는데, 제주4,3은 많은 문학적 작품을 통하여 왜곡된 역사적 진실이 많이 알려져 있는데, 여순10,19항쟁은 아직도 대부분의 국민들이 실체를 잘 모르고 있고, 왜곡된 역사인식을 갖고 있어, 좀 더 쉽게 많은 사람에게 여순10, 19항쟁을 알리고 싶어 이 시집을 창작하게 되었다.

저는 경남 함양출신이고 처갓집이 구례이고 순천에서 살고 있으며 여수에서 직장 생활을 17년간 하고 있고 현재 예비군중대장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여순10,19항쟁의 현장인 전남 동부 6군에 접근성이 다른 사람에 비하여 좋고 타 지역 사람으로서 또 예비역소령으로서 편중되지 않고 객관적 시각으로 이 여순10, 19항쟁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부산작가회장인 황선열 평론가께서 몇 년 전 중국 문학 기행 때 여순항쟁 시집 집필을 강력하게 권고한 것이 가장 큰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 같다.

 

-. 기존 시집과는 다른 형식을 빌러 왔다. 간략히 소개해 달라.

이 시집은 서사에 서정과 서경을 담은 기전체 형식이다

여순10, 19항쟁의 배경과 14연대의 봉기에 대하여, 그리고 여수 순천지역으로 확대 과정과 진압군의 진압과정, 가담자 색출과정에서 일어난 폭력과 학살, 그리고 그 이후의 영향 등 발단, 전개, 절정, 결말, 영향 순으로 시간적 공간적 배경을 따라 시상을 전개하고 형상화했다.

관련 역사적 자료를 수년간 탐독하였으며, 전남 동부권 역사적 현장을 수십 차례 답사하였다.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연구 활동 자료나 업적, 순천대학교 여순연구소 여순사건 피해자 증언록, 주철희박사의 연구서적, 김득증의 빨갱이의 탄생 등 많은 학자들의 연구물과 자료들이 바탕이 되었으며, 이 작업을 시작한지 10여년의 기간이 흘렀다.

 

-. 시인에게 ‘여순사건’은 어떤 의미인가?

직접관련 된 것은 없지만 군복을 입고 있는 군인으로서 무기를 소지한 군인이 왜 항명을 하고 무기를 들고 영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는가? 와 국가지도자 또는 지휘관이 잘못된 판단으로 명령과 지휘를 한다면 얼마나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되며 인권이 유린되는가에 대하여 뼈저리게 느끼는 것이 여순 10, 19항쟁이라 여긴다.

한 사람의 군복을 입고 있는 예비군중대장으로서, 봉기군이던 진압군이던 군인들이 저지른 잘못에 대하여 깊이 성찰하고 반성하며, 이런 일이 다시 재발되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심정으로 여순 항쟁이 다가온다.

 

-. 시집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여순사건’은 무엇인가?

74년의 시간이 흘렀다 이제 여순사건의 실체적 진실규명과 범죄자에 대한처벌, 무고한 희생자들에 대한 복권과 명예회복, 국가적 보상,이 이루어져야 하며, 국민들이 사회문화적으로 정당한 평가를 하고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기를 바라는 것이다.

또, 14연대 군인, 경찰, 진압군, 시민 등 대부분의 희생자들이 큰 역사적 맥락 속에서 시대적 피해자이며 ‘국가형성을 빙자한 국가폭력’의 희생자들임으로 치유와 화해, 그리고 상생의 시선으로 이 문제를 풀어 갔으면 하는 바램을 갖고 있다.

특히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고 이분법적 편 가르기 사고를 지양하며 어떤 방식으로든 국가폭력과 인권 말살은 있어서는 안 될 일임을 강조하고 싶었다.

 

-. 가장 애착이 가는 시 한편 간략히 소개한다면?

<여순 동백의 노래>이다. 이 시는 여수 오동도에서 동백을 보면서 창작하였으며 여순항쟁을 가장 잘 이미지로 노래했다고 생각한다.

여수시의 나무는 동백이고, 또 여수시의 꽃도 동백꽃이기도 하다. 오동도는 여순항쟁 단순 가담자들의 처형지이기도 하기 때문에 상징성이 크다. 가장 절정일 때 툭 떨어져 밑바닥에서 다시 피어나는 동백꽃이 꽃다운 시절 생을 마감한 많은 젊은이들의 죽음을 애도하는 표현이기도 하고 붉은 그 빛깔이 여순사건이 뜨거운 언어임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 시는 여수여도초등학교 교사 조승필작곡 및 여수의 안철 가수가 노래하여 <제1회 전국 여순항쟁 창작가요제>에서 우수상을 받아서 음원으로 출시되고 멜론차트에 수록되기도 하였기에 애착이 가는 시이고 그래서 표제를 삼기도 하였다.

 

-. 이번 시집을 꼭 권하고 싶은 이들이 있다면?

여순10, 19사건을 항쟁적 시각으로 형상화하였다.

해방이 되었으나 친일 청산이 되지 않았고, 일본앞잡이 순사들이 경찰이 되고 역시 친일 앞잡이 공무원들이 그대로 공직자가 되었으며, 독립군을 잡아들이던 군인들이 군의 모체인 남조선국방경비대 간부로 둔갑하는 등의 모순이 있었으며, 대다수의 국민이 희망하던 남북한 단일정부는 무산되어 남한단독정부가 수립 되었다. 직접적으로 제주4, 3평화민주화운동을 진압하라는 명령은 동족상잔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동안 우리가 알고 배웠던 사실에는 많은 왜곡이 있으며, 실체적 진실과 억울하게 희생된 많은 사람들의 명예회복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국가형성과 유지를 위한 명분으로 국가 폭력이 난무하였는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며 현대사를 제대로 알고 싶어 하는 중, 고등학생, 대학생들에게 권하고 싶고 여순항쟁 지역 다크투어를 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길라잡이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 올해로 ‘여순사건’ 74주년을 맞는다. 특별법 제정 등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여전히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지역사회의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지....

첫째 여순 10, 19 항쟁을 제대로 알고 알리기 위한 프로젝트가 추진되어서 많은 시민과 국민이 알아야 겠고

두 번째 여순 10, 19항쟁 사적지 다크투어 프로그램을 전남동부권 관광자원과 체계적으로 연계하여 추진되었으면 좋겠고

세 번째 전남 동부 6군의 공동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여순 10, 19항쟁 시민사회단체 상설 협의체가 구성되어 중요한 일은 공동논의 하에 추진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 끝으로 ‘여순 동백의 노래’를 만나는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여순 동백의 노래>시집은 여순10, 19항쟁을 전반적으로 다룬 우리나라 최초의 시집으로서 의의가 있으며,

두 번째로 예비역 소령 현역 예비군 중대장으로서 군인의 시각과 관점으로 봉기군과 진압군을 바라보았다는 점에서 흥미롭고 새로운 시각이며,

병란, 반란, 사건, 항쟁으로 그 의미가 역사적 실체적 진실이 규명되고 있는 과정에서 항쟁적 시각으로 형상화 했다는 점에서 그 동안의 관점보다는 새롭고 진일보 했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시간적 공간적 배경을 토대로 서사의 진실성과 시적 장치를 통하여 좀 더 쉽게 빨리 여수10, 19항쟁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적 가치로 활용될 수 있다고 생각 한다.

치유와 화해 상생의 마음으로 시를 썼으며 억울한 희생자들을 해원하는 작은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많은 독자들이 호응해 주셨으면 하고 주변에 홍보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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