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영화세트장, 콘텐츠제작의 중심 도시로 성장할 바탕 가능”
“여수영화세트장, 콘텐츠제작의 중심 도시로 성장할 바탕 가능”
  • 강성훈
  • 승인 2022.09.02 06: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람들 / 이나라 영화 ‘한산:용의 출현’ 여수출신 프로듀서
“여수라는 지역은 이순신의 모든 것이 모여있는 곳”
“아버지와 함께 한 작품에 크레딧을 올릴 수 있어 영광”
영화 '한산:용의 출현' 촬영 장면.
영화 '한산:용의 출현' 촬영 장면.

 

올 여름 극장가를 점령한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이 개봉 한달여를 지나고 있지만, 여전히 팬들의 관심속에 700만 관람객을 달성하며 순항하고 있다.

명량해전 5년 전, 진군 중인 왜군을 상대로 조선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전략과 패기로 뭉친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의 ‘한산해전’을 그린 전쟁 액션 대작으로 제작전부터 기대작으로 관심으로 모았다.

특히, 개봉 이후 관객들로부터 극찬을 받으며 올 여름 최고의 기대작이었음을 증명했다.

임진왜란 7년 전쟁의 수많은 전투 중 최초로 압도적 승리를 거둔 ‘한산해전’은 그야말로 조선의 운명을 바꿨다.

이 압도적인 승리를 고스란히 스크린에 옮겨 담은 작품이 <한산: 용의 출현>이다.

영화 촬영의 대부분이 여수 진모지구에 조성한 세트장에서 이뤄졌고, 흥국사, 선소 등 여수지역내 임란 유적지에서 직접 촬영하면서 영화 곳곳에서 여수를 만날 수 있었다.

특히, 여수 출신의 이나라 PD가 제작을 진두지휘하면서 성공적 제작을 이끌었다. 어릴 적부터 ‘이순신 장군’과 연을 맺었던 이 PD에게 이번 영화 제작은 남다른 경험으로 다가왔다.

이나라 PD를 만나 영화 제작에 얽힌 이야기와 영화의 흥행성공에 따라 관심이 쏠리고 있는 진모지구 영화촬영세트장의 활용 방안 등에 대해 들었다.

 

이나라 PD
이나라 PD

 

- 먼저, 이번 영화 제작에 어떻게 참여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저는 영화제작사인 빅스톤픽쳐스의 기획제작PD로, 자연스럽게 본 한산:용의 출현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 ‘한산:용의 출현’ 의 제작 과정에서 이 피디님의 역할은 무엇인지?

크레딧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저는 각본과 포스트프로듀서로 참여하였는데요, 각본은 말 그대로 시나리오를 쓰는 사람이며, 포스트프로듀서는 영화 촬영(프로덕션)이 끝나고 편집과 CG, DI, 사운드 등 포스트프로덕션에 돌입하면서부터 그 과정의 예산과 스케쥴을 관리하며, 영화가 관객에게 보여질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의 과정을 책임지는 역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여수 출신인 이나라 PD에게 개인적으로 이번 ‘한산:용의 출현’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지?

몇몇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버지께서 과거에 거북선축제(진남제)의 이사장을 역임하셨을 정도로, 어린시절부터 이순신과 가깝게 지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한산 : 용의 출현에 메인 스태프로 이 작품을 참여하게 되었을 때는 정말 영광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영화 인생을 살면서 아버지와 함께 한 작품에 크레딧을 올릴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번 작품에서 아버지와 함께 크레딧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영화의 시작부터 붉은 글씨로 나오는 와키자카의 서찰을 아버지께 직접 써 달라 요청드렸습니다.)

 

- 영화 속에서 ‘여수’는 어떻게 다뤄지고 있는지 간략히 소개해 달라.

여수 출신으로 항상 아쉬웠던 것이 임진왜란 초기 이순신 장군의 수많은 전투들은 모두 여수 전라좌수영을 중심으로 하여 이루어졌는데, 왜 후대에서는 여수 전라좌수영은 다 사라지고, 전투가 이뤄졌던 지역들만이 더 이순신 장군을 홍보하고 있는 것이 많이 아쉬었습니다.

군량과 배에 탄 병사들은 죄다 전라 좌수영 소속의 것인데, 후대에서는 영웅이었던 그들은 사라지고 구함을 받은 사람들이 더 대접을 받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그렇기에 여수라는 곳을 이순신의 본거지이며 이곳이 무너지면 조선은 무너진다라는 설정을 하였습니다. 그만큼 당시 여수라는 지역은 이순신의 모든 것이 모여있는 곳이라는 것을 상징 할 수 있도록요, 그리고 그것을 와키자카는 간파하고 육지에서 전라좌수영을 칠 계획을 세우죠,,,

 

- 개봉한 지 2주만에 관람객 600만명을 돌파하면서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재의 소감을 말해 준다면?

제작사에서는 너무나도 관객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하여 영화시장이 다시 움츠러 들어 버렸음에도 의미있는 관객수가 동원되어서 너무나도 감격스럽습니다.

 

- 아직 관람하지 못한 영화팬들이 가장 중점을 두고 관람해 줬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

역시나 이 작품은 이순신이 고민을 함께 하다가, 그의 고민이 전략전술로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보면 가장 재밌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한 영화를 보기 전에 조선과 왜군의 무기체계에 대한 정보들을 알고 보면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해전이 훨씬 더 스펙터클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 ‘한산:용의 출현’의 압권이랄 수 있는 해전 장면이 바다에서 촬영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해전’ 촬영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달라.

비록 ‘명량’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명량 이후에 김한민 감독은 ‘한산을 어떻게 하면 좀 더 효율적을 찍을 수 있을까’였고, 동시에 이것은 안전의 문제와 매우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었다.

또한 명량도 바다에서 찍은 분량과 CG로 처리한 육지분량이 있었는데, 한산에서는 해전을 모두 CG로 처리한 것이다. CG에서 어려워 하는 기술이 물을 표현하는 기술인데, 한국의 많은 CG업체들이 과거에 비해서 많이 발전하였고, 제작사에서는 이를 받아들여서 강릉에 있는 스피드스케이트장을 CG를 위한 세트화 하여 그 안에서 배를 풀사이즈로 4대 정도 제작하여 CG로 완성될 해전장면을 찍었다.

 

- 여수에 촬영세트장 설치를 두고 지역내 갈등으로 무산위기까지 처하기도 했다. 여수세트장은 어떻게 활용됐는지 궁금하다.

여수 세트장은 영화 속에서 이순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공간으로 활용되었다. 해전을 제외하고, 몇 몇 장면을 빼면 모두 여수에서 촬영되었다.

여수 세트장에서 선창과 성벽 장면을, 이순신의 방, 나대용의 작업실... 그리고 흥국사에서 실제 촬영까지. 여수 세트장이 없었다면 우리는 해전을 제외한 모든 장면을 찍으려 전국을 유랑했어야 했을 수도 있다.

 

-. 지역 일각에서 촬영세트장 철거와 일부 보존을 통한 컨텐츠로 활용돼야 한다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제작사 입장에서 제안하는 방향이 있다면?

세트장과 관련하여 여수시민들께는 먼저 이해를 하시면 좋을 것 같아서 설명을 좀 길게 드리려 합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콘텐츠 사업은 전세계적으로 최정점에 서 있는 사업으로서, 해마다 엄청난 수의 콘텐츠가 제작되어 집니다. 해서 부산과 대전, 문경 등 전국 곳곳에 있는 실/내외 세트장은 1년~2년씩의 스케쥴이 가득 잡혀 있습니다.

또한 과거와는 달리 사전제작과 기술의 발전으로 대부분의 시스템이 바뀌면서 지방에서 촬영하는 것을 더 이상 꺼려하지 않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여수라는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서 매우 뛰어난 장점이 있으며, 아래와 같습니다.

먼저, 교통 인프라입니다. KTX가 뚫려 있으면서 공항까지 가지고 있는 지역은 전국에서 몇 곳이 되지 않으며, 그곳에서 내려 차로 30분이면 대부분의 지역을 갈 수 있는 여건이 되는 곳은 여수 뿐일 것입니다.

여기에 이미 가지고 있는 영상 콘텐츠 세트장입니다. 여수 근처 순천에는 70-80년대 세트장과 낙안읍성을 이미 가지고 있으며, 광주에는 CGI센터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들도 여수에서 대부분 1시간~1시간30분에 도달할 수 있어서 시대극과 사극을 찍는다면 여수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이런 것들을 활용할 수 있으며, 전남 영상벨트를 만들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끝으로 여수엑스포의 실내세트장 활용입니다. 이 부분은 한산과 노량에서 사용하지 못하여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매번 여수에 올 때마다 여수엑스포가 잘 활용되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이를 실내 세트화 하여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한산과 노량은 영화 속 배가 워낙 거대하여 어쩔 수 없이 강릉스피드스케이팅장으로 가야했는데, 한산과 노량같은 큰 배를 만들지 않아도 된다면 여수 엑스포장은 충분히 실내세트장으로 개조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고, 그렇게 되면 여수는 실내세트장과 실외세트장을 동시에 갖출 수 있는 도시가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돌산 진모지구에 설치된 영화촬영세트장에서 '한산:용의 출현'의 촬영이 한창이다.
돌산 진모지구에 설치된 영화촬영세트장에서 '한산:용의 출현'의 촬영이 한창이다.

 

-. 여수가 영화 촬영의 최적지라는 평가인가?

그렇다. 그래서 여수에 세트장이 계속 존치하게 된다면 이는 여수가 콘텐츠제작의 중심 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큰 바탕이 될 거라는 것입니다.

또한 현재 저희가 여수시와 협약한 기간에는 “칠년전쟁”이라는 시즌제 드라마를 제작하여야 하는데, 코로나로 인하여 그 촬영기간이 계획보다 밀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글로벌 OTT에서 방영이 될 것이며 시즌제로 제작될 것이기에 전세계인들에게 여수를 더 많이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세트장이라는 것은 민속촌을 짓는 것이 아닙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프로젝트들이 들어와서 그것을 보수하고 수리하고 하면서 확장해 나가는 것이 본질일텐데, 여수시에서는 관광자원으로서의 세트장을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반면에 제작사는 꾸준히 작품을 찍고 세트장 그 본연의 기능으로 여수 세트장이 활용되기를 기대합니다.

앞서 말하였던 것처럼 여수는 콘텐츠 제작의 중심 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저희가 노량을 찍고난 후 수많은 작품들이 진모지구에서 촬영을 할 수 있는지 문의가 쇄도했고 지금도 그러고 있으나, 여수시와의 협약상의 문제 때문에 이 작품들을 받지 못하고 방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서로가 바라보는 세트장의 기능이 무엇인지를 좀 더 소통해 나간다면 그 안에 답이 있을 듯 합니다.

 

- 뒤늦은 질문이다. PD님은 어떻게 영화에 관심을 갖고 입문하게 됐는지 소개해 달라.

아~ 어린시절부터 영화 보는 것을 좋아했고, 고등학교 시절에 단편영화를 만들다가 이렇게 계속 영화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 그동안 영화와 관련한 활동들이 궁금하다.

20대 초반에는 촬영부 생활을 하다가, 유학을 간 이후로는 주로 한중합작 영화 작품에 참여하였습니다.

약 10년간의 중국 생활을 끝내고 난 후에는 한국에 복귀하여 지금과도 같이 영화제작사 빅스톤픽쳐스에서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앞으로의 계획과 개인적으로 꼭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한산이 관객들과 만나게 되었으니, 이제는 노량이 관객들과 만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할 것 같습니다. 한산에서 좋은 반응들이 있어서 노량을 만들고 있는 입장에서는 더 잘 만들어야 한다면서 감독님 이하 후반스테프 모두들 의지를 불태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칠년전쟁을 비롯한 준비중인 드라마 몇편들을 크랭크인 시키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입니다. (개인적으로 모두들 여수 세트장에서 찍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 끝으로 영화에 관심이 많은 지역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영화 한산:용의출현을 사랑해 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여수 출신으로서 영화를 통해 여수를 널리 알릴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영화와 드라마 등을 제작하면서 여수를 널리 홍보하고, 여수의 혼과 얼을 표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