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시장이 되기 위한 조건
성공한 시장이 되기 위한 조건
  • 강성훈
  • 승인 2022.07.27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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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난중일기] 한정우 박사

 

지방선거가 끝나고 새로운 민선 8기 여수시정부와 여수시의회가 출범한지 한 달이 지났다.

잘 알려진 대로 지난 지방선거에서 전남은 58.5%의 투표율을 기록하여 지난 7대 지방선거의 69.2%에 비해 매우 낮은 투표율을 기록하였고, 여수의 경우 46.1%의 투표율로 전남 최저를 기록하였다.

선거 직후에 투표율이 낮아진 것에 대하여 반성한다는 정치권의 발언도 있었지만 한 달을 넘기자마자 반성의 모습은 벌써 사라지고 예전의 모습이 되풀이 되면서, ‘역시나 반성은 입에 발린 소리였나 보다’라는 실망이 필자만의 느낌은 아닌 것 같다.

어쨌든 이번 지방 선거 결과는 여수시의회의 경우 민주당의 압승이 이루어졌고, 여수시장 선거는 연임시장을 허용하지 않았던 전례처럼 새롭게 정기명 시장이 당선되었다.

여수시장 선거에서 연임의 결과가 나오지 않고 대체적으로 민주당소속 시장과 무소속 시장이 번갈아 당선되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에 대한 분석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아직 정확한 분석은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다.

혹자는 여수시민의 정치의식이 높아서라고 분석하기도 하는데 여수 못지않게 정치의식이 높은 지역에서 연임시장이 나오는 결과를 보면 이것만으로는 해석이 명확하지 않은 것 같다.

혹자는 민주당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하는데 민주당 소속 시장이 자주 당선되는 것을 보면 이것만으로도 설명하기는 부족해 보인다.

필자는 여수시장의 연임이 어려웠던 이유를 ‘동질적(同質的)인 집단이 많이 존재하는 다핵적(多核的) 정치구조’ 때문이지 않을까? 하는 가설(假說)을 세워본다.

민주당과 국민의 힘처럼 서로 적대적(敵對的)인 두 집단이 경쟁하는 구도이면 이합집산(離合集散)이나 합종연횡(合縱連衡)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항상 두 세력이 권력을 차지하기 위하여 사활(死活)을 걸고 경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서로 비슷하고 적대적이지 않으면서도 구심력(求心力)이 다르게 작용하는 집단이 많이 존재하면 정치적 목표에 따라 이합집산과 합종연횡이 활발해질 수 있다.

여기에 시장이라는 자리는 하나뿐이고 시장을 배출하지 못한 소외 집단의 입장에서는 현역 시장에 대한 반발을 높이면서 소외집단간의 연대를 통하여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하여 이합집산과 합종연횡이 더욱 활발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여수에서 현역시장에 대한 긍정평가는 50%를 넘기기가 쉽지 않고, 시장 선거의 최종 구도가 유의미한 다자구도로 형성되면 현역시장이 유리하겠지만 실질적 양자구도로 형성되면 현역시장의 연임이 어려워진다는 가설을 세워보는 것이다.

여수는 외면상으로는 민주당 독점의 정치구조이지만 내면적으로 살펴보면 민주당 갑지역위원회, 을지역위원회, 시장 세력, 토착 정치세력, 그리고 시민사회 세력 등 많은 정치적 집단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동안의 선거결과를 보면 이러한 동질적 집단들의 이합집산과 합종연횡이 활발하게 이루어져 왔다.

기본적인 인물론에 이러한 동질적 다집단(多集團) 구조가 연동하면서 여수시장의 연임이 불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판단해보는 것이다.

이러한 검증되지 않을 가설을 장황하게 설명한 이유는 이 가설 속에서 8기 여수시정부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예측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공한 여수시장이 되려면 연임에 성공하여 현재적 평가를 긍정적으로 받거나 단임을 했어도 후일에 그 시장이 잘했다는 사후적 평가를 받아야 한다.

여수시장이 연임을 하려면 두 개 이상의 정치 집단에 만족스러운 결과를 안겨주거나 두 개 이상의 정치 집단을 확실하게 설득하고 끌고 갈 수 있는 지도력을 확보하던지, 아니면 두 개 이상의 정치집단이 합종연횡을 하여도 이길 수 있는 시민의 강력한 지지를 받아야 하는데 이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정치집단의 지지를 받으려다 잘못하면 정치집단에 끌려 다니면서 자신의 중심을 잃고 죽도 밥도 아닌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고, 이러한 결과는 또다시 정치집단에게 불신을 받고 배제되며 시민들로부터는 외면을 받는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단임을 결심하고 본인의 의지대로 강력하게 개혁 시정과 시민 시정을 펼친다면 본인의 마음은 편할 수 있겠지만 여러 정치집단으로부터 불통이라는 공격과 멍에를 짊어질 수 있기에 결코 쉬운 길만은 아니다.

정치는 ‘사실의 게임이 아니라 인식의 게임’이라는 말처럼 많은 정치집단이 무능과 불통의 멍에를 씌우면 비록 사실이 아니더라도 그러한 이미지가 형성되고 고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인의 중심을 잃지 않으면서도 여러 정치세력과 소통하고 설득하면서 함께 나아갈 수 있는 능력을 보여야만 연임을 떠나 성공한 시장이 될 수 있는 조건인 것이다.

필자는 신임 정기명 시장을 20여 년 전에 시민단체에서 처음 뵈었고, 필자의 정당 활동에서도 접해볼 기회가 많이 있었다.

신임 정기명 시장에 대한 시중의 평가는 사람 좋고 선하며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하고 봉사해왔기 때문에 소통이 잘 될 것이라는 호의적 평가가 대부분이지만, 그렇게 때문에 오히려 중심을 쉽게 잃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이렇게 복잡한 정치구도 속에서 시정방향을 선택하고 추진하는 것은 결국 정기명 시장의 몫이다.

여수시장의 선택과 능력에 따라 본인은 물론이고 여수의 미래와 여수시민의 삶이 달라지기에 정기명 시장만큼은 외적 상황, 내적 상황, 그리고 본인의 장점과 단점을 정확하게 판단하여 성공한 시장이 되길 기원해본다.

 

한정우 박사/ 정치학.한의학 박사/ 사단법인 여수이주민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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