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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산단 대개조 위해 노후설비의 안전관리 강화해야”
“여수산단 대개조 위해 노후설비의 안전관리 강화해야”
  • 강성훈
  • 승인 2022.04.08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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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리더에게 듣는다 / 최관식 민주노총 여수지부장
“정치권, 시민들 삶의 문제를 우선적으로 배려하는 리더십 필요”
“민주노총, 언제나 시민들과 함께 하기 위해 부족함 채워가겠다”
최관식 민주노총 여수시지부 지부장.
최관식 민주노총 여수시지부 지부장.

 

남해안신문은 지역사회 곳곳의 영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지역의 리더들을 만나 지역 현안문제들에 대한 견해를 듣는 기획을 이어가고 있다.

지역사회 주요 현안문제에 대한 견해와 해법은 물론, 중장기적으로 지역사회가 고민해야 할 다양한 담론을 마련하는 자리다.

최관식 민주노총 여수지부장을 만나 지역 노동 현안은 물론 최근 지역사회 현안 문제로 떠오른 여수국가산단특별법 제정, 지방선거와 관련한 지역사회의 화두 등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

 

-. 지역 노동계의 가장 큰 현안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가장 우선 현안은 여수국가산단 여천NCC 3공장에서 발생한 폭발사고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중대재해에 대한 근본대책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1월 27일 이후에 여수산단에서는 처음으로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는 사고이기 때문에 사고원인에 대한 조사와 경영책임자에 대한 처벌 여부, 노후산단에 대한 근본대책까지 폭넓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 민주노총 여수시지부의 올 한해 주요 사업 방향들에 대해 설명해 달라.

민주노총 여수시지부 6기 2년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작년에는 금호티앤엘 청년노동자 산재사망, 택배노조 설립과 총파업투쟁, 현장실습생 故홍정운님 사망사건, 남해화학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 집단 해고 사건, 이일산업 화재폭발사고등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올해 들어서면서 연초부터 여천NCC참사가 발생하는 등 여수산단에서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문제가 핵심과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사고가 발생했을때만 잠깐 핫이슈로 등장하고, 바로 잊혀지는 상황의 반복이 아니라, 죽음의 화약고 여수산단을 노동자들과 시민들의 삶의 터전이 되도록 대개조 해나가는 투쟁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한, 6월 지방선거에서 노동자후보가 시의회에 입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박근혜정권에서 통합진보당이 해산당한 이후로 여수시의회는 진보시의원 1명 없는 민주당 일색이었습니다. 민주노총은 노동자후보를 출마시키고, 당선시켜서 노동자들이 직접 자신의 문제를 시의회에서 풀어나가도록 하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지역사회에서 민주노총이 제역할을 하도록 시민사회와 연대협력을 강화하고, 대 지자체 교섭력을 확대하고자 합니다. 여수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민주노총 여수시지부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 최근 여천NCC 사고대책위를 이끌고 있다. 그동안의 상황에 대해 설명해 달라.

2월 11일 사고가 발생한 직후에 대책위를 구성하였고, 현재까지 활동중입니다. 대책위는 이번 사고의 철저하고 투명한 진상조사와 중대재해처벌법에 의한 경영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할 것과 산재전문공공병원의 설립을 촉구하였습니다.

3번의 기자회견과 3번의 집회를 개최하였고, 여수시청 앞마당에서 현장증언 토론회를 진행했으며, 참사의 조사주체인 고용노동부 광주청장을 면담하고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하여 한 점 의혹없는 사고수습을 요구하였습니다.

한달이 넘게 수사가 진행중인데, 고용노동부는 여전히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함구한체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경영책임자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가 주요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 대책위의 향후 계획은?

대책위원회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서 민관합동조사단 구성을 통해 사고당사자인 노동자와 노동조합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재해조사 단계에서부터 노동조합의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림참사와 이일산업 폭발사고에서 보듯이 작업허가서 발급과 관련된 은폐조작을 밝혀낸 것이 노동조합입니다.

작업중지명령이 내려진 현장에 대한 작업중지해제시에도 노동조합의 동의가 있어야 하며, 고용노동부의 여천NCC 전 현장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에도 노동조합이 추천하는 전문가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과 여수산단을 비롯한 노후화된 국가산단의 안전진단과 관련한 사후대책마련 조사위원회 구성도 요구할 계획입니다.

노동자들과 시민들의 힘을 모아 산재전문공공병원 건립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노후산단 안전관리 특별법, 건설안전특별법, 여수산단특별법 제정을 통해 여수산단의 안전을 강화하고, 노동자들의 생명을 보호하며, 여수산단이 지역사회에 기여하도록 하고자 합니다.

 

-. 현장에서 바라보는 여수국가산단의 잦은 사고의 원인은 무엇이라 보는가? 대안은?

여수산단에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기업이 더 큰 이익을 위해서 공사기간을 최대한 단축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발주처 기업의 손실을 줄이기 위한 공기단축은 하도급업체나 현장노동자들에게는 엄청난 압박으로 이어지고, 필연적으로 노동자들의 고강도 장시간 노동을 동반하는 등 안전문제는 뒷전으로 밀리는 것입니다.

둘째는 공정합리화라는 명목으로 진행된 인원감축으로 인해서 안전보건관리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정규직직원 한 명이 3~5개의 작업허가서를 가지고 현장을 관리하다 보니 철저한 안전관리는 언감생심이고, 관리 소홀로 이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셋째는 최저가 낙찰제입니다. 공사대금을 가장 적게 써 낸 업체가 낙찰을 받게 되니 안전보건관리비는 다른 곳으로 전용될 소지가 크게 되고, 낙찰받은 하도급업체는 울며겨자먹기로 줄어든 비용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공사기간을 단축하려고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네 번째가 노후화된 설비로 인한 예견된 사고가 나는 것입니다.

여수산단 조성이 55년을 넘어가고 있고, 이번 사고의 열교환기도 30년이 경과했습니다. 교체주기를 앞당기고 점검횟수를 늘려 정비보수하도록 강제하고 지도관리를 강화해야 합니다.

 

최관식 지부장이 지난해 웅천의 한 마리나에서 고3실습생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진상규명과 제도개선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에 참고하고 있다.
최관식 지부장이 지난해 웅천의 한 마리나에서 고3실습생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진상규명과 제도개선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에 참고하고 있다.

 

-. 최근 정치권에서 국가산단특별법 제정 시급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여수국가산단에서 제기되고 있는 문제들을 풀어갈 수 있으리라고 보는가? 어떤 내용들을 담아내야 한다고 보는가?

글쎄요, 정치권은 늘 립서비스에 그쳐왔기 때문에 크게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정치권이 여수산단특별법을 제정하도록 강제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봅니다. 이번에는 지역정치권의 허언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현역 여수국회의원이 당선될 당시에도 여수산단에서 산재사망사고가 있었고, 당선소감으로 여수산단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장담했지만, 이번 여천NCC참사가 나기 전까지는 법의 범위가 너무 넓다는 둥, 정부의 주무부서가 여러 부서에 걸쳐있다라는 둥, 지방세법 개정은 별도라는 둥 법제정이 진척되지 않는 핑계를 대던 정치권입니다.

이번에 대형 사고가 또 발생하니까 여수산단특별법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정작 2013년 대림참사 이후에 여수산단특별법이 국회에 발의되었던 사실조차 모르고 있으니, 특별법의 내용을 알고 있을리는 만무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수산단특별법은 제정되어야 하고 여수산단의 대개조를 위해서 노후설비의 안전관리를 강화해서 건설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보장하는 한편으로 지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과 조치방안, 산재전문의료기관 설립과 적정한 인력의 충원유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도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지방세법 개정을 통해서 여수산단이 여수시에 납부하는 세금이 대폭 증대되도록 해야 합니다.

 

-. 여수시민들이 생각하는 여수국가산단에 대한 이미지는 ‘긍정’ 평가가 높아졌다. 어떻게 보는가?

과거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긍정평가가 높아진 것은 사실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여수산단 기업들이 갑자기 개과천선했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유해물질 불법배출 측정치 조작사건에서 보듯이, 여수시민들의 원성이 한풀 꺽이자, 언제 사과했냐는 듯이 똑같은 행위를 반복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시민들과 노동자들이 여수산단에 끝없이 개선을 요구하고, 사회공헌을 강제하면서 기업들도 자신들에 대한 비판이미지를 제고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합니다. 그래서 일부 봉사사업을 강화하는 등의 조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여수산단 기업들이 기업의 이윤을 위해서 시민들의 건강권과 노동자의 생명권을 경시하는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변화가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무리 긍정적인 평가가 늘었다하더라도 잊을만 하면 노동자들이 온갖 산업재해로 희생되는 일이 반복되는 한, 여수산단은 죽음의 화약고라는 오명을 씻기 어렵습니다.

 

-. 지역 일각에서 지역 노동계가 지역의 현안 문제는 도외시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지역에서 제기되는 비판에 대해서는 겸허하게 수용합니다.

여수가 여수산단이 있고 유난히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는 일이 많다보니 생존권 쟁취를 위해서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사정이 있습니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 여수사랑, 기업사랑’이라는 표어에서 보듯이, 늘 노동자들의 문제는 뒷전이거나 희생을 강요당해 왔기 때문에 그에 대응하다보니 실제로 지역현안에 대해서 적극적인 행동을 하지 못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지역사회에서도 제 역할을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꼭 노동자가 아니더라도 시민들의 아픔을 함께 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故홍정운 현장실습생 사망사고 때에도 한 달 동안 시청앞에 헌화소를 운영하면서 시민들의 추모가 가능하도록 노력하였고, 故백기완 선생님 분향소를 차려서 민주여수시민들의 추모 발걸음을 도왔습니다. 2차 재난지원금 지급 1인시위와 집중행동에 동참하기도 했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민주노총이 여수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 지역 정치권의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어떤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지방정치에 대해서 우려가 많습니다.

시장부터 시의원까지 모두가 민주당 일색이다 보니, 건강한 견제나 상호보완 노력은 없고, 오로지 본인들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이합집산과 이전투구만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싫증난 지 오래지만, 그들은 여전히 사사건건 자리다툼에 줄세우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말은 시민이 우선인데, 지역정치권의 행동에 시민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인물도 대대적인 물갈이가 필요하고, 정치풍토도 바뀌어야 합니다.

시민들의 삶의 문제를 우선적으로 배려하는 리더쉽이 필요합니다.

행정의 효율성이나 눈에 보이는 도시의 외관 문제가 아니라, 시민들이 지방정치에 기댈 수 있도록 품을 넓혀야 합니다.

경청하고 수용해야합니다. 그래야 지방정치가 살아납니다.

 

-. 여수지역사회가 발전하기 위해 꼭 제안하고 싶은 정책이 있다면?

여수산단은 지역경제의 핵심입니다.

반면에, 석유화학산단이라는 특성 때문에 시민들이 많은 피해를 입거나,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기업의 자율에 맡겨서는 시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의 개정으로 산업재해 예방에 대한 지자체장의 책무가 신설되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산재예방활동에 대한 조례제정도 가능해 졌습니다.

여수시가 이런 산업재해예방활동에 적극 나서고, 실제로 산재에 대한 예방이 성과를 보게 된다면, 시민들의 불안이 해소되는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

 

-. 끝으로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민주노총은 언제나 시민들과 함께 하기 위해 부족함을 채워나가겠습니다.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것이 우선적인 과제이기 때문에 가끔 시민들게 의도치 않은 불편을 드린 적도 많습니다.

민주노총은 언제라도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겠습니다.

비판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고, 칭찬의 목소리에 도취되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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