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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많이 보고 많이 느끼고 많이 쓰는 일이다
결국 많이 보고 많이 느끼고 많이 쓰는 일이다
  • 남해안신문
  • 승인 2022.03.25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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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은 시인의 시 줍는 법, 시 먹는 법 70

 

시인의 시 줍는 법, 시 먹는 법을 연재한 지가 70회가 되었다.

그동안 전남대 평생교육원에서 강의한 체험적 시 창작론을 정리한 연재물로, 문하를 거쳐 간 사람도 참 많지만 그중에 등단과정을 거친 문인도 110여명에 이른다. 지난해 기념시집으로 100인 시집 <다 꽃으로 보인다>를 묶어낸 것은 하나의 보람이라면 보람일 것이다.

이쯤에서 그동안 연재된 창작법 목록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된다. 창작은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쓰라는 구양수의 가르침 외는 다른 방법이 없는데도 참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했다. 물론 생각을 위한 다상량多商量은 많은 생각을 하라는 뜻이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이야기를 많이 나누라는 뜻이기도 하다. 혼자 생각하지 말고 바람과 풀고 나무와 꽃과 돌과 물과 이야기를 많이 하라는 소통의 뜻이다. 다독은 대상과 현상을 잘 보기 위한 장치이고, 다작에 의해 생각하는 법을 배우고, 다상량을 통해 세계와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1. 시는 쓰지 말고 주워라

2. 새대가리’란 비유어는 얼마나 죄스러운 일인가

3. 시의 자리는 사소하고 일상적인 발화의 자리다

4. 시를 잘 쓰려면 잘 쓰려고 하지 마라

5. 일상적이고 평범한 말일수록 더 큰 시적 감동을 준다

6. 시적 인식의 힘은 삶의 깊이와 넓이를 새롭게 보듬어내는 감각이다

7. 유머 코드 애드립과 시적 감성

8. 시 창작은 세계와 세상을 향한 통찰이다

9. 좋은 시는 나무와 풀과 꽃과 새와 소통의 결과물이다

10. 시詩 창작과 통섭統攝

11. 포즈가 곧 생각이다

12. 언어 부림은 언어를 고르는 일이다

13. 시 창작은 여행이 아닌 암행이다

14. 나무와 풀, 꽃의 세상 .... 그리고 시詩

15. 시는 인간을 담는 그릇이다

16. 시선이 곧 마음이다

17. 말맛이 와인의 맛을 변화시킨다

18. 시 창작은 마음을 보살피는 일이다

19. 시적 응시, 나의 이야기이면서 너의 이야기여야 한다

20. 시와 정치, 그리고 감동과 울림

21. 내면의 감각을 일깨우는 다양한 방법들

22. 시 창작은 잃어버린 마음을 챙기는 일이다

23. 시 창작은 감각을 통한 인간 읽기다

24. 시가 되는 일은 사물의 표정을 읽는 일이다

25. 시창작과 어린왕자 어록

26. 시와 카피, 호기심과 소문

27. 시창작, 창조적 생각을 위한 독서

28. 시의 자리는 늘 보던 것이 다르게 보일 때다

29. 시적 상상력은 경험의 발효다

30. 대상과 현상과 포즈와 공간에 대한 재발견

31. 대상에 대한 배려가 창작의 힘이다

32. 시인은 언어와 세계에 대한 영원한 뚜쟁이다

33. 이미지, 형상화를 통해 세계를 재창조한다

34. 안목眼目

35. 시의 화법은 나무와 풀과 꽃과 바람과의 공감화법이다

36. 디자인 된 말의 힘

37. 본질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다

38. 시 창작은 見의 힘이다

39. 대상에 안겨있는 의미를 보는 법에 대해서

40. 좋은 시를 쓸 수 있는 비결은 소통이다

41. 그림자로도 저 많은 꽃을 피우시네

42. 말하지 않고 말하는 시적 표현법

43. 말이 씨가 된다

44. 꽃처럼 피어나는 시의 봄이다

45. 보여주기와 들려주기

46. 시심은 발칙한 상상력이 아니라 일상의 새로운 발견이다

47. 생각하는 힘과 상상하는 힘

48. 시적 상상력의 실체

49. 오늘 하루 어떤 것들을 들여다보셨나요?

50. 인식의 힘은 자연과학과 인문과학의 통섭이다

51. 시는 일상의 재발견이다.

52. 시적 상상력과 낯설게 하기

53. 시창작과 넛지

54. 시의 화법은 존재를 새롭게 발견하는 화엄이다

55. 그것에서 진정으로 무엇을 보았느냐?

56. 시의 화법은 존재를 새롭게 발견하는 화법이다

57. 사소한 것에서 깨달음을 얻다

58. 공자의 언어와 시 창작

59. 디자인된 말의 힘은 공감에 있다

60. 창작은 자신의 메타언어를 경험하는 일이다

61. 딴짓하기와 사고의 일탈에 의한 세계와의 접속법

62. 시적 상황과 시적 상상력

63. 쉽게 편하게, 상상을 현실로

64. 시 창작은 ‘다름’을 인지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65. 일상을 잘 들여다보는 일에서 새로운 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

66. 시적 상상력과 디자인된 말의 힘

67. 시 창작은 관계의 인문학이다.

68. 상상력의 근육을 키워라

69. 은유는 대상과 현상의 의미를 의미심장하게 한다

70. 결국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쓰는 일이다

그동안 시 창작 강의를 핑계로 인문과학과 사회과학, 자연과학을 두루 살피는 관계의 인문학을 밑자리로 하여, 인문과학과 자연과학의 공통 언어를 찾으려 시도했다. 삶의 조건을 이해하고 삶을 이해해가는 과정의 학문으로써 나무와 풀과 꽃과 바람을 만났디.

특히 우주의 모든 사물은 그 어느 하나라도 홀로 있거나 일어나는 일이 없이 모두가 끝없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서로의 원인이 되며, 대립을 초월하여 하나로 융합하고 있다는 사상으로, 화엄에서 가르치는 무진연기(無盡緣起)의 법칙, 즉 하나[一]는 하나의 위치를 지키고 다(多)는 다의 면목을 유지하는 가운데, 하나와 다가 서로 포섭하고 융합한다는 것을 이야기했다.

하나가 없으면 다가 없으며, 하나가 있으면 일체가 비로소 성립한다는 것, 모든 것이 홀로 고립된 것이 아니라 하나로도 되고 백으로도 되고 일체로도 된다는 통섭의 원리를 이해했다.

아리스토텔레스, 다빈치, 파카소, 정도전, 정약용, 박지원, 공자, 맹자, 노자, 장자, 백석 등 여러 분야를 넘나든 전천후 인물을 만나기도 했다.

경험과 경험이 연결되어 끊임없이 새로운 의미체를 형성해 낸다.

체험을 재구성하는 작업으로서의 창작은 고정관념을 벗어나 이전과 다른 새로운 관계를 설정하고 새로운 세계를 그려낸다.

창조적 관계 맺기다.

그것은 매미의 울음소리를 듣고 이 생에서 잘한 일이 하나 있다면 고요한 견딤으로 기다릴 줄 알았던 것이라 생각하고, 씨나락이 발아하는 것을 보고 발끝을 세우고 지나가는 빗소리를 듣는 일이다.

한번쯤은 애쓰지 않고 흘러가는 대로 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며 ‘하마터면 열심히 살뻔했다’고 말하는 일이다. 그 표현으로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임을 밝히고, ‘더’하는 것보다는 ‘덜’하는 것이 필요한 때라는 번 아웃 증후군을 꼬집는 일이다.

제주도의 돌담이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여간한 태풍에 무너지지 않는 이치를 통해 인간관계의 비법을 헤아리는 일이다. 내 마음에 빈틈을 내고 나 자신의 빈틈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들의 빈틈을 받아들이는 것이 제주도의 돌담처럼 태풍에도 무너지지 않는 인간관계를 만드는 비결임을 알았다.

천국에 가는 길은 하늘을 볼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을 들여다 봐야한다는 의미도 깨우치는 일이다.

존재론과 관계론은 그렇게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잘 들여다보면 사소함이 주는 깨달음을 만날 수가 있다. 스쳐지나는 바람 한올, 떨어지는 빗줄기 하나, 길가에 피어나는 작은 꽃 한송이, 기어다니는 작은 개미,..아무것도 아닌 양 지나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잘 들여다보면 다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모든 것이 공간이면서 시간임도 알았다.

시 창작은 관계짓기이며. 의미심장한 관계의 인문학이다. 통섭이다

세계는 관계되지 않은 독립체적인 존재는 없다. 부분 부분인 각각의 존재들이 모여 하나의 전체를 이룬다.

관계의 인문학은 나만의 존재의미가 아니라, 함께 더 가치있게, 더 아름답게, 더 의미있게, 더 인간답게 풀어내는 더다이즘의 화법이다.

그래서 통섭은, 통섭적 인간은 자연의 일부가 되어 자연과 소통하며 사는 사람으로 세계의 어떤 분야와도 소통하려는 사람이다. 통섭(統攝)은 줄기 통(統)과 잡을 섭(攝)으로 이루어진 말로 ‘서로 다른 것을 한데 묶어 새로운 것을 잡는다’는 의미로, 인문 ·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을 통합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창조의 방법론이다. 세계가 서로 통하지 못할 것이 없다는 전제로 세계를 새롭게 발견해 가는 방법론이자 존재의 의미를 확장하고 언어를 창조하는 힘이 된다.

통섭적 관계에서는 원숭이가 백두산이 될 수 있고 사과가 토끼가 될 수 있다.

통섭은 서로에게 기대어 있고 서로의 그늘 아래 있으며 서로를 모방할 수 있다는 말의 또 다른 표현일 것이다. 그래서 내 시는 세상을 밑그림으로 하는 나의 작은 모방일 뿐이다.

그래서 시창작의 언어부림 또한 형상화의 능력으로 시는 유추에 의해 주체와 대상의 완전한 융화를 지향하는 방식으로 형상화된다.

마경덕 시인의 ‘놀란흙’을 보자. 놀란흙은 ‘한번 파서 손댄 흙’을 뜻하는 명사다.

봄에 파종을 위해 흙을 팔 때 뒤집히는 흙을 ‘놀란 흙’이라 한다. 즉 ‘한번 파서 건드린 흙’이다.

이때 흙도 분명 놀랄 것 같다. ‘괭잇날에 묻은 비명, 낯빛이 창백한 흙, 눈이 휘둥그런 흙, 흙빛은 흑빛’ 등의 흙의 표정을 놓치지 않은 시인의 눈이 정겹고도 날카롭다. 순박해서 곁이란 곁은 다 받아 주는 흙이, 나무뿌리, 바위뿌리에도 덤덤한 흙이, 지렁이 땅강아지 개미 두더지가 가랑이를 헤집어 집을 짓고 길을 내도 놀라지 않는 흙이 유독 사람만 보면 왜 그리 놀라는지를 알 수 있다.

까맣게 죽어있는 흑빛의 흙의 표정이 오브랩 되면서, 굳이 문명 비평적이니 인간의 자연훼손이니 하는 식상한 말을 떠올리지 않아도 흙의 표정으로 시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체험을 정겹게 만날 수 있다.

생전 듣도 보도 못한 것은 지식도 상상도 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이미 만나고 접했던 표정과 표정들이 서로 만나고 통하고, 융합하고, 크로스오버 하여 바로 새로운 시적 상상력으로 나아간다.

 

신병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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