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선거일 여수에서 열린 특별한 추모행사 ‘눈길’
대선 선거일 여수에서 열린 특별한 추모행사 ‘눈길’
  • 강성훈
  • 승인 2022.03.10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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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민들, 3.15 부정선거 관련 희생된 ‘고 김용호’씨 추모
시민감동연구소, “4.19혁명 기폭제 역할 자부심 가져야”
9일 여수 교통 옛 민주당 여수지구당 자리에서 고 김용호 열사를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다.
9일 여수 교통 옛 민주당 여수지구당 자리에서 고 김용호 열사를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다.

 

제20대 대선 투표가 한창이던 지난 9일 여수에서는 특별한 추모 행사가 열려 관심을 모았다.

‘고 김용호 민주 열사 62주기 추모식’이 지난 9일 오후 여수 진남로상가 공영주차장 터에서 여수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들과 더불어민주당 당원, 유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행사는 시민감동연구소가 마련한 자리로 추모곡 연주와 경과보고, 헌화, 추모사 등이 함께 열렸다.

이날 추모식은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된 것으로 알려진 마산 3.15의거에 앞서 여수에서 발생한 3.15 부정선거 관련 희생된 당시 민주당 여수지구당 문화부장이던 김용호 열사를 추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시민감동연구소가 밝힌 자료 등에 따르면 1960년 3월 15일 부정 선거에 항의하면서 시작된 마산 3.15 의거에 일주일여 앞선 9일 부정선거 관련 희생자가 여수에서 발생했다.

1960년 당시 사건을 다룬 신문기사.
1960년 당시 사건을 다룬 신문기사.

 

3월 9일 오후 7시 30분 교동 옛 덕일극장 모퉁이(현 진남상가주차타워)에 위치했던 민주당 여수지구당 사무실 문을 열던 김용호(당시 33세) 민주당 문화부장 등 2명이 수명의 괴한들로부터 습격을 당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당시 민주당사에서 독재정권을 규탄하는 방송을 연일 내보내고 있었던 상황에서 방송 시설을 점검하던 차 괴한들에 의해 습격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고, 사건은 검찰의 수사에 의해 당시 여수경찰서장의 사주에 의한 사건이었음이 드러났다.

당시 서장과 형사주임 등 이 사건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지역에서는 이듬해 김용호 열사를 추모하는 위령비가 진남초등학교 옆에 세워졌다가 해당 위치에 도로공사가 진행되면서 돌산 3청사로 옮겨졌다.

시민감동연구소는 이같은 당시 상황을 여수여천 향토지와 동아일보 기사 스크랩 자료 등을 통해 확인했다.

 

이날 행사를 준비한 한창진 대표는 “역사적 기록에만 남아 있어 안타까웠는데 추모를 하기 위해 고민하다 더불어민주당 여수지역위원회에서 제안했지만, 대선과 맞물려 당차원의 행사가 어려울 것이라 판단해 몇몇 시민들이 뜻을 모아 추모식을 할 수 있게 됐다”고 그간의 상황을 설명했다.

또, “여수시민은 김용호 부장의 희생이 단순히 국가 폭력에 의한 희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3.15 부정 선거’를 규탄하여 ‘3.15마산의거’를 거쳐 ‘4.19혁명’을 성사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년부터는 더불어민주당이 정당 차원에서 추모를 이어가기를 바라고, 더 나아가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시민과 여수시, 여수시의회가 함께 하여 ‘김용호 민주열사 추모위원회’를 만들어 그 희생이 헛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자라나는 학생들이 여수에서도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하는 많은 민주 열사들의 뜻을 이어받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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